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9일에 최종예선 조별추첨이 실시됩니다. 추첨이 끝나면 많은 축
구팬들이 최종예선에 대한 예상기사를 올리겠지요. (웃음)
1차예선(2차예선??)이 종료되었을 때 이 게시판에서도 한국팀 전망
에 대한 의견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여기서는 관점을 바꿔서 과거
A매치기록을 바탕으로 예선통과한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조편성될 것
을 바라고 있는지 분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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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최근 일본은 유럽 강호와도 대등한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아시아대륙에서는 한국을 제외하면 특별히 불리함을
느끼는 적수가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올해 일본을 괴롭힌 나라는 2번시드가 아닌 3번시드 바
레인입니다. A대표팀은 아니지만 올림픽 예선에서는 뜻밖에 1무1패
로 일본이 열세를 보였고, A대표 아시안컵에서도 준결승에서 후반종
료직전까지 2-3으로 밀려 일본이 침몰 직전까지 몰렸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3번시드에서 바레인을 꼭 피하고 싶을 것입니다.
또 4번시드에서는 일본이 뜻밖에 쿠웨이트로부터 아직 국제A매치 승
리를 올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TV에서 대표팀 주장을 지냈던 이하
라 마사미가 말했습니다) FIFA 홈페이지에 의하면 86서울 아시안게
임 2-0, 88아시안컵 예선 1-0, 96아시안컵 준준결승 2-0으로 쿠웨이
트가 3연승한 기록이 보입니다. 다만 98아시안게임 2차리그에서 일본
이 쿠웨이트를 2-1로 눌렀습니다. (이 대회에 일본은 시드니올림픽
을 대비한 U-21팀을 파견했기 때문에 일본국내에서는 국제A매치로 인
정하지 않습니다) 기록에 남은 게임수가 적은데다 일본의 최근 오름
세를 보면 쿠웨이트가 유리하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일본으로서는 불길할 데이터임에 틀림없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쿠웨
이트가 중국을 꺾고 올라왔고, 역대전적에서 한국에 대해서도 우세
를 보이는 동아시아킬러임을 감안하면 일본도 결코 방심할 수 없습니
다.
또 최근 몇년동안 일본팀을 보면 프로축구가 시즌오프인 2월에는 성
적이 극히 부진하고(올해도 오만에게 고전했지요),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서 팀 컨디션이 절정에 오르고 연말에는 1년동안의 피로가 쌓여
또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습니다.(작년12월 동아시아선수
권에서도 부진했습니다) 따라서 아시아최강을 자랑하는 일본으로서
는 어떤 면에서 이란-사우디보다 개막전 상대를 조심해야 하는 입장
입니다.
북한이 일본과 한조가 되면 일본의 팀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개막전
에 최종예선 전체의 모든 운명을 걸고 싸워야 할 것입니다. 만약 개
막전에서 북한이 승점을 올리는데 성공하면 압도적인 반일감정에 휩
싸일 것이 뻔한 평양원정경기는 일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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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 >
2번 시드의 사우디와 이란은 대조적인 팀 경향을 보입니다. 즉 이란
이 동아시아국가에 강하지만 중동권팀에 덜미를 잡히는 경우를 혼히
볼 수 있는 한편, 사우디는 중동의 맹주로서 중동권 팀에게 강한 한
편, 동아시아에서는 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
다. (8월 아시안컵에서도 그랬습니다)
특히 일본에게는 일방적으로 밀립니다. FIFA홈페이지를 보면 90년 북
경아시안게임에서 2-0으로 이긴 이후 일본에게 1무5패로 한번도 이기
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1번 시드에서는 일본을 피하고 차라리 한국
과 만나기를 바랄 것입니다. 한편 3번-4번 시드에서는 각각 중동권
의 바레인과 쿠웨이트를 원할 것입니다.
결국 사우디로서는 최선의 조합은 한국-바레인-쿠웨이트이며, 최악
의 조합은 중동팀이 빠진 일본-우즈베키스탄-북한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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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
이란은 지리적으로는 중동 중에서 동쪽 변두리에 위치하고, 종교적으
로도 이슬람교 시아파국가로 순니파가 다수를 차지하는 기타 중동국
가와 색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이란 경기 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게임은 2002월드컵예선 마지막 라운드 바레인-이란전
입니다. 예선전에서 계속 선두를 지키던 이란은 이 마지막 원정경기
에서 바레인에게 1-3으로 덜미를 잡혀 사우디에게 1위를 내주고 결
국 플레이오프로 밀려 나고 최종적으로 본선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이
미 예선탈락이 확정되던 바레인이 게임이 끝난 후 사우디 국기를 들
고 흥분한 모습으로 경기장을 몇바퀴씩이나 돌더군요.
저는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같은 아라비아반도에 위치한 사우디와 바
레인의 긴밀한 관계, 그리고 이란과 기타 중동국가들의 거리감을 실
감했습니다. 이란으로서는 중동국가와 한조가 되는 것이 사우디와 달
리 별로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란은 4번시드에서는 FIFA홈페이지 기준으로 역대전적 6승
3무(승부차기는 무승부처리)로 승부차기를 제외하면 아직 한번도 패
한 적이 없고 작년 가을 아시안컵 예선에서도 압승한 북한과 한조가
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1번 시드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 어느쪽과 만나도 거의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시안컵에서 이긴 것을 고려하면 단단한 조직력
을 자랑하는 일본보다 한국을 약간 선호할지 모릅니다.
3번시드에 관해서는 역대전적에서 우즈베키스탄과 1승1패, 바레인과
는 2승2무2패로 양팀 모두 완전히 대등하고 차이를 찾아낼 수 없었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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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앞에서 지적했지만, 올해 바레인의 가장 큰 특징은 아시아최강을 자
랑하는 일본에게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인 점입니다. 한편 한국에 대
해서는 올해 평가전에서도 완패했고, 2000시드니 올림픽 예선에서도
완패했기 때문에 바레인 입장에서는 1번 시드중에서는 단연 일본과
함께 편성되기를 간절히 바랄 것입니다.
2번시드에서는 이란과 2승2무2패로 대등한 한편, 사우디에게는 2승3
무9패로 일방적으로 밀립니다.(사우디를 마지막에 이긴 것이 88년 걸
프컵입니다) 당연히 이란과 한조가 되고 싶겠지요. (웃음)
4번시드에서는 쿠웨이트에게는 5승4부8패로 약간 밀리지만, 올해는 1
승1무로 바레인이 우세를 보였습니다. 국제대회 성적으로 보더라도
현재 쿠웨이트보다 바레인이 약간 유리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과는 시합한 기록이 아직 한번도 없습니다. 따라서 지리적인 요
건을 감안하면 처음 싸우는 북한보다 이웃나라라고 볼 수 있는 쿠웨
이트가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바레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전적에서 유리함-불리함이 비교적
뚜렷이 나타나, 결국 최선의 조합은 일본-이란-쿠웨이트, 최악의 조
합은 한국-사우디-북한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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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최종예선에 진출한 나라들과 역대전적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어
디까지나 FIFA홈페이지에 의거한 것이며 부정확한 정보도 약간 있을
것입니다.)
한국 1승2패
일본 1무4패
이란 1승1패
사우디 2승1패
쿠웨이트 1무
북한 1승
전체적으로 보면 이렇다 할 경향은 발견하기 힘듭니다. 몇가지 희망
적인 사항을 들어보면 올해 아시안컵 1차리그에서 사우디를 1-0으로
이겼고, 98월드컵 예선에서는 홈에서 일본과 비긴 적이 있습니다. 한
국에 대한 승리는 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비쇼베츠감독이 이끌
던 팀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면서도 득점을 허용하지 않아 1-0으로 이
긴 것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우즈베키스탄은 특정한 상
대팀에 대한 유림함-불리함이 없기 때문에 상대팀보다는 원정경기 이
동을 감안하여 되도록 가까운 나라와 한조가 되기를 바랄 것 같습니
다. 그렇다면 2번시드에서 이란, 4번시드에서는 쿠웨이트를 더 선호
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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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종예선에 진출한 나라들과 역대전적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한국 (90년이후) 무득점 4연패
일본 3승2무3패
이란 3무6패
사우디 1무3패
우즈베키스탄 1패
바레인 기록없음
보시다시피 일본을 제외하면 1승도 올리지 못했습니다. (일본에 대
한 마지막 승리도 90년 다이너스티컵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북한으로서는 한국도 일본도 프로축구 개막 이전이며 팀 컨디션에 어
려움이 따르는 2월9일 개막전에서 어떻게 승점1점이라도 올려야만
그 이후 싸움에 조금이나마 기대를 걸 수 있을 것입니다. (거꾸로 한
일 양국 입장에서 생각하면 프로축구 영향을 받지 않고 모든 일정을
월드컵예선에 맞추어서 이판사판으로 총력전을 펼칠 것이 예상되는
북한에 대해 단단한 정신무장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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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바레인과의 역대전적을 살펴보니까 최근 바레인의 오름세와 쿠웨이트
의 내림세를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그래도 쿠웨이트는 여전히 동아시아국가 킬러라는 점입니다. 96아시
안컵 준준결승에서 일본, 2000아시안컵 1차리그에서 한국, 그리고 올
해 월드컵 예선에서 중국을 격침시킨 쿠웨이트의 저력은 마음에 걸리
는 대목입니다.
올해 8월 아시안컵 1차리그에서 힘 한번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한국
에 일방적으로 당한 끝에 결국 1차리그에서 탈락한 모습을 보면 쿠웨
이트가 무서운 팀이란 생각이 별로 안 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이
번 중국의 월드컵 예선 조기탈락은 쿠웨이트가 잘했다기 보다 한
(Haan)감독에 대한 중국축구의 적응실패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중
국을 격파한 쿠웨이트는 기세가 올라 있을 것이며, 1번시드 한일 양
국 입장에서는 팀 컨디션 조절에 실패할 경우 쿠웨이트의 기세에 눌
리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습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지만 4번시드 두나라는 1번시드와 싸우는 개막전 원
정경기에서 1점만이라도 승점을 올리면 2차전 이후 싸움에 큰 탄력
을 받을 것입니다. 이것을 거꾸로 보면 4번시드 두나라는 개막전에
서 대패할 경우 그대로 주저않고 마는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개인
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첫댓글일본을 괴롭힐만한 팀이라면 이란도 가능하죠 일단 공격진의 파괴력만 놓고본다면 이란이 일본보다 한수위입니다. 원래 글 쓰신 분이 이란의 전력을 높게 평가안하시는거같네요... 그리고 최근 우즈벡이 유럽파가 많아지면서 상승세를 타고있는데 만약 키에프의 샤츠키흐,로코모티브의 마메도프등 유럽파가
첫댓글 일본을 괴롭힐만한 팀이라면 이란도 가능하죠 일단 공격진의 파괴력만 놓고본다면 이란이 일본보다 한수위입니다. 원래 글 쓰신 분이 이란의 전력을 높게 평가안하시는거같네요... 그리고 최근 우즈벡이 유럽파가 많아지면서 상승세를 타고있는데 만약 키에프의 샤츠키흐,로코모티브의 마메도프등 유럽파가
전부 합류하게 된다면 한국,일본,이란을 충분히 꺽을수있는 전력을 갖추게되는 팀이 우즈벡입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일본의 포워드만 봐도 샤츠키흐만한 포워드는 없죠
오... 재밌는 글이네요. 분석도 잘하셨구요. 근데 일본이라고 이란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지는 않겠죠...
최종예선인만큼,어느팀하나 만만한팀은 결코없겠지만, 이란만은정말... 우즈벡..유럽파가 다수있긴하죠 러시아프리미어리그나,우크라이나,등지에서 활약하는 선수도 많고..근데 아직까지는 전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알수없네요,,그런점에서 위험할수도..
'어렵게 생각하지 않지는 않겠죠' 보다 차라리 '쉽게 생각하지는 않겠죠' 라고 쓰시지... 처음에 봤을때는 반대로 알아들었어요 -_-;;
샤츠키흐.. 97프랑스예선때 한국에게 한골 넣었던걸로 얼핏 기억나는데.. 예전에 세브첸코 대신해서 키에프에 입단하는 우즈벡 선수가 샤츠키흐라고 하길래 설마 그선수인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뭐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을정도로 커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