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 2009년, 회사의 구조조정과 장기 파업 등으로 공장을 떠나게 된 수많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삶의 터전을 떠난 이들에게 이번 설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재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뜨거웠던 여름, 77일 동안의 파업.
2천 6백여 명의 노동자가 회사를 떠났습니다.
7년 동안 자동차 부품을 만지던 신동기씨의 손이 고기에 익숙할 리 없습니다.
'해고자'라는 낙인을 어느 직장에서도 반기지 않았고, 결국, 할 수 있는 건 온갖 종류의 아르바이트뿐입니다.
<인터뷰> 신동기(쌍용차 해고 노동자): "서툴죠. 그래도 어쩔 수 없죠. 고기 냄새보다는 기름 냄새가 좋은데..."
병명을 알 수 없는 하반신 통증, 정신과 치료와 수십 번의 자살 충동.
아마추어 보디빌딩 선수까지 했던 건장한 노동자도 파업이 남긴 후유증에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최성국/쌍용차 해고 노동자 "생각 외로..막상 다치니까 버티기가 힘들었죠. 그나마 가족들이 있다는 게.." ============================ "한 상자에 만원이요~"
해고된 노동자들이 과거의 직장 동료에게 설 선물을 판매하며 해고의 고통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득중 /쌍용차 해고 노동자 "처음에는 서로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지금은 웃기도 하고, 괜찮아졌어요."
해직 뒤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동료가 벌써 10여 명.
해직 뒤 두 번째 설을 맞는 사람들은 올해는 꼭 복직의 꿈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