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광주에 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입니다.
5,18 광주항쟁, 학살, 혁명의 도시
내 가장 꽃다운 젊은 시절을 보내기도 했던 광주...
군 제대 후 처음 가보게 되네요..
84년 대학1학년을 마치고 군지원 입대
조치원 훈련소에서 6주 신병교육
신병교육훈련이 끝나고 입소동기 10여명과 함께 조치원역에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탄 열차를
안동역에서 내리고
역을 빠져나오니 나를 기다리고 있는것은 "청송교도소" "청송보호감호소"라 쓰여진 닭장버스
그렇게 청송에서 4주 훈련을 다시 받고
배치된 곳이 전라도 광주교도소 였습니다..
남민전 사건으로 옥살이를 하고 있었던 김남주 시인
얼마전 무죄 판결 확정이 된 오송회 사건의 시인이자 국어선생님이셨던 이광웅 선생님
재판정에 노구를 이끌고 전남대, 조선대등 전두환 정권타도를 외치다 감옥에 온 내 또래의
대학생들을 위해 무료변론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홍남순 변호사님..
이 분들 모두 고인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전두환 살인마 정권에 맞서 싸우다 들어와 교도소에서 만났던
수 많은 전남대, 조선대 학생들,
법정에서도 "독재타도" "살인마정권타도,퇴진"을 외치던 그 젊은 학생들..
저와 같은 나이나 제 또래들의 대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아이러니 하게도 군복무를
그들을 감시하고 수갑을 채우고 호송을 하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제대 후 나도 그들과 함께 독재타도를 외치던 6월항쟁
그런데 나이 40을 훌쩍 넘긴 내가 또다시 정권타도, 민주쟁취를 외치며
거리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전과 14범의 천박하기 짝이 없는 쥐샊끼 한마리 때문에......
한달에 한 번 있는 외박..
광주고속터미널에서 수원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집을 다녀갔던 일..
사형집행과정을 직접 참관했던 기억..
목에 밧줄을 걸로 축늘어져 매달려 있던 사형수의 얼굴가린 시신.
5월 18일이면 광주교도소 뒤편에 있는 5.18묘역까지 행진을 하던 시민들...
가장 잊혀지지 않는 사람... 김남주 시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월의 노래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두부처럼 잘려나간 어여쁜 나의 젖가슴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
이 노래 김남주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것이었고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 역시 김남주 시인의 시
내가 기억하는 시인 김남주 선생은 자신의 시에서 노래한 "戰士" 그 모습 자체였습니다.
교도관의 계호를 받으며 당당하게 교도소 사동 복도를 걷고 있는 뒷모습은
그 모습만으로도 저에게는 경이로운 혁명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詩가 "전사1"이 되었습니다.
전 사 1
김남주
일상 생활에서 그는
조용한 사람이었다
이름 빛내지 않았고 모양꾸며
얼굴 내밀지도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는
시간엄수가 규율엄수의 초보임을 알고
일 분 일 초를 어기지 않았다.
그리고 동지 위하기를 제몸같이 하면서도
비판과 자기비판은 철두철미했으며
결코 비판의 무기를 동지 공격의 수단으로 삼지 않았다.
조직생활에서 그는 사생활을 희생시켰다.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모든 일을 기꺼이 해냈다
큰 일이건 작은 일이건 좋은 일이건 궂은 일이건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먼저 질서와 체계를 세워
침착 기민하게 처리해 나갔으며
꿈속에서도 모두의 미래를 위해
투사적 검토로 전략과 전술을 걱정했다
이윽고 공격의 때는 와
진격의 나팔소리 드높아지고
그가 무장하고 일어서면
바위로 험한 산과 같았다
적을 향한 증오의 화살은
독수리의 발톱과 사자의 이빨을 닮았다
그리고 하나의 전투가 끝나면
또 다른 전투의 준비에 착수했으며
그때마다 그는 혁명가로서 자기 자신을 잊은 적이 없었다.........
내 기억속에 남아있는 김남주 시인은 바로 이 시에서 노래하는
전사, 혁명가의 모습이었습니다.
5월혁명의 성지 순례와 전남도청사수 시민대회
광주의 시민들과 아고리언,촛불들과
함께 하룻밤을 지샐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이고
87년 민주화 항쟁때 거리에서 그 토록 불렀던
광주 출정가가 생각납니다..
"동지들 모여서 함께 나가자! 무등산 정기가 우리에게 있다.
무엇이 두려우랴 출정하여라 ~~~~~~
살인마 전두환과도 싸웠습니다.
물고문, 성고문,
백골단과 맞서 싸우고
투신,
분신,
목숨바쳐 싸우고
피로 지켜낸 민주주의 입니다.
그런데 이까짓 사기꾼 전과 14범의 쥐색끼와 왜놈 앞잡이 놈들쯤이야..
이제 끝냅시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12월 31일 보신각입니다.
광주의 동지여러분 내일 뵙겠습니다.
쥐박이척살, 뉴라이트 타도, 민주쟁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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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1. 동지들 모여서 함께 나가자 무등산 정기가 우리에게 있다
무엇이 두려우랴 출정하여라 영원한 민주화 행진을 위해
나가 나가 도청을 향해 출정가를 힘차게 힘차게 부르세
2. 투쟁의 깃발이 높이 솟았다 혁명의 정기가 우리에게 있다
무엇이 두려우랴 출정하여라 억눌린 민중의 해방을 위해
나가 나가 목숨을 걸고 출정가를 힘차게 힘차게 부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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