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아짐의 손맛 오롯한 그곳... 행복한 막걸리 한 사발 (여수 봉산동의 넓은 집, 홍가 갈치조림) 넓을 홍(洪), 집 가(家), 넓은 집 홍가다. 여수에서 갈치조림 맛집으로 입소문난 곳이다. 전라도 아짐(67. 정민숙)이 인수한지 채 7년 남짓 밖에 안 되었는데도 여수의 시인 묵객들과 맛을 찾아다니는 미식가들의 마음을 쏙 빼앗았다.
임호상 시인은 ‘밑반찬 어느 것을 먹어도 막걸리 한 사발 절로 넘어가는 맛’이라고 노래했다. 다음은 임 시인의 <홍가 갈치조림 전문점> 시의 일부다. 밑반찬 어느 것을 먹어도 막걸리 한 사발 절로 넘어간다 냄비 한 가득 넘쳐나는 당신의 손맛 진한 조림 맛처럼 그 인생 찐하게 스며들었다 풀치조림에 막걸리 한잔~ 찐하게 스며드는 인생의 맛 이 좋은 밑반찬에 막걸리 한 사발 아니 들이킬 수 없다. 술시가 아닌 점심시간이라 해도 막걸리 잔을 그냥 외면하는 건 예의가 아닐 터. 풀치조림에 막걸리 한잔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 맛은 먹어본 자만이 안다. 혹자는 말한다. 이집에 안 와본 이는 있어도 한번 온 이는 없다고. 이어 가지나물이다. 막걸리 한 대접이 절로 넘어간다. 풀치조림과 가지나물 맛에 나도 모르게 순간 사로잡혔다. 언뜻 알 것도 같다. 임 시인의 말처럼 찐하게 스며드는 인생의 맛을. 아짐 혼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곳. 손님이 자연스레 음식을 가져다 먹는다. 바쁠 때는 밥솥단지에서 밥도 퍼다 먹는다. 이른바 셀프다. 그래서 주인과 손님 간에 격이 없다. 전라도 말로 이무럽다. 이무럽다는 건 불편함이 전혀 없이 친근하다는 뜻이다. 사랑방 느낌이다. 시골집 분위기가 난다. 거기에다 엄마 손맛이 있는 곳이니 그 누구라서 반하지 않을까. 갖은 양념에 무쳐낸 풀치무침과 참기름과 다진 마늘 넣고 참깨 듬뿍 뿌려 조물조물 무쳐낸 가지나물에 갓 담근 배추김치가 입맛을 거든다. 싱싱한 꽃게무침에 이곳 아짐이 “애끼고 애껴 두었다”는 고록젓갈도 내왔다. 오랜만에 맛본 오롯한 남도의 맛이다. 한광민(여수 월호동장)씨는 이집 음식에 대해 “완전한 전라도 맛이에요”라고 평가했다. 식전에 적당히 마시는 한잔 술은 음식 맛을 최대한 끌어올려준다. 막걸리로 입가심한 후 먹는 홍가네 갈치조림. 그 맛을 지금 공개한다. 독자 여러분들도 숟가락 들고 함께해도 좋다. 넉넉하게 주문해두었으니. 푸짐한 갈치조림 맛이 남다르다. 양파를 듬뿍 넣어 단맛이 강하다. 갈치 살은 발라먹고 갈치국물에다 쓱쓱 밥도 비벼먹는다. 참 맛깔지다. “장사 잘되는 집은 골병만 남아요”라는 이곳 아짐은 “내년이면 그만 둘거다“라고 한다. 건강을 되찾아 오래오래 가게가 유지되길 빌어본다. “장사 잘되는 집은 골병만 남아요. 장사하면서 쉴 수가 없잖아요, 손님에게 미안해서. 그냥 얻어지는 건 세상에 아무것도 없어요.” 전라도 아짐은 허리를 다쳐 구부정한 몸으로 정성을 다해 음식을 준비한다. 이곳을 찾아주는 “손님들이 다 우리 가족이다”라고 여긴 까닭이다. “손님이 다 우리 가족이다 하고 음식을 만들어요. 그래서 시장에 가도 최고의 재료만을 사요. 음식에는 양념 안 아끼고 막 해 부러요, 최고 좋은 놈으로... 그래야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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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 원문보기 글쓴이: 맛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