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31일입니다. 2022년을 돌아보면 하느님께 감사드릴 일들이 많았습니다. 제게 건강을 주셨고, 무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자비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선거를 통해서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였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고 참혹한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습니다. 이태원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사망하는 슬픈 사고도 있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을 보내면서 새로운 한 해를 기다립니다. 오늘이 지나면 2023년입니다. 내년은 ‘계묘년(癸卯年)’입니다. 토끼띠의 해입니다. 저는 토끼띠입니다. 내년에 저는 환갑입니다. 예전에는 환갑잔치를 했는데, 요즘은 환갑이라고 해도 젊은 나이에 속한다고 합니다. 육체의 나이는 한 바퀴 돌았는데 마음의 나이는 아직 반 바퀴도 안 돌은 것 같습니다. 공자는 60이라는 나이를 ‘이순(耳順)’이라고 했습니다. 이순은 ‘인생에 경륜이 쌓이고 사려(思慮)와 판단(判斷)이 성숙하여 남의 말을 받아들이는 나이.’라고 하는데 저는 아직도 사려와 판단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으로 2023년에도 감사할 일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아쉬움과 부족함은 모두 털어버리고 감사와 찬미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 중에 가장 헐벗고, 가난하고, 굶주린 이들에게 해 준 것이 곧 나에게 해 준 것입니다. 지금 힘들고 지친 이들은 모두 나에게 오십시오. 나의 멍에는 가볍고, 나의 짐은 편합니다. 모두들 나에게 와서 쉬십시오. 하느님나라는 여러분 가운데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표징을 보여 주셨습니다. 죄인들을 용서해 주셨고, 아픈 이들을 사랑으로 감싸 주셨고,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이 예수님을 위해서, 영원한 생명을 위해서 고난을 이겨냈고, 순교의 영광을 받아들였습니다. 예수님이라는 배는 초대 교회의 신앙 공동체에 의해서 거친 세상을 힘차게 넘어 갈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님께서 하나인 것처럼, 예수님과 제자들이 하나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오늘 감사송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사람이 되신 말씀의 신비로 저희 마음의 눈을 새롭게 밝혀 주시어 하느님을 눈으로 뵙고 알아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하도록 저희 마음을 이끌어 주셨나이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이 세상에 보내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말씀과 표징으로 십자가와 부활로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예수님을 믿고 따르면 영원한 생명에로 나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2023년에는 이제 우리가 제2의 그리스도가 되면 좋겠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들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면 좋겠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들의 행동에서 위로를 받으면 좋겠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의 삶에서 희망을 보면 좋겠습니다.
신앙 안에서 다가오는 2023년을 드러내는 사자성어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동상동몽(同床同夢)’으로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세례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성체성사로 자라나며, 교회의 가르침으로 어른이 되고, 우리가 꿈꾸는 것은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보는 것이고, 하느님과 함께 지복직관(至福直觀)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님께서 가지셨던 꿈을 함께 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걸어가셨던 길을 같이 가야 합니다. 나의 신앙이 나의 삶과 같아야 합니다. 이제 곧 2023년이 시작됩니다. 주님과 함께 동상동몽(同床同夢)의 삶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사랑이 가득한 2023년을 기다리며, 지난 1년 동안 베풀어 주신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