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 정한용
강을 건너자 비가 가늘어졌다
산발치에 닿아선 하늘까지 맑아졌다
땅은 이미 충분히 젖어
검고 부드럽게 나무뿌리에 담았던 향을 풀어냈다
포클레인이 모래흙 한 무더기
내 키만큼 쌓아놓은 뒤였다
새로 파낸 沙土는 새 봄비를 맞아 빛이 더 맑았다
이미 마음을 궁글렸으니
세상 전부가 함께 묻힌다 한들 이상할 게 없었다
흙을 가리고 방향을 잡아 자리를 정한 다음
조용히 내려놓았다
내 귀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평온한 세계로 들고 있었다
구름 걷히고 햇살 퍼지면서 흙내음 진한 달구노래 들렸는지
어머니는 하나님을 믿었으니
그후 어찌 되었는지는 잘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포르릉 산새가 날아간 것인지
산역을 마친 이들이 햇무덤에서 내려오고 나서야
나는 문득 손이 텅 비었다는 것을
상처가 아리다는 걸 느꼈다
봄비 걷히고
내 알몸 위로 울음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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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숲사랑님 고맙습니다 어제 비가 와서 대모산 나무들이 웃고 있어요, 파이팅 사랑합니다 .푸하하하
봄비가 촉촉히 왔어요
물먹은 꽃들이 더 예쁘겠죠
봄비 걷히고
내 알몸 위로 울음이 쏟아졌다
상처가 아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별의아픔이지요
봄날은 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