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원자로와 관련 기술을 수출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 보람이 있어 자랑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즉 2009년에 요르단에 연구용 원자로, 같은 해 UAE의 바라카 원전 4기 건설 수주, 올해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스마트원전 기술을 수출하는 MOU를 맺었습니다.
2009년 일이 있고 나서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과 수출 산업화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주요 전략은 국가별 맞춤전략, 원전기술의 자립화, 전문안력 양성, 안정적인 원료 확보, 기자재 공급 확충, 수출체계 강화 등입니다. 이 것들을 전체적으로 다듬어 보면 2009년에 한국의 원자력산업 또는 원자력기관들을 어떻게 육성해서 원전을 수출할까 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원전 수출의 성공요인은 고객 맞춤형 원전프로젝트 전략, 원자력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 가격경쟁력 확보, 과거 해외원전 프로젝트를 통한 다양한 경험의 축적, 정부의 강력한 지원 및 추진체계의 효율적 운영 등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2009년 이후로는 수주 실적이 없었습니다.
그 동안 여러 군데에 시도했지만 성공을 못했는데 지난 3월 3일에 사우디와 SMART 협력 MOU를 체결함으로써 새로운 열매,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간의 무소식은 우리 원자력게의 침체나 후퇴가 아니라 더 멀리 뛰기 위해 잠시 자세를 다듬으며 앞을 응시하는 개구리의 신중함에 비교된다고 자평해 보려 합니다.
우리는 그 탄력을 받아 우리 원전을 계속해서 세계에, 특히 중동에 수출하는데 온 힘을 모아 잠재력과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일조하고자 한국원자력문화진흥원 (KNP : Korea Institute of Nuclear Industry Promotion )은 지난 6월 3일 '사우디의 원자력발전 전망'(주제발표: 김병구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원자력 고문)을 주제로' 제10회 원자력문화진흥 워크숍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워크숍 개최 내용은 우리 과우사랑방 홈 페이지 '한국기술경영연구원 과기정책조사분석'란에 요약 정리해 올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70여 명의 참석자 중 대부분이, 특히 감명 깊게 들었다고 하시는 우리나라 원자력 1세대인 이창건 박사님의 발표자료를 여기 올려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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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Smart한 SMART로!
2015. 6. 3. 이창건
우리는 지금까지 SMART (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를 명사로 사용하여 왔으나 오늘 저는 그것이 지니는 형용사 내지 부사적인 측면도 고려해 보자는 것을 제안코자 합니다.
첫 번째는 SMART원자로사업을 Smart하게 관리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원자력연구원 (KAERI)엔 SMART Project팀과 연구용원자로인 하나로 Project팀이 따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팀은 그간 각기 세계적인 원자로를 개발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원자로를 수출키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 보람이 있어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두 Project팀을
Smart하게 운영함으로써 앞으로 100%의 효율을 거두자는 안을 제시하려 합니다.
각각의 수출 Marketing Team은 100%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붙고 있는데 만일 SMART팀이 연구로 수출일도 담당하고 반면 연구로사업팀이 SMART 수출업무까지 맡게 된다면 1+1=2가 아니라 1x1=1이 되어 100%의 효율향상을 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즉 수출 Marketing 활동에서 덧셈이 아니라 1x1=1과 같은 곱셈을 행사함으로써 효율 극대화를 기하자는 것입니다. 다만 곱셈 후 있어서 거기에 약간의 Plus Alpha 만 보태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리라 봅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형발전로인 APR1400까지 추가한다면 1x1x1=1이 될 것이므로 3배의 효율향상과 시간과 노력절감을 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원자력 Project팀에서는 각각의 울타리를 넘어 대한민국 원자력주식회사라는 거시적이고 거국적이며 미래선도적인 자세로 Marketing 업무에 임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리는 것이 원자력 제1세대의 희망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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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SMART원자로를 더욱 Smart한 원자로로 설계·보완하자는 형용사적 측면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SMART원자로는 발전, 열생산 및 해수담수화를 지향하고 있는데 여기에 냉각기능도 추가한다면 효율향상과 생산 원가절감 및 다용도 이용측면에서 수요자들의 기대에 한층 더 부응할 수 있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단 냉각기능 추가에서는 전기모터구동방식을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열을 전기로 만들 경우엔 에너지의 1/3밖에 이용할 수 없지만 SMART에서 생산되는 고온·고압의 스팀으로 압축기를 돌려 냉매를 압축·팽창시키는 구조로 장치를 설계·제작한다면 효율극대화를 기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팀으로 압축기를 구동하여 냉매를 압축할 경우 충분한 압력을 가할 수 없으면 전기구동의 보조압축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저압과 중간압력영역은 스팀이 담당하고 최종단계의 고압영역만 전기로 해결하는 Hybrid식 냉매압축방법을 도입함으로써 경제성 향상을 기하자는 것입니다.
원전의 온배수를 활용해 해수담수화에 쓰는 것과 원전에서 나오는 스팀으로 압축기를 돌려 냉동용 냉매를 압축하는 개념에 대해 국내외를 통틀어 검색해본 결과 아직 특허신청이 안되어 있으므로 이 두 가지를 한국고유의 원자력 원천기술로 내놓는다면 세계시장 진출이 수월해 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즉 남보다 한발 앞선 Idea를 제시함으로써 이 분야에 종사하고 계신 우리 실무진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자는 것이 저희들의 생각입니다. 지난 번엔 저희가 사막을 젖과 꿀이 흐르고 무궁화 꽃이 피는 오아시스로 만들자고 말한 바 있습니다.
SMART원자로를 도심지 인근에 건설한다면 Air-Conditioning수요를 담당할 수 있을 것이지만 벽지 (僻地)에 자리 잡을 경우엔 인근에 대형 냉장시설 운영으로 효율제고를 기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처럼 수요는 지역특성과 환경여건에 따라 창출하면 될 것인데 다행히 우리가 수출대상으로 삼고 있는 중동지역엔 냉각수요가 아주 많기 때문에 수용자는 이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리라고 믿습니다.
다음은 사회·문화적인 면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영어에서, 발음은 같으나 의미가 다른 낱말을 Homonym이라 하며 여기에 해당하는 단어에 “컴플레이선스”가 있습니다. 이것을 Complaisance라고 쓰면 신중, 겸손, 주도면밀한 태도를 말하지만 Complacence라 적으면 자기만족, 자기과시 내지는 다소 오만한 태도를 의미하게 됩니다.
우리는 자기네 문화에 대한 우월감과 자존심이 극히 강한 아랍인들을 대함에 있어 어떤 경우에도 Complacence해서는 안되고 항시 Complaisance적인 자세로 접근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그들을 Understand해야 합니다. 기술적으로는 그들보다 Upstanding 위치에 서야 하지만 그들과 접촉할 때는 Under-Stand (밑에서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SMART를 Smart하게 성공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이 될 것입니다.
SMART, 연구용원자로, 발전로 및 원자력기술수출에 종사하는 Project 참가자들이 중동과 우리나라와의 역사적인 유대관계를 소상히 알고 있으면 그들과의 접촉이 한층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가령 개성에는 고려시대에 아랍상인들의 큰 거류지가 있어 그들과 교류가 빈번했고 세종대왕이 달력 제작하실 때 아랍인의 조언을 얻었다는 사실 등입니다.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 의과대학에서는 중세기 아랍인의 저서를 외과수술 교과서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라시대에 이미 중동인들과 성공적인 왕래를 했습니다. 그들과의 연회 석상에서 Arabian
Nights중 멋진 장면을 골라 Arab어로 읊으면 그들의 마음을 살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외국인이 춘향가나 흥부가를 멋지게 부르거나 삼국사기·삼국유사 내용을 우리말로 설명하거나 우리 고유의 시를 읊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겐 우리가 가진 SMART관련 기술을 다 이양하고 그들과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의론하는 라피크 (생사를 무릅쓴 사막 여행을 같이 떠나는 진정한 동료)의 입장에 서는 것이 Project를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동료 중 1,600척의 대형선박 설계와 1,700척의 선박건조 감리를 수행한 세계적인 조선기술전문가가 있습니다. 그가 중국과 인도에 조선기술을 수출하자 우리나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그 기술이 Boomerang효과를 일으켜 얼마 후엔 한국조선업계를 역습하게 될 것이라며 그를 민족기술반역자라고 비난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기술을 내 놓지 않는 다해도 중국과 인도는 일본, 유럽 또는 미국에서 그것을 도입할 것이므로 그럴 바엔 차라리 그가 기술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이 상책이라는 반론도 있는데 저는 후자의 입장을 지지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후발국에서 받은 기술료로 한층 더 앞선 새 기술을 개발·창출함으로써 언제나 남보다 한발 앞선 입장과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자유경쟁체제에서 승자의 자리를 지키는 길이라 믿는 까닭입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누구나 낙오되기 마련이며 우리는 그것을 국가나 민족의 흥망성쇠 역사에서 많이 보고 배웠습니다. 이처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 편에 서는 것이지 물려받은 것에 만족하고 현실에 안주하며 더 이상의 발전도 혁신도 하지 않는 자에게 축복을 내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사가 우리 원자력계에 던지는 Message는, 殷 (은) 의 시조 湯王 (탕왕) 이 세숫대야에 새겨 넣고 아침마다 읽으며 다짐했다는 다음 글로 대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으로 하루하루를 새롭게 할 수 있으면(苟日新) 나날이 새롭게 될 것이고(日日新) 또한 매일 다시 새로워질 것이다(又日新).'
그러면 오늘의 제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우리가 원자력사업 추진을 위해 땀 흘리고 (perspiration) 열정을 쏟아 붓고 있노라면 (aspiration) 좋은 영감 (inspiration) 이 떠올라 창조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즉 우리 원자력인 각자는 Multi-Spirations를 최대한 동원해야 합니다.
원자력사업을 창조적으로 수행키 위해 Project를 Smart하게 관리하고, System을 Smart한 Idea로 개량 설계하고 중동사람들과 문화적 및 사회적으로 Smart하게 접촉한다면 틀림없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20~3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수십 기의 연구용원자로와 수십 기의 중소형원자로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수의 대형발전로가 발주되거나 건설되리라 봅니다.
그럴 경우 우리가 이 경쟁시장에서 최강자가 되기 위해선 우리의 고유 기술을 더욱 갈고 닦고 나날이 새롭게 다듬어야 할 것이며 그 일은 지금 현장에서 뛰고 있는 자랑스러운 저희 후배들의 몫입니다.
SMART원자로를 Smart하고 더욱 Smarter하게 개발하여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창조기술을 통한 창조경제 구현이라고 말씀드리면서 이만 그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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