오직 한길 라면30년
글/조홍열
구정을 앞두고 제수준비 하는 우리집 이나 야채가게의 분주함은 마찬가지다.“오직한길 라면30년”이라는 말은 구정 전날 아내 심부름으로 야채싸게파는집 에서 두부 2모를 구매 하면서 들은 말이다.
다른 가게보다 품질이 다소 떨어져도 싼 가격 때문인지 점포는 인산. 인해로 물건은 잘 팔리고 있었다. 점포 밖 한구석에는 종업원 여러명이 날바닥에 앉자 빠른 동작으로 계란넣은 라면을 김치도 없이 먹고 있는데 아마. 아침나절이므로 새벽장사 하다가 급히 아침을 라면으로 때우는 모양이다. 중년남자의 한마디인 “오직 한길 라면30년”이라는 말이 내귀를 스치는 순간.아‘ 그 말 한마디야 말로“ 어렵게 살아가는 서민의 생활을 압축 표현한 말”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무리 국민소득 3만불시대에 육박 한다고들 하지만 지금 이시간에 라면으로 아침을 허겁지겁 때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본다. 얼마 전 신문 보도 내용은 북한에서는 상류층이 라면을 즐긴다고 하지만…
라면의 기억은 여러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
어릴 적 오뚜기라면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는 어려운 서민들은 마음 놓고 사먹지도 못한 음식으로 기억 된다. 여름철 새우 넣은 아욱국에 우동국수 한줌이면 온가족이 먹기도 하였으니…
친구 중 에는 라면은 한번 삶아 나온 것 이라며 생 라면을 과자대용으로 먹기도 하였다.
군 시절(전투경찰) 늦은 저녁나절에 조금 특별한날 이 되면 막걸리 한통에 안주대용 으로 라면2개를 김치 국에 넣어 끓이면 소대원 전부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고. 그 당시 나온 라면부스러기로 만든“라면땅”은 제일 저렴한 과자로 그때 처음 먹었다.
퇴직 기념인 호주여행 당시 안내인이 지참한 여유분 라면이 있으면 내 놓으라 면서 백인아내와 딸과 같이 살고 있는데 가끔 고향 생각이 나면 아내와 딸은 좋아하지 않으므로 마당에서 혼자 코펠로 한국 라면을 끓여 먹는데 호주에서 수입한 한국 라면은 갑(甲)인 호주의 건강기준에 맞추다보니 해롭다고 판단되는 나트륨과 고추 등 자극성 물질을 빼다보니 맛이 밍밍하다며 여행객이 가져온 라면은 자기 입맛 에 딱 맞는 일품 이라고 말한다.
덧붙인 안내인의 설명에 의하면 호주교과서에 나온 한국인 3인이 있는데 새마을 운동의 창시자인 박정희 대통령 과 호주의 모든 월마트를 장악하고 있는 통일교 문선명 목사가 있는데.
문 목사가 호주를 방문 하면 외국의 대통령보다 밥줄 때문에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고 한다. 마지막 한사람을 상품을 걸고 힌트를 준다며 고구려가 망한 다음 중국으로 건너간 유명한 장군이란 말에 “고선지장군‘이라고 맞추어 박수 받은 일이 기억난다.
외국에서는 유명한 한국인 일지라도 자기 입장에 맞추어 비난하는 사람도 많지만 조그마한 한반도 출신이 외국 교과서에 나온다는 사실만 생각해도 대단한 일이다.
라면개발 원조인 일본에서는 라면 요리가 발전하여 고가의 라면 요리점도 많은 모양이나 어느 사이 한국라면은 수출도 많이 하고 자장면과 같이 우리국민 입맛에 맞추다보니 우리의 주요 토착 음식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끓는 물로 조리하는 컵라면은 전에는 음식으로 생각 하지도 않았는데 휴대와 조리가 간편하여 등산과 야외 운동할 때면 국물을 좋아 하는 사람에게는 제격이다.
시골로 내려가면 비용들이지 않고 제철에 생산된 여유분의 야채를 듬 북 넣은 야채라면은 바쁜 농사일을 할 때 시간절약 으로 그만이다.
바쁜 생활과 1인 가구가 증가 하면서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식품 종류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몸에 해롭다면서 아내는 여간 해서는 라면을 끓이지도 않는다. 자연식품 요리일색인 우리 집은 아내 덕에 잔손이 많이 가는 행복한 밥상을 받고 있으나.
미국의 며느리는 새로 개발된 라면을 보내달라는 주문이 많고 막내아들은 행복한 밥상을 외면 한 채 수시로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식품을 사다 먹는다.
세월이 한참 지나면 아들은 라면보다 자연식품의 좋은 점과 조리해준 아내의 고마움을 알겠지만…
어쨌든 라면은 음식으로의 많은 장점이 있어 우리밥상은 널리 행복한 것 같다. 끝.
2015.02.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