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름다운 세 가지 유물과 함께 백제 시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
백제의 자존심을 지킨 세 아이 이야기!
백제의 아이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요?
기와를 만드는 아이,
유리 공방에서 사리 장엄구를 만드는 아이,
백제가 망해 가던 때 정림사 오층석탑 붉은 비문의 역사에 휘말린 아이,
위례성이 불타고, 사비성이 함락당하는 급변하는 역사 속에서
재령, 가랑, 산이는 어떻게 제 몫을 해내며 잘 살아남을까요?
목차
하늘 바다에 뜬 배
사리 장엄구의 갈색 유리병
정림사 석탑의 붉은 비문
작가의 말
저자 소개
글: 김하은
별이 밝은 봄밤에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걷기, 깔깔 웃기, 질문하기, 놀기, 요리하기, 골목 탐험을 좋아한다. 산책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늘 여행하듯 산다. 『꿈꾸는 극장의 비밀』, 『똑똑, 남는 복 있어요?』, 『달려라, 별!』, 『네 소원은 뭐야?』, 『한식, 우주를 담은 밥상』, 『마더 테레사 아줌마네 동물병원』, 『소크라테스 아저씨네 축구단』 등의 동화책을 썼고, 『맨 처음 사람이 생겨난 이야기』, 『세월호 이야기』를 함께 썼으며, 청소년 소설 『얼음붕대 스타킹』을 썼다. 『꼬리 달린 두꺼비, 껌벅이』로 한국 안데르센상 대상을 받았고, 청소년 소설 『얼음붕대 스타킹』과 『변사 김도언』으로 아르코 문학 창작 기금을 받았다. 또 다른 청소년 소설 『오늘 밤 앱을 열면』을 썼다.
글: 임지형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고 무등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습니다. 2009년 제1회 목포문학상을 수상했고 2011년 광주문화재단에서 창작지원금을 받아 『진짜 거짓말』을 출간했습니다. 첫 책을 냈을 때처럼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작품을 쓰기 위해 글쓰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얼굴 시장』, 『인증샷 전쟁』, 『나는 너의 페이스메이커』, 『리얼 게임 마스터 한구호』, 『저 책은 절대 읽으면 안 돼!』, 『돌아온 유튜브 스타 금은동』 등이 있습니다
글: 정명섭
서울에서 태어나서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으며 강연과 라디오, 유튜브와 팟캐스트 출연 등을 통해 독자와 만나고 있다. 글은 남들이 볼 수 없는 은밀하거나 사라진 공간을 이야기할 때 빛난다고 믿는다. 『미스 손탁』 『어린 만세꾼』 『저수지의 아이들』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라』 『시간을 잇는 아이』 『기억 서점』 『조선의 형사들』 등의 역사소설을 집필했다. 2013년 『기억, 직지』로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2016년 『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으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상을, 2020년 『무덤 속의 죽음』으로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출판사 리뷰
변방의 역사 속 아이들 이야기
삼국통일을 한 신라와 고려, 조선 등 우리나라 역사의 메인을 이루는 이야기는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시기가 짧거나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백제, 가야, 발해 등의 역사는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 변방의 역사 속 이야기를 찾아내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봄볕 역사 동화는 백제에 살았던 아이들의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역사 동화와 앤솔러지를 많이 작업하고 있는 정명섭 작가와 김하은, 임지형 작가가 백제 시대를 살았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불러내 엮은 이야기가 《하늘 바다에 뜬 배》이다.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아이들, 재령과 가랑, 산이
기와를 만드는 곳으로 유명한 아시촌 마을에서 온 재령은 차출되어 위례성으로 갈 때 어른들을 따라온 아이이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어린 나이에 어른들 틈에 끼어 기와 만드는 일을 배운다. 유리 공방에서 일하는 가랑은 불쏘시개를 할 잔가지나 검불을 주워 오는 일처럼 허드렛일을 하는 여자아이이다. 평소 가랑이라는 이름보다 ‘거시기’로 더 많이 불린다. 하급 무관의 아들 산이는 친구에게 못됐게 구는 아이 앞에서 용기 있게 친구를 위해 싸울 줄 아는 아이이다. ‘백제의 혼’을 지키는 것이 살아남은 사람들을 구하는 일보다 더 중하다고 여기는 아버지를 설득하여 남은 사람들을 구하는 일에 앞장서는 당찬 아이이기도 하다.
세 아이는 어느 역사 속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아이들이다. 어른들 틈바구니에서 ‘하찮은 존재’로 여겨지거나 ‘거시기’로 불리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이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무대 위에 올린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백제를 무대로 재령, 가랑, 산이 세 아이는 자신의 삶을 더욱 단단하게 채워 스스로의 존재감을 반짝반짝 빛낸다.
왜 백제 이야기인가?
기원전 18년에 고구려에서 내려온 온조 집안이 지금의 서울 지역인 위례성에 나라를 세운 것이 백제의 시작이었다. 660년 나당연합군에 의해 멸망하게 되기까지 백제는 위로는 황해도, 아래로는 충청 전라 지역 일대로 영토를 넓히며 전성기를 누렸다. 백제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여 중국의 문물을 잘 받아들였고, 이를 왜와 가야에 전수해 고대 동아시아 문화권을 이루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만큼 장인들의 예술작품으로 유명한 백제라서 유리 공방, 도자기 공방에서 일하는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가 아주 잘 어울린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정명섭 작가의 단편 〈하늘 바다에 뜬 배〉에 이런 표현이 나온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이 말은 삼국사기에서 백제 첫 번째 왕인 온조 시대의 궁궐을 보고 한 표현이라고 한다. 작품 속 기와 장인 승태 박사는 백제 문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했다. 검소함과 사치스럽지 않은 면모는 현재 남아 있는 백제 유물을 봐도 알 수 있다. 세 단편의 소재가 된 백제의 기와, 미륵사 석탑과 사리 장엄구, 정림사 오층석탑 역시 소박하고 사치스럽지 않은 대표적인 백제 유물이다.
기와는 흙과 물만 섞어 만든 것인데, 기와를 모아두면 집의 지붕 역할을 한다. 옛 건물이 불타 없어져도 기와는 남는 경우가 많다. 단순해 보인다고 만들기 쉬운 것은 아니다. 기와 무게가 다르면 지붕을 받치는 기둥이 버티지를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무너지고 만다. 이렇듯 기와는 화려해 보이지는 않아도 ‘기본에 충실함’의 가치를 잘 보여주는 유물이다.
익산 미륵사지 서탑에서 출토된 사리 장엄구는 봉안 당시 모습 그대로 발견되어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고 한다. 백제 금속공예 기술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낸 사리함은 누가 또 어떻게 만들어낸 것일까? 가랑이라는 평범한 아이가 미륵삼존을 보고 그 영광스러운 기운을 담아 사리 장엄구를 만드는 일을 돕는다는 이야기는 잊힌 백제 예술가들의 고민과 열정을 잠시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오랫동안 ‘평제탑’이라고 불렸다. 탑 1층에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전쟁에서 이긴 뒤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비문 때문이다. 정림사는 백제의 마지막 수도인 부여에서 한때 백제의 사회, 문화, 종교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백제 멸망 무렵 산이는 어른들의 싸움 속에서 힘없는 사람들을 먼저 챙기는 따뜻한 아이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역사 속 아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기와 만드는 어른들이 위례성을 지키는 일에 몰려가야 했을 때 재령은 승태 박사의 명을 받아 기와 만드는 도구를 챙겨 마을로 돌아온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피난길에 오른다. 한 사람이라도 기와 만드는 기술과 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승태 박사의 뜻과 가르침을 지켜려 애쓰는 재령은 아이로서 감당하기 힘든 위기를 겪었으나 자기 역할을 묵묵히 해낸다.
백제 무왕이 639년에 미륵사 석탑을 지으려던 무렵 가랑은 유리 공방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아이였다. 가랑은 그날도 용화산 아래 큰 못가에서 잔가지를 긁어모으고 있었다. 갑자기 눈앞이 환하게 밝아지더니 큰 못에서 빛이 쏟아져 내렸다. 가랑은 의도치 않게 빛 속에 나타난 미륵삼존을 보고 말았다. 마침 그 자리에는 백제 무왕과 왕비도 함께 있었다. 왕은 사람들에게 그 자리에다 큰 절을 지으라고 명한다. 여러 공방에서 석탑에 넣을 사리 장엄구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고민하던 중 미륵삼존을 알현한 가랑이 중요한 역할을 잘 해내면서 가랑은 더 이상 ‘거시기’로 불리지 않게 된다.
부여산은 정치적인 잇속을 챙기는 어른과 복수에 눈이 먼 어른들을 보면서, 한낱 촛불처럼 가냘픈 백성들의 목숨이 더 중요하다는 만고의 진리를 아이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역할을 한다. 망해가는 백제의 모습과 그 속에서 휘둘리는 힘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21세기가 된 현재에도 유효하다. 대륙 저편의 나라에서 전쟁으로 수많은 목숨이 스러져 가고 있는 지금, 산이가 지켜내려고 애쓴 모습을 통해 시대를 뛰어넘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
작가의 말
오래전에 부소산성에 갔다가 풀숲 사이에서 오래된 기와 조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잔뜩 묻은 기와 조각은 아마도 예전에 세워진 백제의 건물에 얹어져 있던 것 같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백제가 사라지고, 기와가 있던 건물도 사라졌지만 기와 조각은 풀숲에서 천년이 넘는 시간을 버텨왔습니다. 저는 그 기와 조각을 보면서 역사를 떠올렸습니다. 기와를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기록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와를 만든 사람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겪었을 시대의 아픔을 떠올려 봤습니다. 백제는 여러모로 슬픈 나라입니다. 그래서인지 그 흔적인 기와 조각을 봤을 때 백제의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기회가 주어져서 짧게나마 백제의 이야기를 쓸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게 읽고,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_정명섭
백제 유적 답사를 떠난 날, 사리 장엄구인 갈색 유리병을 보았습니다. 금장식이나 유리구슬처럼 화려한 장신구보다 갈색 유리병이 눈에 밟혔어요. 작고 색이 어두운 유리병은 평범했습니다. 불교를 국교로 믿었던 백제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는 것은 부처님을 그곳에 모시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 의미를 알고 있었을 텐데, 왜 갈색 유리병을 택했을까요?
백제 이야기를 쓰기로 했을 때 갈색 유리병을 떠올렸습니다.
유리병이 놓였던 곳과 복원된 미륵사지 탑도 매력적이었지만, 아담한 유리병이 품은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오래전 역사는 사료가 부족하여 빈 공간이 많았습니다. 그 빈 공간을 채운 것은 가랑의 힘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토지문화관에서 마지막 부분을 다듬었습니다.
복숭아꽃이 만발하던 때에 가랑을 만나 먼 옛날로 돌아갔다 오곤 했지요. 이 이야기를 읽는 사람에게도 가랑이 갈색 유리병을 만들던 마음이 닿기를 바랍니다. _김하은
이 이야기를 쓰기 위해 부여 정림사에 방문했을 때, 미디어아트 축제가 한창이었습니다. 해 질 무렵, 아름답게 빛나는 작품들이 입구에서부터 중문을 지나 회랑과 너른 마당 그리고 금당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옛 백제의 역사와 유산을 현대의 기술을 통해 지금의 우리에게 전달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쏟아지는 달빛 아래 이 모든 것을 조용히 지켜보는 정림사지 5층 석탑이 그 한가운데 서 있었습니다.
1943년에 ‘정림사’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 조각이 발견되기 전까지 이 탑은 ‘평제탑’이라고 불렸습니다. 당나라 장수 소정 방이 신라군과 연합하여 백제를 무너뜨린 것을 기념한다는 내용이 탑 1층 몸돌에 새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백제의 번영과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바람을 담아 세운 탑이, 이름조차 잊힌 멸망한 나라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자 손끝이 간질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네, 백제 소년 부여산의 이야기는 그 상상에서부터였습니다. 당나라군에 의해 정복당한 나라. 정복자는 남은 사람들의 마음을 꺾고 자신들의 위업을 알리기 위해 탑에 글을 새기고, 이를 막기 위해 목숨을 거는 아버지와 그 앞을 막아서며 진짜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호소하는 주인공 산이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시대의 아픔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오래 기억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진짜 지켜야 할 무언 가를 찾기 위해 고민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이야기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_임지형
교과연계 : 3학년 2학기 사회 2. 시대마다 다른 삶의 모습
4학년 2학기 국어 4. 이야기 속 세상
4학년 1학기 사회 2. 우리가 알아보는 지역의 역사
5학년 1학기 국어 10. 주인공이 되어
5학년 2학기 사회 1. 옛 사람들의 삶과 문화
6학년 1학기 국어 8. 인물의 삶을 찾아서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8919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