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재에서 쇠실마을로 들어간다.
지난 주 광주 백범기념관에 다녀 온 후 이 곳은 어찌 구성되어 있는지 보고 싶다.
득량에서 오르는 길에 새로운 길을 내었다.
백범 길 안내판은 차에서 보고 주차장에 차를 멈춘다.
감이 익어가고 있다. 또 감나무다.
기념관 쪽으로 천천히 올라 은거 기념비를 보니 글쓴이가 김태만이다.
교대 1회 선배로 공사 모임에서 자주 뵈었던 분이다.
서울대 신용하 교수가 감수를 하고 학정 이돈흥이 글씨를 썼다.
산쪽에 숲길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산 아래로 가 본다.
감나무밭 아래서 물봉선을 보고 그 뒤에 김구 선생의 사진이 서 있는 샘이 있다.
물이 넘쳐 흐른다.
파란 바가지로 마셔본다. 아직 차지 않다.
뒷쪽으로 칡넝쿨 우거진 시멘트 길을 옹색하게 올라간다.
둠벙같은 저수조가 나타나고 산길은 없다.
큰 수조를 보고 내려와 임도 부근에서 미역취와 개미취 쑥부쟁이를 꺾는다.
내려와 기념관에 불을 켜고 들어간다.
광주 학동과 비슷하지만 은거지였던 김광언 부부와의 인연이 더 많다.
차로 돌아오다가 삼거리에서 다시 위로 길을 잡아 올라간다.
감밭이 넓고 키위 밭이 나타나는데 차가 가로막아선 너른 집이다.
비닐 하우스 사이로 내려오니 인후정이라는 정자가 나타난다.
주련을 찍고 있는데 허리가 90도로 굽은 선한 얼굴의 할머니가 올라오시며
어디서 왔느냐 하신다.
광주라고 하면서 김태만 선생을 아시느냐 물으니 바깥어른이라 하신다.
고흥으로 시집간 어른도 묻고 그 분의 근황도 물으니 김구 기념관 일 많이 해 놓고 바로 아파서 가셨단다.
학교에 근무하실 때 아껴주셨다면서 인사를 드린다.
드릴 게 없다며 단감이 익었느니 따 가라 하신다.
두개를 따고 그 분이 두개를 따 주신다.
둥그스름한 먹단감이다.
꽃과 단감을 들고 차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