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의 한 마디
이 이야기는 제 기억에서 비롯된 이야기입니다.
‘제사’를 이해하지 못할 거라 생각한 어른들은
여섯 살 아이에게 ‘왕할아버지가 오시는 날’이라고 했지요.
아이는 그 말을 믿고 온종일 왕할아버지를 기다렸어요.
그리고 꿈인지 생시인지, 왕할아버지를 본 아련한 기억을 갖게 되었답니다.
지금의 나를 세상에 있게 한 그 누군가를 기억하는 일.
돌아가신 그리운 분이 일 년에 딱 한 번 돌아올 수 있다면…….
‘제사’는 그 기적 같은 염원을 담아낸 특별한 하루가 아닐까 싶어요
감상 포인트
이 이야기는 우리의 ‘제사’문화를 소재로 했지만, 삶에 관한 이야기다.
‘제사’는 어찌 보면 독특한 문화다.
조상님께서 돌아가신 날 밤 찾아와 후손이 차려놓은 음식을 먹고 함께 시간 보낸다는 발상 자체가
동화와 같은 판타지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다양한 관점에서 읽을 수 있다.
아이의 관점에서 보면 뜻하지 않게 만난 친구와 즐겁게 하루를 보낸 이야기이고, 어른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와 과거의 시간이 교차된 지점에서 같은 또래의 왕할아버지와 증손자가 만난 중의적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천진한 아이 모습으로 와서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누비며 뛰어노는 왕할아버지를 통해 살아가면서 스치게 되는 행복한 순간을 떠올려 보게 된다. 엄청난 성취나 성공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아주 사소한 순간이 얼마나 눈부시고 아름다운지를…….
주요장면
처음 낯선 아이를 만나는 장면
나무는 이승과 저승,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낯선 아이를 쫓아가는 장면...
집 밖으로 나간 낯선 아이는 자신이 나고 자란 자연속으로 민호를 이끈다.
이 책의 베스트 명장면!!!
그림작가는 두 아이가 헤엄치는 장면을 물속에서 올려다 보는 구도로 설정했다.
투닥투닥하던 두 아이가 경계를 풀고 벌거벗고 물장구치는 장면인데 물속을 헤엄치는 듯 하면서 물 위로 투과된 하늘 풍경으로 인해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허물고 두 아이가 합일을 이룬 상징적인 장면이다.
달빛을 배경으로 왕할아버지의 존재감을 신비하고 아련하게 드러낸 장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그림책, '왕할아버지 오신 날'로 이 가을 어른과 아이가 함께 힐링하기를....
아이 뿐 아니라 어린시절의 향수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어르신들께는 아련한 추억과도 같은 책.
첫댓글 책 출간 축하드려요. 그창모에서 만나 함께 공부한 분의 책이라 더욱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앗 고마워요 언니~^^
우리 영미샘! 첫 그림책 출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아이들에게 울림을 주고, 많은 사랑을 받는 책이 되길 바래요.
대박 기원합니다!!! 강벼리
벼리님 응원 감사해요~옛신에서 뵈요~^^
나 어릴 때, 울 아버지는 "귀신 밥 먹으러 오는 날"이라고 하셨어요.
참 재밌는 말이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귀신도 일년에 한 번은 밥을 먹어야 되는 거라고 생각하죠.
ㅎㅎ 일년에 한 번 밥먹으로 오는 귀신. 재미있네요~^^
그림책 내용도 그림도 정말 좋아요. 축하드립니다. ^^
아이들에게 제사에 관해서, 잘 모르는 왕할아버지에 대해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림책이네요. 많은 사랑받기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