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항 지나면 어달리다.
북쪽으로 가면 망상해수욕장이고, 남쪽이면 묵호항이다.
어달 삼거리는 묵호항과 망상해수욕장 해안도로의 요충지다.
삼거리에서 언덕길을 올라가면 내가 살던 동문산 언덕의 아파트가 나온다.
아내가 죽고 술을 너무 마셔, 강릉 동인병원 알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퇴원을 해서 배가 고파서, ‘어달 그 자리 그식당’에 밥 먹으러 갔다.
밥이 나오고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병원에서 오전 오후로 풍겼던 똥 오줌 냄새와 밤새도록 시달렸던 환각과 환청으로 나의 식욕은 사라지고 없었다.
아파트로 올라와서,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냉장고로부터 나오는 냉냉한 한기에 온 몸이 얼어 붙었다.
또 술을 마셨다. 며칠 후 다시 병원에 입원을 했다,
선장인장 화분을 안고 쓰러져서 팔 뚝에는 피가 철철 흐렀다.
정신을 잃고 쓰려졌는데, 아파트 경비가 119를 불러서 다시 입원을 했다.
다시 입원을 한 곳은 정신병동이었다.
하루 종일 정신 나간 사람들과 생활하고, 나가지 못해 병동 안의 식당 창문 창살 사이로 보이는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곤 했다.
아침에 어달리를 지나가다, ‘어달 그 자리 그 식당’을 보고는 언뜻 생각이 나서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