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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 김승일
조합원 / 김승일 식기 시작한 것들은 미끄러웠어 할머니가 쏟은 가래, 도룡농 알, 갓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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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 김승일 식기 시작한 것들은 미끄러웠어 할머니가 쏟은 가래, 도룡농 알, 갓난 아이, 녹조 위로 떨어지는 햇볕, 개천으로 뛰어드는 친구들, 친구들을 따라 뛰어드는 나, 딛는 곳마다 물이끼가 밟히고 수온은 미지근했지 머리가 오백 원짜리 동전만한 올챙이들 나는 올챙이가 초식동물인 줄 알았어 한 놈 대가리에 열이 붙어 씹고 있을 적에도 풀을 뜯어 먹는 줄 알았어 개미떼가 빨고 있는 사탕 파리떼가 엉겨붙은 석양녘에도 피 흘리지 않는 내 또래 애들은 물이끼를 밟고 풍덩 넘어지는 것을 좋아해 그래서 나도 넘어져봤어 친구들, 친구들처럼…… 꿀꺽꿀꺽 개천 물을 마실 때마다 가시가 달린 청각靑角 처럼 비린내처럼 쉽게 팬티 속으로 들어오는 것들 한 번 들어온 징그러움은 영원한 협력자다 우리가 걸어가면 우리는 네 마리 도롱뇽들, 따라오던 내 동생은 아까 넘어져서 돌쩌귀에 머리를 찧었는데 아직 거기 꼼짝 않고 누워 있는데 피는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지 친구들은 계속 걸었고 나도 따라 걸었어 우리는 네 마리 도롱뇽들 물을 너무 마셔서 콧물만 나왔어 야광 잠바를 입은 친구가 신발 사러 엄마랑 백화점에 간대 그런데 기침을 자꾸 하는 애도 다섯 시에 태권도를 간대 내 동생도 집에 가서 설거지를 해야 하는데 저렇게 누워만 있어 우린 꽤 멀리 왔지? 그런데 다들 어디 갔니? 난 우리가 어딘가 당도當到하려는 줄 알았는데 뒤집혀진 장갑 속에서, 기름에 전 장화 속에서 나 알을 찾았어 축 늘어진 청포도, 청포도였어2009 현대문학 신인추천작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