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교의품 36장】 종교와 정치의 역할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종교와 정치는 한 가정에 자모(慈母)와 엄부(嚴父)같나니 종교는 도덕에 근원하여 사람의 마음을 가르쳐 죄를 짓기 전에 미리 방지하고 복을 짓게 하는 법이요, 정치는 법률에 근원하여 일의 결과를 보아서 상과 벌을 베푸는 법이라, 자모가 자모의 도를 다하고 엄부가 엄부의 도를 다하여, 부모가 각각 그 도에 밝으면 자녀는 반드시 행복을 누릴 것이나 만일 부모가 그 도에 밝지 못하면 자녀가 불행하게 되나니, 자녀의 행과 불행은 곧 부모의 잘하고 못하는 데에 있는 것과 같이 창생의 행과 불행은 곧 종교와 정치의 활용 여하에 달려 있는지라 제생 의세를 목적하는 우리의 책임이 어찌 중하지 아니하리요.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우리의 교의(敎義)를 충분히 알아야 할 것이요, 안 후에는 이 교의를 세상에 널리 베풀어서 참다운 도덕에 근본한 선정 덕치(善政德治)를 베풀어 모든 생령과 한 가지 낙원의 생활을 하여야 우리의 책임을 다하였다 하리라.]
핵심주제
【류성태】 종교와 정치의 역할
【이광정】 종교와 정치는 자모와 엄부
【한종만】 종교와 정치의 관계
【신도형】 종교와 정치의 책임(정교동심)
대의 강령
종교와 정치는 한 가정에 자모와 엄부 같다.
1) 종교는 법률에 근원, 사람 마음을 가르쳐 죄를 방지하는 것이다.
2) 정치는 법률에 근원, 일의 결과를 보아 상벌을 베푸는 법이다.
3) 엄부(정치)와 자모(종교)가 역할을 잘 해야 행복이 오므로, 우리도 교의를 충분히 알고, 세상에 베풀어 낙원으로 인도해야 한다.
용어 정의
자모 엄부(慈母 嚴父) 자애로운 어머니와 엄격한 아버지라는 뜻. 대개 어머니는 자애로써 자식을 기르고, 아버지는 엄격하게 자식을 훈계한다는 뜻에서 자모 엄부라 한다.
창생(蒼生) 창맹(蒼氓)이라고도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 또는 일체 중생.
교의(敎義) ⑴ 원불교 교리의 참 뜻. ⑵ 종교의 신앙 내용이 진리라고 공인(公認)되어 신앙상의 가르침으로 표현된 신조(信條), 곧 교리(敎理)와 같은 말.
모든 종교가 자기 종교의 교의만이 가장 우월한 진리라고 믿게 되는 독단에 흐르고 배타적이 되기 쉽다. 자기 종교의 교의에 대한 확고한 신앙심은 가져야 하지만 독단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의의 독단이 종교전쟁으로까지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정덕치(善政德治) 선정은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정치, 덕치는 덕이 높은 사람이 도덕적으로 눈 뜨지 못한 사람들을 지도 교화함을 요체로 하는 정치. 왕도 정치 또는 도덕정치를 선정덕치라 한다.
생령(生靈) ⑴ 살아있는 일체 생명. ⑵ 살아있는 생명체의 영혼. ⑶ 국민·백성·민생.
정교동심(政敎同心) 종교와 정치가 서로 대립하거나 야합하지 않고, 일심 합력하여 인류를 구제하고 평화세계를 건설하자는 주장. 종교와 정치는 한 가정에 있어서 자모와 엄부의 역할, 동남풍과 서북풍, 수레의 두 바퀴에 비유. 제정일치(祭政一致)·정교분리·정교야합이 아니라 정교동심이 원불교의 주장.
주석 주해
【류성태】 종교와 정치의 관계로는 정교동심과 정교분리라는 두 가지로 언급할 수 있다. 종교는 도덕성을 부양하여 체가 되고 정치는 도덕을 활용하는 매체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엄부와 자모의 역할 분담이다. 원불교의 정교동심은 정치에 아부하자는 것이 아니라 서로 분야를 살려서 합력함으로써 세상을 선도하자는 뜻이다. 칸트에 따르면 종교와 국가는 간접적 관계가 있다고 한다. 아울러 국가가 종교의 내적인 문제들을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종교가 국가 문제를 지나치게 간섭해서도 안 되며, 대승적 협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광정】 이 36장은 종교와 정치의 기능적 성격을 엄부와 자모의 관계로 비교하여 규명해 주신 장이다. 즉 종교는 도덕에 근원하고, 정치는 법률에 근원했고, 종교는 죄의 예방에, 정치는 결과 따라 상벌을 베푸는 것이라 하고, 따라서 정치와 종교 각각 그 기능과 임무를 다하고 합심 합력하여 창생의 복조를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한종만】 정치와 종교를 분립하라는 주장이 있다. 종교가 정치에 간섭하든지 정치가 종교에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다. 한용운 선사가 정교를 분립하라고 하였다. 총독부 정치가 불교에 간섭을 해서 불교를 일본의 불교로 만들려고 했다. 그래서 정교를 분립하라는 주장을 했다.
【신도형】 종교는 자모와 같고, 도덕에 근원하여 미연에 죄를 짓지 않게 하고 복을 짓게 하는 법이요. 정치는 엄부와 같고, 법률에 근원하여 일의 결과에 따라 상벌을 베푸는 법이다. 종교는 자모와 같기 때문에 각계각층에서 활동할 올바른 인간양성과 그 후원에 전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니 우리의 책임이 중차대한 것이다.
관련 법문
【정산종사법어 제2부 법어 제3 국운편 27장】 말씀하시기를 [요사이 세간에서 우리를 좌냐 우냐 하여 말이 많다 하나, 이는 종교의 대의를 모르는 말이니, 종교 즉 도덕은 정치의 체가 되고 정치는 도덕의 용이 될 뿐이니라. 우리 사대 강령에 무아 봉공은 고금 좌우를 통한 도덕 정치의 근본이니, 진정한 주의자는 무아의 이치를 철저히 깨쳐서 사심 없이 봉공하는 이요 명예나 권력에 추세하여 망동하는 이는 한 국가의 건설에 주인이 될 수 없나니라. 정치의 근본은 도덕이요 도덕의 근본은 마음이니, 이 마음을 알고 이 마음을 길러 우리의 본성대로 수행하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며 소임이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지금은 정치인들이 주연이 되어 정치극을 벌이는 도중이나, 그 막이 끝나면 도덕막이 오르나니 지금은 도덕가의 준비기라, 바쁘게 준비하라.] 또 말씀하시기를 [집을 짓는데 터를 닦고 목수 일을 하며 그 다음에 토수 일과 도배를 한 후 집주인이 들어가 살게 되는 것 같이 지금 좌우당은 터를 닦고 이후 정부는 목수 일을 하고 그 후 도덕은 토수 일과 도배를 하여 완전한 좋은 국가를 이룩하리라.]
【대산종사법어 제10 정교편 1장】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오는 시대는 정치와 종교가 한마음 한뜻으로 국가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힘써야 하느니라. 그러나 정교 동심의 뜻을 잘못 이해하면 큰 오류를 범하여 본래 사상을 망각하고 말 것이니, 정치는 참다운 종교를 밑받침하여 발전하도록 육성하고, 종교는 정치가 어두워지고 혼탁해질 때 이를 밝고 바르고 안정되게 해야 하느니라. 종교가 정치를 선도한다 하여 본래 목적을 저버린 채 정치에 휘말리게 되면 더 어둡고 혼탁해지기 쉽나니, 종교는 정치에 관여하지 말고 그 마음을 깨끗이 하여 바르고 밝게 선도하는 데에 더욱 힘써야 하느니라.」
【대산종사법어 제10 정교편 3장】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도가의 부(富)는 진인(眞人)의 배출이요 국가의 부(富)는 기인(技人)의 배출이니 종교와 정치가 한마음이 되어 종교가는 무등등한 대각 도인과 무상행의 대봉공인을 많이 배출하여 진인을 길러내는 데 힘쓰고, 정치가는 실력 있는 기술인을 많이 배출하여 경제 발전에 힘써야 개인이나 국가나 세계가 다 같이 잘살 수 있느니라.」
위 내용은 【류성태(2008), 대종경 풀이 上, 175~177】, 【신도형(1974), 교전공부, 576】, 【원불교 용어사전】, 【원불교 경전법문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