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제재를 빨리 풀어주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비핵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선(先) 비핵화'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주(州) 찰스턴에서 열린 '미국을 위대하게' 집회 연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지난 3개월 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재를 풀지는 않았다. 엄청난 제재를 하고 있다"면서 "제재를 빨리 풀어주고 싶지만, 북한이 핵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핵을 제거해야 한다. 그것을 제거해야 한다"라고 거듭 비핵화를 강조했다.
비핵화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제재를 빨리 풀어주고 싶다는 표현을 쓴 그의 발언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추진 등 비핵화 정국을 가를 중대 분수령을 앞두고 대북 제재에 강하게 반발하는 북한 달래기 차원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이달 들어서만 3차례나 북한에 대한 제재를 추가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직접 "강도적 제재 봉쇄"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을 자극하는 발언도 삼갔다. 그는 "여러분도 기억하겠지만, 처음에는 (서로) 매우 적대적이었다"면서 "엘튼 존을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엘튼 존의 노래 '로켓맨'을 빌어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비난하는 등 서로 '말 폭탄'을 주고받은 사실을 떠올리게 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모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때) 말을 하지는 않겠다"고 비켜가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김 위원장과 '궁합'이 좋다는 말도 여러 번 하고, 북한 비핵화 전망도 밝게 봤다.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에게 김정은과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아주 잘, 케미스트리(궁합)도 좋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느냐"면서 "내 말은 잘 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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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방북 발표 하루만에 전격 취소
북한의 비핵화 진도에 불만…"중미무역전쟁 해결 후 방북 가능"
2018년 08월 25일 오전 07:27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이 없음을 이유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발표 하루만에 전격 취소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나는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번에는 가지말라고 요구했다. 한반도 비핵화가 충분한 진전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이른 시일 내에 다시 방북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해결된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 신임 대북특별대표 스티브 비건과 함께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방북 취소를 게시하기 몇 시간 전인 23일 오후 미국 고위 외교관과 앤드류 김 미국중앙정보국(CIA) 한국미션센터 소장이 백악관의 웨스트 윙으로 들어가는 것이 목격됐다. 새러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 취소 사실을 트위터에 게시할 때 폼페오 장관은 사무실에 있었고,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스피커 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CNN이 보도했다.
한편 국무부 관리들은 방북 취소 10분 전까지 우방국 대사관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고 고위 외교관이 CNN에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북 취소에 대해 전에도 암시한 적이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전쟁을 북한 비핵화 진전 부족의 이유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오후 트위터에 게시한 3개의 글 중 하나에서 "중국과의 힘든 무역전쟁과 관련, 나는 중국이 과거처럼 비핵화 프로세스를 돕지않는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방북 취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에게 '따뜻한 안부와 존경'을 전하면서 "곧 다시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