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이도 어른도, 학생도 선생도
그날그날의 새로운 놀이 안에서
한바탕 어울리는 이야기 여섯 편
스스로 ‘놀기 대장’이라 칭하는 김태호 작가가 독자들을 들뜨게 할 놀이 동화집 『오늘의 놀이가 시작되었습니다』로 찾아왔다. 작가는 『제후의 선택』 『신호등 특공대』 『네모 돼지』 등의 작품에서 답답한 일상을 시원하게 내달리는 이야기로 강렬한 뒷맛을 선사해 왔다. 이번에는 ‘오늘은 뭐 하고 놀까?’라는 즐거운 질문에서 펼쳐 낸 흥겨운 놀이의 판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이야기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어 보이는 일상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평범한 풍경에서 곧 ‘등장인물에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물음표를 띄우게 되고, 그 순간 오늘의 놀이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방과 후 미끄럼틀 본부 위 깃발을 두고 맞선 아이들과 어른들의 대결(「오늘의 놀이, 시작!」), 저마다 자기만의 사유가 분명히 존재하는 ‘학교 안 가’ 챌린지(「학교에 안 갔어」), 주방 일을 돕겠다며 불쑥 나타난 정체불명의 당고 할배와 함께하는 잠자던 주방 깨우기 프로젝트(「당고 할배와 시오 군」), X선 밟을 사람을 숨죽이고 기다리느라 한마음이 된 아이들과 선생님의 술래 찾기(「술래를 찾아라」), 너도나도 재워 달라고 하는 외침을 모른 척할 수 없는 재우의 다 재우기(「재우는 재우」), 할아버지와 함께 목적지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스무고개(「동영배 씨, 고개를 넘다」)까지 총 여섯 편의 놀이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첫 이야기부터 마지막 이야기까지 탁월한 완급 조절로, 한 순간도 긴장을 내려놓을 수 없게 하는 단편집이다.
목차
오늘의 놀이, 시작!
학교에 안 갔어
당고 할배와 시오 군
술래를 찾아라
재우는 재우
동영배 씨, 고개를 넘다
저자 소개
글: 김태호
1972년 충남 대천에서 태어났다. 세종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하고, 한겨레 SI 일러스트레이션 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다. 동화 「기다려!」로 제5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림책 『아빠 놀이터』를 쓰고 그렸으며, 단편동화집 『네모 돼지』, 『제후의 선택』 중편동화 『신호등 특공대』, 『파리 신부』 그림책 『아빠 놀이터』, 『삐딱이를찾아라』, 『엉덩이 학교』, 청소년 소설 『별을 지키는 아이들』, 『일 퍼센트』 등을 썼다. 단편동화집 『제후의 선택』으로 2016년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동화 『산을 엎는 비틀거인』으로 2017년 열린아동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작품 활동을 하면서 초중고등학교 강연을 통해 많은 독자들을 만나 책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림: 이영림
국민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영국의 킹스턴대학교 예술디자인 대학원을 다녔어요. 서울과 영국에서 회화와 일러스트를 전공하였습니다. 그림책을 보면서 그림을 따라 그리기도 하고, 이야기 너머를 상상하며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자연스럽게 화가의 꿈을 가지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현재 그림책을 만드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간질간질합니다.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내 걱정은 하지마』, 『달그락 탕』, 『마법 젤리』, 『깜깜이』 등이 있으며, 그린 책으로 『불과 흙의 아이 변구, 개경에 가다』, 『열려라, 한양』, 『아드님, 진지 드세요』, 『최기봉을 찾아라!』, 『댕기머리 탐정 김영서』, 『조선 과학수사관 장 선비』, 『화장실에서 3년』,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라!』, 『법, 법대로 해!』, 『탐정 김영서』, 『용기란 뭘까?』, 『몽골에 맞선 나라 고려』, 『떡이요, 떡! 내 동생 돌떡이요!』, 『제비 따라 강남 여행』, 『베개 애기』 등이 있습니다.
줄거리
놀이 하나, 「오늘의 놀이, 시작!」
놀이터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미끄럼틀 본부에 세워 놓은
깃발을 빼앗고 지키려고 마주 선 것이다.
팽팽한 긴장감에 서로 눈치만 살필 뿐이었다.
놀이 둘, 「학교에 안 갔어」
“엄마, 요즘 학교에서 유행하는 놀이가 뭔 줄 알아?
‘학교에 안 갔어’ 놀이.
영진이가 일주일 전에 학교에 안 왔어.
그날이 바로 문제의 날이야.”
놀이 셋, 「당고 할배와 시오 군」
“난 당고 할배라네. 이 집 주방 일을 좀 도우려 하네.”
당고 할배 입에서 하얀 입김이 쏟아졌다.
한여름의 후덥지근한 날씨에 입김이라니?
시오는 침이 꿀꺽 넘어갔다.
놀이 넷, 「술래를 찾아라」
오늘따라 복도가 조용했다.
1100은 교실 문을 열고 왼발 오른발 번갈아 내딛다가
우뚝! 왼발을 든 채 그대로 멈춰 버렸다.
누군가 바닥에 빨간 매직으로 X를 그어 놓았다.
놀이 다섯, 「재우는 재우」
“알았어. 너도 재워 줄게.”
재우는 책장에 꽂힌 책들을 모두 꺼내 바닥에 눕혔다.
방바닥은 책들과 학용품들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재우의 방 안은 코 고는 소리로 가득했다.
놀이 여섯, 「동영배 씨, 고개를 넘다」
“동영배 씨, 잘 듣고 정답을 맞혀야 해.”
“동영배 씨가 뭐야? 할아비한테.”
“내 맘이거든. 자, 힌트 갑니다!
이건 늘 길을 막고 서 있어.”
출판사 리뷰
분명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 누군가는 반드시 술래가 된다.
오늘의 놀이를 내일로 미루지 말자!
우리 모두 놀이의 시간을, 놀이의 재미를 되찾자!
가야 할 곳과 해야 할 일이 빼곡한 일과 속에서 점점 놀이의 시간이 줄어드는 아이들. 그러나 이 책은 놀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 어디서든 놀이를 시작할 수 있다는 진리를 명랑하게 전한다. “자, 정답을 맞혀 봐!”라는 말 한 마디에서, 숨죽이며 빤히 쳐다보는 눈빛 하나에서도 놀이는 시작된다. 깃발 뺏기, 술래 찾기, 스무고개와 같이 오래전부터 해 온 친근한 놀이도 등장하지만 아이들이 학교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을 믿어 주는 것에서 시작하는 ‘학교에 안 갔어 놀이’, 꿈을 찾아 떠난 엄마의 자리를 채워 보며 주방의 활기를 되살리는 ‘밥하기 놀이’, 불면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아이가 자기와 똑같이 불면에 시달리는 사물들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재우는 놀이’ 등 오늘날 어린이들이 처한 현실을 절묘하게 반영한 놀이도 등장한다. 이런 놀이들은 우리가 그간 잊고 지냈던 중요한 가치들을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놀이의 시간은 필요하다. 한바탕 신나게 놀고 나서 몸도 마음도 훌쩍 자란 것 같은 기분은 아이도 어른도, 학생도 선생도 똑같이 느끼는 것. 몸을 움직이고 머리를 굴리는 놀이에 참여하며 어른들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을 조우한다. 이처럼 아이도 어른도 놀이를 통해 낯선 이들과 힘을 합쳐 보기도 하고, 가족과 친구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며, 오래오래 기억될 행복한 추억을 나눠 갖게 된다. 서로 적군이었다가 아군이었다가, 경계 없이 뒤섞여 노는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주변의 모든 이들이 오늘 하루 같이 놀고 싶은 대상으로 보일 것이다.
세포들이 꿈틀거리며 살아나는 순간
놀이의 카타르시스와 여운을 전하는 일러스트
‘2024 한국에서 가장 즐거운 책’으로 선정된 『가방을 열면』 이영림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놀이터, 교실, 주방, 지하철 등 익숙하다 못해 따분하기까지 한 생활 공간에서도 매일매일 놀거리를 발견해 내는 천진한 아이 같은 시선으로 놀이가 가진 활력을 다양한 스타일로 보여 준다. 놀이마다 개성과 매력을 극대화한 그림을 통해 놀이라는 게 이토록 다채로운 색과 결을 가지고 있음에 눈이 뜨일 것이다. 구석구석 재미요소가 자꾸 발견되는 즐거움은 덤! 몇몇 인물들이 이야기의 경계를 넘어 다시 등장하기도 하고, 페이지를 딱 넘긴 순간 반전의 짜릿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작가들이 마음속 ‘놀기 대장’을 소환해 그려 낸 이야기가 독자 안의 ‘놀기 대장’까지 소환할 것이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8975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