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을 익혀서 새로운 것을 알다
溫故知新 (온고지신) <논어>
역사를 공부하면 현대와 미래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방법을 이끌어낼
수 있다. 역사는 둘도 없는 선생이라는 뜻이다.
학문의 중요성을 설파했던 공자는 여러 학문 중에서도 특히 역사를
중시했다. 바로 이를 말해 주고 있는 '온고자신'은 옛것을 익혀서 새로운 것을 안다는 뜻이다.
'고(故)'란 과거의 일, 곧 역사를 의미한다. '온(溫)'이란 원래 불로
고기를 익힌다는 뜻이다. 이 글자를 옛것을 공부한다는 뜻으로 쓴다는 것은 역사를 공부하는 방법을 말해주고 있어서 의미 심장하다.
'온고지신'은 불로 고기를 익히듯 시간을 들여 반복해서 꾸준히
그리고 충분히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같이 해서 지혜를 얻으면 그 지혜를 적용하거나 응용해서
현대와 미래를 생각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즉 '새로운 것을
알(지신)' 수 있다.
표면적인 지식만으로는 사실에 숨어 있는 오묘한 역사의 진리를
깨낼 수 없다. 공자가 '익히다(溫)'라고 말했듯이 우선 차분히 과거를 더듬어보고, 그것을 충분히 소화햐려고 노력해야 한디. 그렇게
하면 과거의 경험에서 지혜를 얻어 현재와 장래에 대한 새로운 생각, 혹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역사를 배우는 일에 그만큼 의미를 두었던 공자는 또 <논어>에서
이렇게도 말했다.
"나는 전할 뿐 새로 짖지 않았다. 옛것을 믿고 즐겼다."
위 글의 의미를 살펴보자.
ㅡ 과거 곧 역사에는 많은 사람들의 지혜가 집적되어 있다. 역사를 공부하고서 그것을 말할 때, 나는 솔직히 옛사람의 언행을 이해하려고 하지, 함부로 나의 설을 세우려고 하지 않는다. 역사 속에는
지혜가 담겨 있으므로 나는 거기서 배워서 얻을 것이 많다고 믿는다. 따라서 경솔한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나는 그것이 역사를 배우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공자의 역사관을 잘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의 겸허함을 엿볼 수 있다. 어떤 학문을 공부라더라도 이러한 겸허함은 반드시 필요하다.
공자는 더욱이 그 뒤에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그것을 아는 자가 아니라, 옛것을 좋아하여 부지런히 그것을 공부하는 자다."라고도 말했다. 여기에서 '그것'이란 진리라든가 도리를 가리킨다.
ㅡ 나는 이 진리와 도리라고 하는 것을 태어나면서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역사에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옛사람의 말과 행동을 찾았기에 그것을 알 수 있었다.
위의 글은 공자가 사람들이 자신을 타고난 현인으로 칭송하는 것이 당치 않다는 한 말이지만, 여기에서도 역사를 배우는 중요성과 공자의 겸허한 자세를 볼 수 있다. 본 받아야 할 점이다.
역사는 지혜의 보물 창고다
현명함이란 머리가 좋다는 의미로만 좁혀 볼 수는 없다. 남의 머리와
경험을 잘 살려 쓰는 사람 또한 우리는 현명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는
가! 그래서 독불장군보다는 겸허히 배우는 사람에게 발전이 있는 것
이리라.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지난 행동에서 교훈을 삼을 줄 알기에,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함으로써 자신의 지난 행동을 살
려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만이 아니라 숱한
인간의 경험이 집착된 지혜의 보물창고인 역사를 공부하는 일을 결코
하찮게 생각히지 않는다.
( 剛軒 選集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