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한번 서울올림픽'을...
2036 하계올림픽이 도쿄올림픽 이후 다시 한 번 아시아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돼 아시아 국가들이 총력전을 펼칠것으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2036 하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공식화한 서울시 역시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13일 'IOC' 등에 따르면 두 자릿수 이상의 도시가 2036 하계올림픽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 아마다바드 뉴델리, 독일 베를린, 이집트 카이로, 폴란드 바르샤바, 인도네시아(도시 미정), 멕시코 과달라하라 멕시코시티 등이 유치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최근 한 보도서 "2036 하계올림픽 개최에 관심을 보이는 국가로는 인도, 튀르키예, 독일, 인도네시아 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최근 "파리올림픽 초반 현장을 둘러보니 서울은 더 잘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밝히며 2036 하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재확인한 서울시는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32 하계올림픽 유치전에서 이미 한 차례 실패했으나 최근 자국 재벌의 아내 니타 암바니까지 유치에 나서 화제가 된 인도는 아직 후보 도시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세계 최대 경기장이 위치한 인도 서부 도시 아메다바드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또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수도 이전 후 유치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편 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는 정부와 서울시 서울시민이 한 데 뭉쳐 유치에 대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게 중요하다.
민관협력 또한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다. 올림픽 유치를 두고 내부가 분열되면 대회 준비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OC가 개최지 선정에 있어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기도 하다.
실제로 독일 함부르크는 2024 하계올림픽 유치를 희망했으나 여론 투표서 반대 의견이 과반을 넘겨 유치전에 참여하지 못했다.
반면 이탈리아 로마는 시민들이 2024 올림픽 유치를 희망했지만 당시 로마 시장이 반대해 유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1년 여 앞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 2017년에,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은 2021년에 최종 선정됐다. 전례를 감안하면 2036년 올림픽은 2025년인 내년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이후 전 세계적으로 2회 이상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는 미국(5회), 영국(3회), 프랑스(3회), 호주(3회), 그리스(2회), 일본(2회) 등 6개국 서울이 개최에 성공하면 7번째가 된다.
파리올림픽 폐막식에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깜짝 등장했다. 2028 LA올림픽을 예고한 장면이었다.
올해 개최지 파리(1900 1924 2024년)와 차기 개최지 LA(1932 1984 2028년)는 런던(1908 1948 2012년)과 더불어 올림픽을 세 번 유치한 도시이다.
세계 유력 도시들이 올림픽을 다시 유치하는 이유는 저비용 올림픽을 치를 자신이 있거나 도시 재생 등의 분명한 이유가 있어서다.
2024 파리올림픽과 2028 LA올림픽은 7년 전에 동시 결정됐다. 프랑스 파리 말고도 독일 함부르크, 헝가리 부다페스트, 미국 보스턴과 LA가 2024 올림픽 유치에 관심을 보였는데 시민 반대, 재정난 등으로 포기했다.
파리와 LA만 남게 되자 IOC가 2024년, 2028년에 개최하라고 순번을 정해줬다.
그간 올림픽 유치 도시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경기장 짓느라 ‘올림픽의 저주’에 시달렸다.
파리올림픽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0억달러 미만만 들인 저비용 올림픽이었다.
LA는 새 경기장을 짓지 않고 파리보다 더 ‘짠돌이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하고 있다.
60여 년 만에 올림픽을 재유치한 런던은 낙후된 동부 지역 재개발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 실업률 높고, 소득 낮은 이민자들이 밀집한 지역이었다.
올림픽공원이 들어선 2.5㎢는 빈 공장과 창고, 오염된 수로로 이루어진 폐허였다.
오염된 흙을 파서 사상 최대의 토양 정화 작업을 벌였다. 건설 공사에 고용한 인력 1만2000여 명 중 4분의 1이 지역 주민이었는데 그중 상당수가 실업자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은 더 잘해낼 수 있겠다”며 2036 서울올림픽 유치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다시 한번 서울올림픽’의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북한팀 참가를 계기로 2032년 하계올림픽 남 북한 공동 유치를 추진하고 IOC에 유치 의향서까지 제출했지만 남북 관계 경색으로 유치 신청서는 내지 못했다.
‘88서울올림픽’의 성공은 우리를 한 단계 도약시킨 역사적 자산이었다. 냉전이 와해되는 세계사적 전환기에 160국 1만3000여 명 선수단이 참여한, ‘동서 화합의 제전’이기도 했다.
2036년 올림픽은 인도, 인도네시아 같은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두 자릿수 후보지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유치 경쟁에 앞서 올림픽 재도전으로 이루고자 하는 비전과 목표부터 분명하게 제시해야 ‘다시 한번 서울올림픽’의 명분과 추진력도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