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문정희
나는 저 가혹한 확신주의자가 두렵다
가장 눈부신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꺾는
동백꽃을 보라
지상의 어떤 꽃도
그의 아름다움 속에다
저토록 분명한 순간의 소멸을
함께 꽃 피우지는 않았다
모든 언어를 버리고
오직 붉은 감탄사 하나로
허공에 한 획을 긋는
단호한 참수
나는 차마 발을 내딛지 못하겠다
전 존재로 내지르는
피묻은 외마디의 시 앞에서
나는 점자를 더듬듯이
절망처럼
난해한 생의 음표를 더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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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동백꽃 /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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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꽃 떨구는 순간의 목격을, 시 한수로 탄생시킨 감격의
눈썰미에 찬사 !
미당 서정주님의 '국화 옆에서'도
한송이 국화 꽃을 피우기 위해 '소쪽새'
'천둥' '거울 앞에선 누이' '무서리'가
있었습니다. 스승과 제자의 기개를 숨길 수 없는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