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기도)
주님,
‘일상’과 ‘평범’이 참 소중한 것임을 생각합니다.
큰일을 잘 치르고 일상의 새날로 돌아오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말씀 앞에 나아갑니다.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습니다.
십자가 보혈로 덮어 주옵소서.
정결한 마음을 회복시켜 주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성령님, 말씀을 조명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본문)
39. 예수께서 나가사 습관을 따라 감람 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따라갔더니
40. 그 곳에 이르러 그들에게 이르시되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 하시고
41. 그들을 떠나 돌 던질 만큼 가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여
42. 이르시되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하시니
43. 천사가 하늘로부터 예수께 나타나 힘을 더하더라
44.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
45. 기도 후에 일어나 제자들에게 가서 슬픔으로 인하여 잠든 것을 보시고
46. 이르시되 어찌하여 자느냐 시험에 들지 않게 일어나 기도하라 하시니라
47. 말씀하실 때에 한 무리가 오는데 열둘 중의 하나인 유다라 하는 자가 그들을 앞장서 와서
48. 예수께 입을 맞추려고 가까이 하는지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유다야 네가 입맞춤으로 인자를 파느냐 하시니
49. 그의 주위 사람들이 그 된 일을 보고 여짜오되 주여 우리가 칼로 치리이까 하고
50. 그 중의 한 사람이 대제사장의 종을 쳐 그 오른쪽 귀를 떨어뜨린지라
51. 예수께서 일러 이르시되 이것까지 참으라 하시고 그 귀를 만져 낫게 하시더라
52. 예수께서 그 잡으러 온 대제사장들과 성전의 경비대장들과 장로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강도를 잡는 것 같이 검과 몽치를 가지고 나왔느냐
53. 내가 날마다 너희와 함께 성전에 있을 때에 내게 손을 대지 아니하였도다 그러나 이제는 너희 때요 어둠의 권세로다 하시더라
(본문 주해)
39~44절 : 예수님께서 습관을 좇아 감람산에 가시니 제자들도 따른다.
감람산은 감람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고, 또 이곳을 겟세마네라고 하는데 그것은 ‘기름 짜는 곳’이라는 뜻으로서 예수님께서 붙잡히시기 전의 기도하는 모습과 연관이 된다.
예수님은 늘 기도에 힘썼고, 이러한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 아버지와 친밀한 교제를 하시며 아버지의 뜻을 알고 순종하신 것이다.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 하신 것은 예수님께서 곧 체포당하심으로 제자들에게 큰 신앙의 위기가 닥칠 것이기 때문에 기도로 준비할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그리고 주님은 돌 던질 만큼 가셔서 기도하기 시작하신다. 제자들이 주님의 기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거리였다.
42절의 ‘잔’은 십자가의 고난을 가리키며, 그것은 또한 하나님께 버림받는 것, 아버지와의 단절을 나타낸다.
예수님께서는 버림받으심으로 통하여 자기 백성의 죄를 대속하시는 그 잔을 예수님이 마셔야 하는 것을 알았다. 그러한데도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은 하나님께 버림받는 고통을 예수님만이 가장 바르고 분명하게 알기 때문이다.
죄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하나님 아버지로 단절되어 있기에 아버지로부터 버림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단 한 번도 아버지와 분리된 적이 없으신, 죄가 없으신 분이시다. 그러한 분이 십자가를 지심으로 육체의 고통보다 더한 고통 즉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저주를 받아 버림받는 고통을 당해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천사를 보내시어 예수께서 메시아 사역의 완성인 십자가의 고난을 잘 감당하시도록 도우신다.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하셨는지 땀이 땅에 떨어지는 피 방울같이 된 것이다. 그야말로 피땀 흘리며 기도하시는 것이다.
45~46절 : 기도 후에 제자들에게 가보니 제자들은 자고 있었다. 마태복음에 보면 세 번이나 깨워도 세 번이나 자고 있었다.
제자들은 육신의 피곤함과 예수님의 기도 소리를 들으며 예수님에 대한 염려와 슬픔으로 인해 잠이 들었던 것이다.
몇 시간 전만 하더라도 예수님이 옥에 가면 자신들도 옥에 가고 죽는 자리에도 함께 가겠다고 하였지만, 한 시간도 깨어서 기도할 수도 없는 연약한 제자들이었다.
이런 제자들이 주께서 약속하신 성령 충만을 받았을 때 주님과 함께 고난에 동참하고 순교의 자리까지 나아간 역사적 사실에서, 사람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도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7~51절 : 대제사장과 성전의 군관들과 장로들이 유다를 앞장 세워 예수님을 붙잡으러 왔다. 어두운 밤에 산에서 예수님을 체포해야 했기에 병사들은 예수를 쉽게 알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가룟 유다가 입맞춤을 사인으로 하여 병사들에게 예수가 누구인가를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성질 급한 베드로(요18:10)가 칼을 휘둘러 대제사장의 종의 귀를 날려버린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것까지 참으라고 하시면서 그 귀를 붙여주신다.
‘이것까지 참으라’ 하신 것은 예수님께서 능력이 없으셔서 잡히시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이 하나님 아버지의 뜻이기에 순종하시는 것이다.
52~53절 : 예수님이 잡히시는 것은 그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탄의 권세 아래 있는 유대 지도자들이 그동안은 예수님을 체포하지 못하다가 이제 체포하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예정과 섭리 속에 예수께서 십자가의 고난을 당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너희 때요 어두움의 권세’라고 하신 것은 어둠의 권세의 마지막 발악하는 때를 가리킨다. 이 어둠의 권세는 예수님을 잡아 죽이면 그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여긴 것이다. 그러나 그 승리는 오히려 영원한 패배가 될 줄을 몰랐던 것이다.(창3:15)
(나의 묵상)
복음을 모르고 십자가에 연합되는 것을 모르니 위급한 일이 생기면 기도보다 언제나 칼을 빼어 휘두름으로 스스로 진액을 빼고, 일을 그르쳤던 지난날들을 생각한다.
기도의 중요성은 귀가 닳도록 들었기에 하기는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묻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나의 정답을 알리고(?)는 하나님께서 다른 말씀을 하시지 못하도록 얼른 ‘예수님 이름으로’ 마감한다.
그러고는 내 기도를 들어주시네 마네 하면서 속으로 원망하기도 하고, 겉으로 투덜거렸던 것이다.
어린 양이 세상을 이기는 방법은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것이다.
이 땅에서 성도가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것은 칼을 휘두르는 것과 같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죽으신 어린 양을 따르는 것이다.
그 어린 양을 따르는 일은, 고난의 잔 앞에서 피땀 흘려 기도하는 것과 칼을 휘둘러야 할 것 같은 상황에서 ‘이것까지 참으라’ 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기억하는 일이다.
나의 죄와 비참함, 그 무겁고 더러운 짐을 다 져 주시기 위해 주님께서 피땀 흘리며 기도하신 것을 이제는 안다.
그래서 매일 말씀 앞으로 나아가 나의 죄인 됨과 십자가 보혈을 믿게 하심으로 의인 되게 하신 주님의 공로를 찬양하게 되었다.
그러니 성령께서 세상을 이기는 방법을 말씀을 통하여 가르쳐 주신다.
그것은 바로 십자가에 연합되는 일이다.
주님께서 십자가 그 고난의 잔을 마시기 위해 피땀 흘려 기도하셨으니, 나는 주님의 그 십자가에 연합되기 위해 역시 피땀으로 기도해야 하는 것이다.
내게는 매일의 말씀 묵상이 피땀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그러면 천사가 주님의 기도를 돕듯이, 성령께서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또 기도할 수 있도록 도우신다.
나의 가장 중요한 기도는 날마다 십자가에 연합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염려와 슬픔과 육신의 연약함 때문에 지쳐 잠에 빠져드는 자도 아니요, 칼을 휘둘러 곤경에 빠진 주님을 내가 구해내야겠다는 자기의가 가득한 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자기 부인의 십자가를 짐으로 주님을 따르는 일이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성도의 고난이지만, 주님의 완전한 승리에 동참하는 것이다.
복음을 알지 못하면 십자가의 길을 걸어갈 수 없다.
그리고 십자가에 연합되기를 원하는 이 기적과도 같은 신비한 기도, 세상이 이해할 수 없는 이런 기도를 할 수 없다.
이렇게 무릎 꿇는 자가 되도록, 오늘도 하늘 보좌 우편에서 나를 위해 중보하시는 주님이 계시니 완전 안심이다.
(묵상 기도)
주님,
겟세마네에서 세상을 이기는 기도를 가르쳐 주시니 감사합니다.
마구잡이 기도가 아니라, 주님을 따라서 하는 기도를 배웁니다.
고난의 잔 앞에서 당신의 마음을 다 아뢰지만
하나님의 뜻대로 되기를 원하는 아들의 순종을 저도 배우기를 원합니다.
십자가로 다 이루신 주님을 따라가게 하옵소서.
성령님, 제게 주어진 이 땅에서의 사명을 잘 감당하고
기쁨으로 주님 품에 안기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