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가‧토지시장에도 팔리는 건 소형뿐이다. 주택시장에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소형이 인기를 끈 지 오래됐다.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소형주택 임차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소형 바람은 주택시장에서 상가‧토지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상가나 땅을 사서 시세차익을 얻기 어려워지자 자금 부담이 적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소형 상품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토지시장의 경우 소형 전원주택을 지으려는 실수요가 부쩍 늘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거품이 빠지면서 상가‧토지시장에도 소형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가도 작은 투자가 대세
요즘 서울‧수도권에선 크기는 전용 40㎡형 이하, 몸값은 3억원을 넘지 않는 소형상가가 인기다. 서울 중랑구 묵동의 GS자이 주상복합 단지 내 상가의 경우 분양가가 1억5000만원 이하인 33㎡ 이하 소형은 분양 두 달 반에 80% 이상 팔렸지만 중대형은 계약률이 40% 정도다.
23㎡형 3개 점포를 임대 목적으로 4억원 정도를 들여 한 번에 구입한 수요자도 있었다.
화성시 동탄신도시 중심상업지에 들어서는 에이스타운 상가도 33~49㎡형 소형상가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 분양대행사 장동국 본부장은 “이전에는 1층이나 입지 좋은 상가를 묻는 수요가 많았다면 요즘은 자금 부담이 적은 소형상가를 찾는 문의가 하루에 10~15건씩 있다"고 말했다.
몸집이 작은 LH 아파트 단지 내 미분양 상가들도 소형을 중심으로 최근 계약률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 녹양 1단지 내 상가와 경남 창원 반송지구서 분양한 단지 내 상가 26~41㎡형 47개 점포는 올 5월 유찰됐지만 9월 한 달간 전체 물량의 90%정도가 팔렸다.
소형 상가가 인기를 끈 데는 규모가 작아 자금 부담이 크지 않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문구점‧소형마켓‧미용실 등 소형 상가 임대수요가 늘어나서다.
하지만 크기가 작고 값이 싸다고 무조건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분양가가 1억 이하인 6~9㎡형 대형 쇼핑몰 내 점포는 찬밥이다. 안정성을 따지는 것이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대형 쇼핑몰은 보통 점포가 1000개를 넘어 상권이 활성화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공실률이 높아 투자자의 발길이 뜸한 것”이라고 말했다.
▲ 투자비가 적게 들고 안전성이 확보된 소형 상가나 전원주택이 요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충북 충주시 본편리에 들어선 소형 전원주택(왼쪽 사진)은 대지 281㎡에 건물면적 46㎡형이다.
1억원대 전원주택 거래 솔솔
토지시장도 달라지고 있다. 이전까지는 시세차익을 노리고 땅을 사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소규모 전원주택용지에 관심을 갖는 실수요가 많다.
한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토지시장은 도로•전철 개통 등으로 수도권 교통여건이 좋아지자 전원생활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정부가 토지 대장 등 토지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구글 어스•네이버 위성 지도 등 인터넷 기술 발달로 일반 수요자들이 접근하기 쉬워진 영향도 있다. 이들은 자금부담이 적은 소규모 필지를 선호한다.
OK시골 김경래 사장은 “2000년대 중반까지 전원주택이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다면 요즘은 도시에 사는 중산층이 주요 수요층”이라며 “때문에 땅과 건축을 묶어서 저렴하게 분양하는 방식이 인기”라고 말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전원주택지는 990㎡대가 일반적이었다면 요즘은 330㎡대가 인기다.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성덕리 일대 조성 중인 전원주택지인 들뫼마을은 분양면적이 330~990㎡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크기별로 선호도가 차이가 난다.
660㎡대로 이뤄진 2차분은 분양을 시작한지 5개월이 지나도 계약률이 50%선이지만 330㎡대로 이뤄진 3차분은 한달 만에 50% 이상 팔렸다. 양평군 개군면 주읍리의 산수유전원마을(429~660㎡)도 429㎡는 70% 정도 팔렸지만 660㎡는 계약률이 20%선이다.
땅 크기가 작아지면서 전원주택 크기도 줄었다. 이전에는 165㎡대를 선호했지만 요즘은 66㎡대를 가장 많이 짓는다. 33㎡대 전원주택도 적지 않다. 이들 소형전원주택은 땅값과 건축비를 합쳐 1억~1억5000만원이면 살 수 있다.
충북 충주시 노은면 수룡리 일대 전원주택단지인 충주마을은 1억4000만원이면 땅 359㎡에 56㎡형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안흥리 일대 여울마을도 땅(347㎡)값과 59㎡형 전원주택 건축비를 합쳐 1억3000만원이다.
양평군 옥천면 신복리 일대 전원주택용지도 땅값 6000만원(140㎡)에 전원주택 건축비 6000만원을 들이면 82㎡형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
첫댓글 공감합니다.소형이 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