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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079
씬/1 거실 (N)
보석, 현경 커피 마시며 TV보고 있는데, 순재가 전화하며 방에서 나온다.
순재 뭐? 내일. 이 낮도깨비 같은 놈. 내일 들어오는 걸 빨리도 말한다.
몇 시 비행긴데? 알았어. (끊는)
현경 누구에요?
순재 참이.
보석 작은아버지요? 왜요? 또 갑자기 들어오신대요?
순재 이 놈이 맨날 그렇지 뭐. 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하다 보석에게)
너 내일 4시쯤 공항 나가봐. 임기사만 보내지 말고 같이. (화장실로)
보석 네.
현경 작은 아버지 오시면 좀 시끌시끌하겠네.
보석 난 결혼 때만 잠깐 봐서.. 왜 우리 피로연때 사회 보신 분 맞지?
현경 맞어. 같은 형젠데도 어쩜 아버지랑 정반대야.
보석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처럼) 그럼 성격은 참 좋으시겠네.
(하다 얼른) 아버님이 나쁘단 소린 아니고..
현경 됐거든. 아버지 앞에서나 말 조심해. 한해 마지막 날까지 욕먹지 말고.
보석 에이. 올해 딱 하루 남았는데.
설마 마지막 날까지 욕 들어먹으면서 끝내겠어? (웃으며 커피 마시는)
씬/2 회사 낮 전경
자막 12월 31일
순재 (OFF) 나가! 나가! 나가!!
씬/3 순재 사무실 (D)
순재가 서류를 집어던지려고 하고 있다.
보석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순재 나가란 말 안 들려? 안 나가?
보석 아버님. 죄송합니다. 저한테 손해를 메꿀 계획이 다..
순재 (OL) 꼭 마지막 날까지 욕을 들어먹어야 나갈 거야?
보석 아버님.
순재 나가! 이 (삐----) 같은 놈! 안 나가? 이 (삐---) (삐--
--)
보석 (충격 받은 표정으로 뒤로 주춤 주춤 나간다)
씬/4 비서실 (D)
보석 (쫓겨나와) 하.. 결국 난 마지막 날까지 욕을 들어먹는
구나...
씬/5 거실 (D)
정음, 통화하며 들어온다.
정음 이 쉬키가. 과외 있는 거 뻔히 알면서 선생님 기다리
게 하냐?
알았어. 빨랑 오기나 해. (하고 끊는데)
지훈 (2층에서 내려오다 보고) 왔어요?
정음 네.
지훈 (슬쩍) 어떻게, 엉덩인 좀 진정됐어요?
정음 (기겁해 입 막고) 쉿! 미쳤어요? 누가 들음 어쩌려고.
그리고 내가 앞으론 엉덩..(하다) 그 얘기 꺼내지도 말
랬죠.
지훈 아니 난, 의사로서 궁금해서..(하다 비밀스럽게) 아직
엉덩이에 통증이 좀 있긴 하죠?
정음 (피하듯 계단쪽으로 막 가며) 시끄러워요. 그만해요.
지훈 (바짝 따라가며) 걸음걸이 보니까 아직 좀 많이 따가
운 거 같은데. 어떤 느낌이에요? 따끔따끔? 아님 쓰릿쓰릿? 난 선
인장엔 안 찔려 봐서.
정음 아 증말. 그만 좀 하라니까요 쫌! (하고 종종걸음으로
막 올라가고)
지훈 아니, 난 의사로서 걱정이 되서.. (하며 놀리듯 쫓아가
고)
신애, 드레스룸에서 외투 차림으로 나오다
티격태격 하며 올라가는 지훈과 정음 보는 표정에서
씬/6 한옥 주방 (D)
줄리엔, 보드 손질하고 있는데 옆에 광수가 있다.
광수 줄리엔 내가 잘 쓰고 돌려줄게.
줄리엔 노노노. 안돼.
광수 막말로 시즌권 먼저 사용한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그
리고 그거 확인도 잘 안한대. 내가 딱 이틀만 쓰고 줄게. 응?
줄리엔 광수, 다른 걸 빌려달라고 하면 그래. 내가 다 빌려줄
게.
근데 내 시즌권은 절대 안돼. Never!
광수 에이.. 줄리엔~ 한번만~
줄리엔 광수, 한번이고 나발이고 안돼. 그거 사기야.
광수 뭐? 사기?
줄리엔 그렇게 가고 싶으면 돈 내고 나랑 가. 그럼 내가 보드
도 가르쳐 줄게.
광수 야, 친구들이랑 딱 이틀 놀다 올 건데. 진짜 안 빌려줘?
줄리엔 쏘리. 맨.
광수 됐어. 치사한 자식. (하다) 이 양말 이거 내꺼 아냐?
(한쪽 벗기다)
줄리엔 (양말 잡으며) 광수! 왜이래. 내 양말이야.
광수 (양말 벗겨 가버리고)
줄리엔 (못말리겠다는 제스쳐) 광수. 역시. 개념이 없어.
씬/7 거리일각 (D,야외)
준혁, 자전거 타고 가는데 마트 봉지 들고 가는 세경
보인다.
표정이 밝아지는 준혁. 세경을 향해 속도를 낸다.
준혁 누나~ 누나~
세경 (돌아보며 웃는)
준혁 (세경 앞에 자전거를 세운다)
세경 어디 가요?
준혁 세호랑 놀다 집에 들어가는 길이요. 타세요.
세경 다 왔는데요 뭘.
준혁 에이. 그러지 말고 그냥 타요.
세경 그럼 짐만 좀 실어주세요.
준혁 아, 거 고집은. 나도 고집 있거든요? 빨리 타요. 나도
혼잔 안 갈 거니까.
세경 (픽 웃고) 알았어요.
준혁 (웃으며 짐 가져가며) 짐 주세요.
세경 제가 들고 타면 되요.
준혁 (짐을 손잡이에 걸고) 저도 고집 있댔죠? (하고) 꽉 잡
아요. (하고 가고)
건너편쪽 문방구에서 노트 사 들고 나오던 신애.
그런 둘의 모습을 지켜 보는 표정에서
씬/8 보석현경방 (D) + 순재 사무실 (D)
현경, 순재 통화중이다.
현경 네? 교감샘은 왜 또. 그냥 마지막 날은 식구들끼리 보
내면 좋잖아요.
순재 참이 자식도 온 다 그러고. 편하게 집에서 자주 봐야
정이 빨리 붙지.
현경 정 붙여 뭐하게요? 아버지 연애하세요. 누가 말려요?
요즘 왜 부쩍 집으로 불러들이시느라.. (하다 표정) 아
버지. 설마..
순재 (표정) 별 거 없음 내년 봄에 합칠 거야.
현경 네? 하.. 그런 결정을 그렇게 혼자 막 하셔도 되는 거예
요?
다른 식구들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고?
순재 나랑 같이 살 사람이야.
현경 아버지랑 우린 뭐 따로 살아요? 우리 랑도 같이 살아
야 되는거잖아요.
순재 긴 말 할 거 없고 아무튼 그런 줄 알고 있어.
현경 이럴 거 뭐 하러 전화를 해요? 그냥 데리고 들어오지.
씬/9 줄리엔방 (D)
광수, 문 열고 들어오며
광수 줄리엔.. (하는데 아무도 없다. 나가려다 책상위에 시
즌권을 본다) 이거 써도 표시도 안나는 건데.. 자식이 괜히. (하고
놓고 나가려다 슬쩍 다가와 시즌권을 가지고 나가며) 그래. 뭐.. 잠
깐 빌려 쓰는 건데..
씬/10 한옥 주방 (D)
광수, 찝찝한 표정으로 나오는데
싱크대 쪽에서 인나가 튀어나온다.
인나 오빠!
광수 악! (놀래서 뒤로 넘어가는 넘어져서는) 놀랬잖아.
인나 죄졌어? 왜 그렇게 놀래?
광수 죄졌어! 죄졌어! 넌 진짜 사람 간 떨어지게.. (가슴 쪽
만지며) 하...
씬/11 준혁방 (D)
정음, 과외 준비 하고 있는데 지훈 들어온다.
지훈 아, 그렇게 방석도 없이 막 앉아있으면 엉덩이에 안 좋
을텐데. (CD 찾고)
정음 (참고서 보며 이 악물고) 그만 좀 하죠 이제.
지훈 아, 치질방석! 뭐 그런 거 깔고 앉으면 엉덩이에 무리
가 좀 덜 오지 않을까요?
정음 이제 진짜 재미없거든요? 적당히 하죠 좀.
지훈 아니, 사실 선인장 가시라는 게..
정음 (진짜 화난) 그만 좀 하라구요 좀!!
지훈 (놀라서 보고)
정음 (퍼붓듯) 내가 진짜 얼마나 창피한지 몰라서 이래요?
나 솔직히 지훈씨 앞에서 그런 꼴 당한 거 무지무지 창피해서 죽어
버릴 것 같거든요? 난 뭐 여자도 아닌 줄 알아요? 이쁜 모습만 보
여줘도 모자를 판에..(말하며 점점 울컥) 씨.. 장난도 한두번이지,
그냥 농담으로 넘어갈 때 관뒀으면 좋잖아요! 왜 꼭 한번을 더 해
서 사람 진짜 화나게 만들어요?
지훈 아니..그게.. 아.. 미안해요.. 난 그냥..
준혁 (문구멍으로 들어오다) 삼촌 여기서 뭐해?
지훈 어? 아. 니 CD좀 빌리려고..
정음 넌 수업시간이 언젠데 이제와! 빨랑 앉아서 책 펴!
준혁 어.. 어.. (하고 앉고)
지훈 (미안한 듯 어쩔 줄 몰라 서있는데)
정음 좀 나가주시죠. 저희 수업해야 되거든요?
지훈 아.. 네.. (미안하게 보다 책장문으로 나가는)
씬/12 광수인나방 (D)
광수와 인나가 추워하며 들어온다. “으.. 추워..”
광수 나 내일부터 1박 2일간 스키장 좀 다녀올게.
인나 결국 가게? 돈도 없으면서.
광수 빈대 좀 붙지. 뭐.
인나 시즌권은?
광수 줄리엔꺼 슬쩍.. (하고 주머니에 손 넣는데 없다) 어?
(하고 주머니 다 뒤져보는데 없다) 아씨..
인나 왜 그래?
광수 잊어버렸나봐. 줄리엔 시즌권..
인나 뭐?
광수 아씨.. (하고 밖으로 나간다)
씬/13 주방 (D) + 거실 (D)
세경, 저녁 준비하는데 신애가 노트 들고 들어온다.
세경 어디 갔다 왔어?
신애 문방구에 노트 사러. (하다) 아까 준혁 오빠가 언니 태
워주는 거 봤는데.
세경 그랬어?
신애 언니, 저번에 언니가 뜨던 목도리 말이야..
세경 목도리?
신애 지훈이 삼촌이 하고 다니던데.. 왜 지훈이 삼촌한테만
떠줬어?
세경 (살짝 당황) 어? 아.. 우리 아저씨한테 신세 많이 졌었
잖아.
그래서 떠드린거지.
신애 준혁이 오빠한테도 신세 많이 졌잖아. 바다도 데려가
주고.. 언니 짐도 맨날 들어주고.. 준혁이 오빠가 언니한테 훨씬 훨
씬 잘해주는데.. 왜 아저씨한테만 떠줬어?
세경 (할 말 없고) 아니 뭐..
신애 내가 보기엔.. 아무래도 준혁이 오빠가... (하는데)
순재 (OFF) 우리 왔다.
세경 할아버지 오셨나보다. (하고 급히 나가고)
신애 보면 현관으로 순재와 자옥이 들어온다.
소파에 현경 앉아 있다가 표정있다.
자옥 (반갑게) 나 왔어. 이선생.
현경 네.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자옥/순재 (기분 나쁘다) .../ 아니 저 자식이..
현관으로 보석과 허참이 짐 들고 들어온다.
보석 아버님. 작은아버님 오셨습니다.
허참 형! 나 왔수.
순재 참아. (반갑게 안고 악수한다)
씬/14 줄리엔 방 (D)
줄리엔, 광수와 얘기 중이다.
광수 (고개 팍 숙이고) 미안 줄리엔. 내가 입이 열개라도 할
말 없어.
어떻게 해서든 시즌권은 내가 새로 사주던지 할테니
까..
줄리엔 (힘이 하나도 없다) 하..
광수 미안해. 어?
줄리엔 오케이.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광수 저기 줄리엔..
줄리엔 광수, 나 혼자 있고 싶어.
광수 어? 어. 그럼 쉬어. (하고 나오다 돌아보다 놀라는) 줄
리엔. 지금 울어?
줄리엔 (손으로 얼굴가리고 책상에 앉아서 나가란 동작한다)
광수 하...
씬/15 한옥 마당 (D)
광수, 나오는데 인나가 기다리고 있다.
인나 뭐래? 줄리엔 보드 타러 간다고 되게 좋아했었는데..
충격 받았지?
광수 그렇지 뭐..
인나 (광수 등짝 때리며) 그러게 그걸 왜.. 하여튼 오빠 가만
보면 진짜 개념없어.
광수 누군 뭐 잃어버릴 줄 알았나. 어떡하지?
씬/16 거실 (D)
세경이 과일과 음료수 내오고 있고
허참, 순재, 자옥, 현경, 보석, 지훈, 해리가 앉아있다.
허참 허 참.. 이거 다들 너무 몰라보게 컸네. 쟤가 그러니까
지훈이란 소리잖아. 언제 커서 언제 의사까지 됐냐? 형 우리가 늙
긴 늙었나보네.
순재 늙었지 그럼.
허참 (세경에게) 그럼 얘가 해리야? 어릴 땐 참 희한하게 생
겼더만 인물이 점점 나네.
해리 (어이없고 기분 나쁜) 할아버지. 해리는 나거든요.
현경 이 아가씬 세경씨라고 우리집 일 도와주는 아가씨에
요.
허참 아.. 그래? 이거 뭐 하루 지나면 쑥쑥 커버리니까 도통
모르겠다. (하다 뒤에 서있는 신애를 보고) 쟤는 또 누구야? 니들
애가 셋이었나?
세경 제 동생인데요?
허참 허 참.. 이거 뭐 하나도 맞추는 게 없네.
보석 (과일 집어주며) 과일 좀 드세요.
허참 자네는 어떻게 늙지도 않아. 결혼식 때 딱 그대로네.
순재 일하는 것도 그때 딱 그대로야. 어떻게 된 게 사람이
발전이 없어.
오늘도 이 자식이 얼마를 말아먹은 줄 알아?
보석 (주눅든 표정) ...
순재 야. 너 저리가. 보기 싫어.
보석 네?
순재 보면 열불 나니까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보석 ... 네.. (주눅들어 들어가는)
허참 사위한테 너무 하네.
순재 너무 하긴. (하다) 근데 넌 무슨 일로 온 거야?
허참 그냥 사업상 볼일도 좀 있고..(하다) 이거 무슨 냄새
야? 이거? (냄새 맡으며) 음~ 냄새 좋다.
세경 해물탕 좋아하신다 그래서 끓이고 있어요.
허참 캬.. 해물탕 좋지. 해물탕 좋아. 탕하면 선녀탕 다음으
로 해물탕이야!
순재 (방구 뿡 뀌면)
허참 (방구 냄새 향수처럼 맡으며) 형 방구는 여전하구만.
이제 집에 온 거 같네.
씬/17 한옥집 밤 전경
씬/18 한옥 주방 (N)
줄리엔과 인나 둘이서 라면 먹고 있다.
티비에서 연말행사에 관한 방송이 나오고 있다.
줄리엔 정음이랑 아줌마는?
인나 정음인 과외 때문에 늦는다 그러고 아줌마는 이선생
님 집에 인사드린다고 갔어. (하다) 그러고보니까 정음이랑 아줌마
랑 같이 있겠네.
줄리엔 광수는?
인나 오빤 몰라. 아까 나가서 아직 안 들어오네.
(하다) 올해 마지막 식탁인데 왜 이렇게 썰렁하냐?
줄리엔 그러게.
인나 시즌권은 어떻게든 내가 다시 끊어 줄 테니까 오빠 너
무 미워하지 마.
줄리엔 괜찮아. 내가 왜 광수를 미워해?
인나 솔직히 오빠가 좀 밉상이긴 하지. 뭐. 안그래?
줄리엔 조금.. 많이? 새해엔 광수가 개념 좀 챙기는 게 내 소망
이야.
씬/19 한적한 거리 일각 (N, 야외)
광수, 커다란 얼음 덩어리를 대패로 밀고 있다.
광수 줄리엔. 기다려. 내가 어떻게든 보드 태워 줄 테니까.
씬/20 거실 (N)
정음, 과외 마치고 가려는데 지훈, 따라 내려온다.
지훈 아깐 내가 지나쳤어요. 미안해요.
정음 됐거든요? (하고 뿌리치고 가려는데)
순재와 허참. 방에서 나온다.
순재 어, 황선생. 과외 끝났어요?
정음 네. 그만 가보겠습니다.
허참 아~ 과외 선생님인가? 왜 그냥 가요? 저녁때 됐는데
같이 밥이나 먹고 가요.
정음 아뇨. 전..
순재 그래. 저녁 들고 가요.
씬/21 주방 (N)
허참, 순재, 자옥, 현경, 보석, 지훈, 정음, 준혁, 신애,
해리
밥을 먹고 있다.
허참 (소리 크게 떠든다) 어찌나 크던지. 첨엔 그래서 내가
돌고래를 잡은 줄 알았다니까. 미국이라 그런지 그런 것도 크더라
고. 막 이만한 게 눈이 땡글땡글해가지고 입을 뻐끔뻐끔거리는데
허참, 떠드는 소리 위로
자옥과 현경이 무표정하게 밥을 먹는다.
보석, 순재랑 같은 반찬을 집자 순재가 노려본다. 주
눅 들어 밥만 먹는다.
지훈 정음을 신경 쓰며 밥 먹고, 정음. 무표정하게 밥
을 먹는다.
세경, 찬장 꼭대기에서 뭔가 꺼내려고 까치발 들고 애
쓰는데 준혁이 얼른 보고 가서 말없이 꺼내서 주고 다시 자리로 앉
는다.
신애, 그런 준혁과 세경을 보는 표정이 있다.
초인종 소리에 세경이 밖으로 나간다.
허참 근데 어째 아까부터 나만 떠들고 있네. 뭐가 이렇게 집
이 썰렁해?
순재 뭐가 또?
허참 이럴 게 아니라 우리 밥 먹고 오랜만에 게임이나 합시
다. 편먹어서.
순재 게임은 무슨.
허참 내가 사회 볼게. 한번 해. 내 전문이잖아. 오랜만에 오
락관 한번 열지.
세경 백비서님 오셨는데요..
백비서 사장님 부탁하신 서류 가져왔는데요.
허참 (반갑게 보며) 어~ 형네 비서? 아가씨 식사 했어요?
씬/22 거리일각 (N, 야외)
광수와 인나가 줄리엔을 끌고 나오고 있다.
길 바닥이 천막 같은 걸로 덮혀있고, 줄리엔 보드를 들
고 서있다.
줄리엔 뭐하는 거야?
광수 내가 줄리엔만을 위한 스키장을 만들었어. (천막을 거
두며) 짠!!
줄리엔/인나 (놀라는 표정)
광수가 얼음을 깔아 만든 미니 스키장이 보여진다.
짧은 거리지만 눈으로 제법 스키장스럽게 만들어놨다.
줄리엔 광수. 이걸 직접 만들었다고?
광수 어때? 맘에 들어? 여기서 시즌권 끊었다 생각하고 보
드 타면 돼.
줄리에 여기서?
광수 시즌권 기간 안에 녹으면 내가 언제든 다시 만들어 줄
게.
인나 스키장 보다 더 멋진데?
광수 얼른 타봐. 나 이거 만든다고 손가락 다 얼었단 말야.
컷튀면 광수가 보드 복장으로 광수의 스키장 위에서
끙끙거린다.
하지만 보드가 안타진다.
줄리엔 (실망한) 안돼. 눈 상태 완전 개판이야. 여기선 보드 못
타.
광수 (실망한) 그래?
줄리엔 It's alright. buddy! 나 올해는 보드 맘 접었어. 일 년
더 기다리면 되지. 일 년 해봐야.. (힘 빠져) 겨우.. 365밖에 안되잖
아..
씬/23 거실 (N)
허참과 백비서가 사회자처럼 거실 중앙에 있다.
순재, 보석, 지훈, 정음, 해리가 한쪽에 있고
마주보고 자옥, 현경, 세경, 준혁, 신애가 한 팀으로 있
다.
허참 (프로그램 시작을 알리듯 크게 외치는) 성북동 가족~
오락관~!
일동 (별 의욕 없이 박수 치는)
허참 (활기차게) 오늘 저와 같이 진행을 맡아주실 백비서님
을 소개합니다~!
백비서 안녕하세요. 보조 진행을 맞은 백승희입니다. 진행은
처음이라 좀 긴장되는 데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허참 저만 믿고 따라오시면 돼요. 자 먼저 이순재팀의 각오
부터 들어 볼까요?
순재 뭐.. 기왕에 시작한 거 꼭 이기도록 하겠습니다.
허참 네~ 김자옥팀도 각오 한 말씀 안하실 수 없겠죠?
자옥 (현경에게) 이선생이 해. 난 뭐..
현경 거.. (하다 씩씩하게) 무조건 저희가 이깁니다! 아자 아
자!
허참 오~ 각오들이 대단한데요. 자 그럼 본격적으로 게임
에 들어갈까요?
백비서 (메모 큐시트처럼 들고) 첫 번째 게임은 몸으로 설명하
는 단어를 맞춰주시는 게임인데요, 이름하여 (허참과 함께) 몸으로
~ 말해요!
컷튀면, 순재팀 앞에서 해리가 몸으로 오리를 설명하
고 있다.
순재팀 (거의 동시에) 닭!/ 비둘기!/ 타조!/ 원숭이!/ 치킨!/
지훈 오리! 오리?
허참 정답!
컷튀면, 자옥팀 앞에서 세경이 몸으로 냉장고를 설명
하고 있다.
자옥팀 (거의 동시에) 라디오!/ 코끼리!/ 오톤트럭!/ 전자랜
지!/ 택배!
허참 자, 시간 얼마 없습니다.
준혁 (유난히 맞추려고 소리친다) 서랍장! 창문! 자판기!
허참 땡! 아쉽네요. 정답은 냉장고였습니다.
세경 (미안해하며) 미안해요. (들어가는데)
준혁 누나가 뭐가 미안해요. 못맞춘 우리가 미안하지.
씬/24 광수인나방 (N)
광수, 노트북을 펴놓고 뭔가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
인나 뭐하는 거야?
광수 나.. 줄리엔 반드시 스키장으로 보내고 만다. 반드시.
(하고 포토샵으로 시즌권을 만들고 있다)
인나 (표정) 그게 될까?
광수 무조건 되게 해야지.
씬/25 거실 (N)
허참 중간 점수 몇 대 몇?!
백비서 (종이 보여주면)
허참 이순재팀 150점. 김자옥팀 200점!
순재팀/자옥팀 (어느새 게임에 몰두해 아쉬움의 탄성)/
(역시 게임에 몰두해서 좋아라한다)
허참 다음~ 코너! (백비서와 눈 맞추고 동작과 함께 활기차
게) 이!구!동!성!
일동 (와~ 박수 치고)
백비서 이번 게임은 무엇보다 팀웍이 중요한 게임인데요, 네
글자의 단어를 각자 한 자씩 말하는 걸 듣고 조합해서 맞추는 게임
입니다.
허참 그럼 먼저 김자옥팀, 문제를 내주세요!
백비서 (푯말 보여주며) 하나 둘 셋
자옥팀 (동시에 한자씩 크게 말한다) 동.분.서.주.
순재 분. 분이라 그랬는데..
지훈 분리수거?
해리 빵꾸똥꾸!
허참 아닙니다!
순재 분뇨처리?
해리 빵꾸똥꾸!
허참 빵꾸똥구 아니구요~자 5초 안에 답 말씀해 주셔야 됩
니다. 5,4...
보석 (집중하는 표정있다) 저기..
순재 됐어. 니가 왜. 지훈이한테 맡겨.
보석 아.. 네..
지훈 전 모르겠어요. 매형이 애기해요.
보석 (자신없다) 동분서주?
허참 1... (틀렸다는 듯) 동분서주..? 과연..
순재 틀렸잖아. 자식이.
허참 동분서주~ 정답입니다!
순재팀 (와~!! 좋아하는)
컷튀면, 자옥팀이 <남녀공학>을 크게 얘기한다.
보석, 집중한 표정있다. “학남녀공? 남녀공?” 하다
보석 남녀공학!
허참 정답!
컷튀는 느낌으로 보석이 귀가 움찔움찔 움직이고
“고속도로” “미인박명” “사지선다”등 문제를 척척 맞춘
다.
순재 (기특한 듯 보석 등을 쓸어주며) 이 자식.. 이거 진짜
잘하네.
해리 아빠 진짜 짱! 짱!
지훈 매형 최곤데요?
보석 (표정이 밝아진다) 뭘..
백비서 여기서 중간 점수 한번 확인하고 갈까요?
허참 중간 점수, 몇 대~~ 몇?!!
백비서 350대500으로 이순재 팀이 앞서 갑니다.
순재 (좋아라 하면서 보석을 안아준다) 잘했어. 잘. 자식이
아주 맘에 들어. 아주. 그런 식으로만 하란 말야. (얼굴을 막 쓰다
듬는)
보석 (감격한다) 네.. 아버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컷튀면 양팀이 게임중이다.
양손을 뒤로 하고 입으로 종이를 옆으로 나르는 게임
을 하고 있다.
준혁과 세경이 나란히 서서 해야 해서 서로 입을 맞추
듯 게임을 한다.
둘, 처음에는 서먹해서 잘 못한다.
준혁 (부끄러워하며) 누나.. 속도 좀 낼게요. 이러다 지겠어
요.
세경 (부끄러워하며) 그래요. 그럼.
둘, 손발이 척척 맞는 느낌으로 종이 나르기를 한다.
지훈과 정음도 게임을 하고 있는데 서로 서먹하다. 속
도가 안난다.
준혁과 세경은 기계처럼 정교하게 호흡이 맞다.
그러다 종이가 떨어지고 준혁이 세경이 볼에다 입을
맞춘다.
준혁과 세경, 얼어붙는.
신애, 흐뭇하게 바라보며 좋아하는 표정이 있다.
컷튀면
허참 중간 점수 결과.. 몇 대~ 몇?
백비서 740대 750. 김자옥팀이 앞서가고 있습니다~
자옥팀 (좋아하고)
허참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양팀인데요~ 이제 마지
막 게임 하나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스피드
~~ 퀴즈!!
일동 (우~ 환호하고 박수치고 “스피드 퀴즈래 스피드 퀴즈”
“)
허참 그럼 각팀의 대표 선수들 뽑아 주시구요~
순재 누가 나가? (하다) 지훈이 니가 나가.
아무래도 니가 제일 순발력이 좋을 거 아냐?
지훈 제가요?
보석 그럼 황선생님이랑 같이 나가면 되겠네. 둘 다 젊은 사
람들이니까.
준혁 이번엔 엄마가 나가.
현경 그래. 뭐.
신애 할머니도 지금까지 아무 것도 안했는데. 나가세요.
자옥 내가?
허참 그럼 먼저 김자옥팀부터 시작합니다.
자옥이 문제를 내고 현경이 맞춘다. 현경 앞에 답이 적
힌 단어가 있다.
자옥 (‘송년회’ 보이자) 저기..한해 다갈 때..기념으로..
현경 에? 뭐요?
자옥 아우..(하다) 우리 뭐할때 마포종점 불렀어?
현경 송년회!
허참 정답!
자옥 (‘사과’ 보이자) 자기가 세호 거기 차고 내가 젖꼭지 꼬
집어서 우리 뭐 했지?
현경 사과!!
허참 정답!
시간경과
허참 정답!
자옥 (웨딩드레스를 보고) 여자라면 죽기 전엔 꼭 한번 입어
보고 싶은 옷!
현경 스키니진?
자옥 말고 결혼식때. 난 아직 못 입어본 거!
현경 (잠깐 표정 있다가) 웨딩드레스?
허참 (호루라기 불며) 여기까지~ 야, 이거 대단하신데요?
두 분 점수는요?
백비서 총 9문제 맞추셔서 270점입니다.
현경/자옥 (서로 손뼉 치며 좋아하다 표정있다)
현경 큼.. 수고하셨어요.
자옥 나야 뭐.. 맞추는 이선생이 고생했지.
허참 자, 다음은 이순재 팀~!
정음과 지훈이 나온다. 지훈이 설명하고 정음이 맞춘
다.
백비서 이순재팀이 10문제 이상 맞춰야 역전이 가능한데요.
허참 그럼 역전을 향해, 이순재팀, 시~작!
지훈 (‘낙서’ 보이자) 버스에 정음씨가 뭐 했죠?
정음 낙서!
허참 정답!
지훈 (‘첫눈’을 보고) 헤이리에 뭐 왔죠?
정음 첫눈!
허참 정답!
지훈 (‘노트북’을 보고) 게임해서 탄 상품.
정음 노트북.
허참 정답!
지훈 (‘맹장’을 보고) 내가 떼준 거.
정음 맹장?
허참 정답!
지훈 (‘책임감’을 보고) 정음씨한테 많은 거?
정음 책임감?
허참 정답!
지훈 (‘내비게이션’을 보고) 고장났어 이게.
정음 내비게이션!
허참 정답!
지훈 (‘선인장’ 보고) 엉덩이에 무슨 가시!
정음 선인장!
허참 정답!
지훈 (‘와인’을 보고) 병나발 분거?
정음 와인!
허참 정답!
지훈 (‘뉴욕’ 보고) 어디 유학간다고?
정음 뉴욕.
허참 정답!
지훈 (마지막 단어다. 키스를 보고 표정있다) 어이없이 뭘
해?
정음 (표정있다) 키스.
허참 정답!! 두분 텔레파시라도 통하나요? 호흡이 정말 척
척 맞네요.
지훈, 정음을 보며 입모양으로 미안해요.
정음, 지훈을 보며 피식 웃는다.
허참 (극적으로) 자, 그럼 최종점수~~~ 몇 대~~~몇?!!
백비서 (점수 보여주는)
허참 천 사십 대 천 이십! 이순재 팀 승리!!
백비서, 폭죽 터트리고 이순재팀 좋아서 서로 부둥켜
안는다.
자옥팀 좀 아쉬워하지만 각 팀원들끼리 다독거려준다.
신애 (NA) 이제 몇시간만 더 있으면 새해가 됩니다.
순재가 보석을 칭찬하는 모습.
신애 (NA) 할아버지한테 맨날 구박만 받던 아저씨의 새해
는 어쩐지 올해보단 더 좋을것 같네요.
지훈과 정음이 좋아하는 모습 위로
신애 (NA) 퀴즈때 보니 그동안 둘만의 추억이 참 많은 것
같은 지훈아저씨와 정음언니의 새해도 즐거울것 같구요.
세경과 준혁이 좀 무안하지만 서로 보며 웃는 모습 위
로
신애 (NA) 언젠가부터 우리 언니만 보면 방글방글 웃는 준
혁오빠, 새해에도 여전히 그럴것 같습니다.
현경이 슬쩍 자옥 머리에 묻은 티를 때주는 모습.
신애 (NA) 아줌마와 한옥집 할머니도 새해에는 훨씬 가까
워져 있을것 같은 느낌이네요.
자옥, 현경과 좀 더 편해진 모습.
신구들 모두 즐거워 하는 모습 위로.
신애 (NA) 이제 곧 시작될 새해는 지금 이 순간처럼 늘 모
두 이렇게 서로를 보며 웃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F/O F/I)
씬/26 버스 안 (D, 야외) + 한옥 거실 (D)
스키장으로 가는 사람들이 가득 탄 버스다. 스키장 서
틀버스라고 앞에 적혀있다. 직원이 표 검사를 하면서 줄리엔 쪽으
로 오고 있다.
줄리엔 (광수와 통화중이다) 광수, 이제 스키장 거의 다 왔어.
시즌권 새로 사준 거 너무 고마워. 나 재밌게 타다가 갈게.
광수 어. 멋지게 놀다 와. 끊어. (하고 좀 씁쓸한 표정이다)
인나 안걸릴까?
광수 안걸리길 바래야지.
줄리엔 바로 앞자리까지 직원이 표검사하면서 오고 있고
줄리엔, 들고 있는 시즌권에 줄리엔 마시던 음료수 살짝 흘려 닦는데
잉크가 확 번진다. 줄리엔, 표정 있다.
줄리엔 광수. 광수. 광수. 나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