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부터 전해내려 오는
긴 긴 이야기.
수억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커다란 만찬의 이야기.
우리 끼린 웃는다.
저 커다란 고기들이 언제 자기들의 몸을 내어줄까..
핵전쟁일까 평범한 운석 낙하를 통해서 일까.
하지만 이런 즐거운 상상을 하는 나를 먼저 드러내면 안 된다는 걸 잊으면 나는 걸레에 맞아 죽게 된다.
살기 위해선 생각을 해선 안 된다. 재빨라야 한다.
바퀴들은 서로 더듬이를 흔들어 전파를 서로에게 보낸다.
오늘부턴 이 집이야.
판잣촌 노인이 사는 동네
슬러지가 쌓이는 슬럼가의 술 쩔은 동네.
썩은 음식과 안씻은 체취는 아랑곳 않고, 누구에게나 열린 하수구는 생각도 않고
오늘도 집 주인은 자기 집만 약을 친다며 부산을 떤다.
한달 가출후 돌아오자.
먹을 거 없고 위생 철저한 지독한 아파트를 피하면 된다.
성충이 알로 돌아가게 낳고 크고 죽는 과정을 거슬러 올라 수백억 번도 더했을 그 옛날엔,
모든 죽은 개체를 서로 먹을 수가 있었지.
살아 있던 개체도 죽은 시체도 누군가의 먹이이던 시절.
먹을 듯이 막 죽여 놓고 대규모로 갖다 버리며 그 먹는 벌레 마저 탄압하는 지금처럼 이상한 시절은 한 번도 없었어.
바퀴에게 소원이 있다면 너희 사람의 시체를 발효 시켜서 바퀴에게 먹여줘.
태우지도 땅에 묻지도 마.
독에다 넣어 된장으로 발효시켜 사람말고 곤충이 먹게 해주는 거야.
어때 공평하잖아. 너흰 애벌레들을 먹고 꿀을 가져가고 다른 모든 살아있는 곤충 자원을 먹어 두어도 돼.
운석이 지구 어디엔가 떨어졌을 무렵..
우리 벌레들은 환성을 질렀어.
우리 머리위의 수많은 저 공룡 파충류의 고기를 마음껏 먹겠구나. 그리고 새로 동트는 새벽엔 우리 벌레들의 낙원이 건국되는 거야.
배추에 알낳고 사람에게 알랑방귀 뀌는 나비들을 제외하곤 우리 벌레와 거미들은 새 세상이 우리꺼라 믿었지.
하지만 지구를 많이 가진 것은 우리여도 지구를 지배한 것은 파충류가 무서워 밤에만 돌아다니던 쥐들이었어. 새끼가 소중해 많이 낳지도 못하고 젖을 먹여 키워 스스로 크기까지 자기 밥처럼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던 애들.
실제로 먹이 떨어지면 새끼중 둘만 남기고 다 먹던 애들.
다시한번 지구가 우릴 도와 준다면 우린 이곳을 벌레의 낙원으로 만들꺼야.
여왕이 있는 개미는 위험한 놈들이야.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대규모 전쟁을 벌일 꺼야. 부족과 종족 그
리고 그 위의 종과 속을 위하여 다른 벌레들을 길러다 잡아먹는 지금의 인간같은 짓을 하겠지.
이런 이런 뇌같은 것들. 무서운 것들.....
자유로운 우리 바퀴들이 볼 때 세상은 너무나 이상해.
<원작의 아래 부분 매우 인상적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오늘밤,
소리없이 다가온다, 다가온다, 온다,
백악기,공룡 얘기 좀 들려줘.
그 옛날 하늘을 날던, 헤엄을 치던 그
덩치 큰 애들 있잖아, 내가 알지 못하는
먼, 먼, 지구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 애들 얘기.
그때는 몰랐겠지,나를.
휴지를 들어 서둘러 너를 맞이 하는 나를.
혹시 다음에 다른 종을 만나거든 전해줘. 얘기 해줘.
밤에 만나거든 반갑게,
얘기 좀 전해줘.
예전에도 너처럼 밤마다, 밤마다
벌건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던 , 희한한, 희한하던
못생긴 종이 살고 있었다고.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