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부활 대축일 (2012)
I.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의미
.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에게 참된 진리가 살아있음을,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생명이 있음을,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모든 소망을 이루어주실 수 있는 주님이 살아계심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죽음=> 생명, 절망=> 희망,
죄. 율법. 죽음, 그리고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고통과 시련으로부터의 해방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신다. 불의가 이긴 것 같지만 마침내 하느님의 정의가 승리함을 보여주며, 폭력과 음모와 세상의 권력이 이기는 것 같지만,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 비폭력과 용서가 마침내 승리함을 보여줍니다.
또한 주님의 부활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적 삶을 긍정하고 현실 삶 안에서 의미를 찾고 기쁨을 찾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고 있는데, 왜냐하면 강생하신 예수님, 인간의 삶을 살고 수난하신 예수님, 죽으셨다가 사흘만에 부활하신 예수님은 가짜 유령의 하느님이 아니라 실재 우리와 같은 몸과 정신과 마음을 지니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II. 부활 신앙을 살아가는 모습들
1. (그물지 2012년 4월호에 나온 생활말씀 실천 이야기 중에서. 정지영(중1) 학생의 체험담) 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저와 사이가 매우 좋지 않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저에게 아무 이유 없이 화를 내고 노려보거나 욕을 하는 등 저를 매우 힘들게 하는 행동을 하며 많은 상처를 주었습니다.
이것을 아는 다른 친구들이 저에게 “너도 그 애한테 똑같이 행동해. 그 애도 당해봐야 알걸”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랟서 친구들의 말에 따라 저도 그 친구한태 똑같이 대해 주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저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십자가 위의 예수님이 저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고 하시며 악을 선으로 갚으라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밤마다 잠자기 전, 그 친구를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으지로만 그 친구를 위해 기도하였는데, 그 친구의 태도는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매일 밤 열심히 기도하였고 십자가 위에 못 박히고 버림받으신 예수님을 진심을 껴안았습니다. 그렇게 그 아이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하자, 그 아이의 행동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기도를 멈추지않았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계속 악을 선으로 답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그 아이는 정말 행동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그 아니는 저와 매우 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저에게 백배의 상을 주신 것입니다.
위의 정지영 학생의 이야기처럼, 부활하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우리 스스로는 용서하기 어렵고 화해하기 어려운 사람을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며, 인간의 힘으로는 변화시키기 어려운 사람도 진심으로 변화하며 회개하도록 이끌어주시는 분이심을 알 수 있다. 정지영학생은 부활하신 예수님께 기도함으로써 자신도 변화하고 친구도 회개로 이끌어주었으며 나아가 반 전체의 분위기도 바꾸는 큰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은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한 친구를 변화시킴으로써 반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변화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도저히 우리 힘으로 가능해 보이지 않는 일들도 가능하게 하시는데, 차동엽신부님의 묵상테이프에서 인용한 가이드포스트 2012년 3월호에 게재된 이야기를 살펴보기로 한다.
2. 미국의 유명 베스트 셀러 작가인 데비 메켐버, 그녀에게는 남다른 신앙 비결이 있습니다. 바로 매년 자신에게 맞는 단어 하나를 골라 이를 위해 기도하며 하느님의 뜻을 구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녀의 생생한 체험 이야기 일부를 소개해본다.
해마다 나는 그 해 중점을 두고 살아갈 단어를 하나 고른다. 그렇게 고른 단어들은 위안이 되는가 하면, 도전도 주고, 하느님께 더 가까이 이끌어주기도 한다. . . .나는 그 단어들이 내 영적인 여정의 틀을 어떻게 빚어갔는지도 쭉 지켜보아왔다. 아예 그 단어들에 걸려 넘어질 때도 있다.. .
1988년에는 내 감정 상태와 결혼 생활을 반영한 ‘깨어짐’(brokenness)이라는 가슴 아픈 단어가 선택되었다. 나는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 내 결혼 생활을 계속 이어가기는 힘들 것 같다. 남편은 밖으로만 나돌고, 나는 방에만 틀어밖혀 있다. 이렇게 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다” . ..우리는 상대방에게 더 이상 무슨 대화를 해야 할 지 몰랐다. 어느 날 밤, 남편이 집에 오더니 “집에서 나가겠다”고 선언했고, 나는 겨우 “알았다"는 한 마디만 했다.
. . .하느님이라고 우리 결혼을 지켜줄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 배우고 있는 중이다. . ..힘겨운 일이 생겼을 때 차리리 그것에 기대어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배워야 한다는 것을. . . 그 해 나는 그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발견과 성장의 시기를 맞을 수 있었지만, 우리 부부의 인생이 어떻게 바뀔지는 당시로서는 알 턱이 없었다.
이후 1990년의 단어는 ‘기도’(prayer)였다. 남편과 나는 별거에 들어갔고, 우리는 이혼에 필요한 모든 법적 절차를 밟았다. 아이들이 받는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나는 인생의 실패자라도 된 기분이었다.. .
그 해 나는 하루에 한 시간씩 기도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성경을 읽고 . ..무릎을 꿂고 기도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 ..기도는 기도하는 사람 역시 변화시킨다는 것을. ‘나도’ 기도를 통해 달라졌다. 이후 나는 나를 향한 주님의 사랑과 그분 안에서의 무한한 자유를 생생하게 느끼며. . 남편이 행복해지기를. 평안을 찾기를. 그리고 비통함이나 반감에서 벗어나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빌었다.
그런데 그 순간 남편이 전화해서 화해를 청하는 것이었다. ..내가 모든 것을 마지못해 포기한 딱 그 시점에서, 남편이 다시 합치자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 . . 반년간 신중한 만남을 가진 후 우리는 합의서 하나를 작성했다. . ..이번에 재결합하면 평생토록 부부로 살겠다는 약속이었다. . . 우리 결혼 생활의 위기는 이렇게 극복 되었다. . .올해 나의 단어는 “경청”(listenning attentively)이다. . ..주님께서 나늘 어떻게 인도해 오실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 것이다.
위의 예화에서도 회복이 불가능해보이는 가정의 위기도 메켐버 여사의 매일 한시간 기도의 힘과 그 기도를 들어주시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힘으로 극복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주님 앞에 ‘무릎꿇고 매일 한 시간 기도하였다’는 말씀이 나를 감동시킨다. 특히 아침에일찍 일어나 성경을 읽고 기도하였다는 부분은 우리 오전동 성당에서 매일 강조하고 실천하기를 권장하는 필수 실천사항에 속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III. 소 결
우리 모두 부활하신 예수님의 크신 능력과 힘, 그리고 우리의 기도를 낱낱이 들으시고 들어주시려하시는 무한하신 사랑과 자비를 믿고 또 믿으며 우리가 겪는 모든 어려움을 잘 이겨내도록 함께 노력해나갑시다. 선거를 앞두고 우리 자신과 가정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가 나아가 한반도 전체가 변화되도록, 우리의 힘이 아니라, 우리의 부족한 기도를 바탕으로 우리 힘을 넘어서는 불가사의한 힘으로 이 땅에 하느님 나라가 이루어지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며 겸손되이 그분 부활의 증인이 되기를 다짐하기로 합시다. 아멘
(2012. 4. 8. 오전동 성당. 전 합 수 가브리엘 주임신부)
첫댓글 정지영 학생의 믿음이 웬만한 어른보다 낫네요. 사실 그렇게 기도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말씀안에 있으니 이미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알렐루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