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쏴 . 앉 쏴
- 문하 정영인 수필
남성들의 소변보는 자세를 말한다. 앉아서 소변을 보느냐, 서서 소변을 보느냐. 여성은 항상 앉아서 소변을 보기 때문에 여기서 논의의 대상이 안 된다.
이즘 한국인의 46% 정도가 앉쏴 하고, 독일인의 62%도 앉쏴 한다고 한다. 이젠 서쏴에서 앉쏴로 대세가 기우러지는 모양이다. 하기야 여자들은 앉쏴이지만 남자들이 앉쏴로 기울러지는 주된 이유는 위생상의 청결 때문이라 한다. 한국에서 보신탕이 사라지듯이 안쏴도 세계적인 흐름인가 보다.
우리 친구 중에 한 명은 그전부터 늘 앉아 쏴를 한다고 했다. 그 당시 우리들은 그 친구가 유난을 떤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선견지명이 있는 친구였으니 말이다. 또 그 친구의 앞서가는 소변보는 태세는 소변보기 전에 손을 닦고 소변 본 후에도 손을 닦는다. 그 친구의 지론대로라면 어찌 성스러운 거시기를 때 묻은 손으로 잡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그 친구의 별명을 ‘손 따거 조 따거’라고 부른다.
남자들은 소변을 본 후 옥근삼타(玉根三打)라 하여 소변 본 후 툭툭툭 세 번 털고 집어넣었다. 이제는 소변을 본 후 휴지로 마무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남자들은 소변 본 후 처리 양상이 서너 가지가 있다. 옥근삼타형으로 툭 털고 집어넣는 형, 잔뇨를 없애기 위해서 훑어 내리는 형, 휴지로 닦아내는 형, 소변보기 전에 손을 닦고 소변본 후 거시기를 닦는 청결형이 있다.
전문가들의 변에 의하면 서서 쏘는 경우 소변기에 가깝게 가서 쏴야 튀는 소변 방울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소변을 다 본 후 2~3초 정도 기다려서 요도 끝에 남은 소변을 털어내야 소변이 소변기나 옷에 묻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젠 나이가 많이 드니 거시기를 붙잡고 보아야 옷에 지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나이가 들면 허리도 수그러들고 고개도 굽어지고 거시기도 쳐지게 마련이다.
하기야 어렸을 적, 추운 겨울철에는 방 안에 오강을 들여 놓았다. 이동식 포터블 WC이다. 지금은 집 안에 화장실이 있지만 그 당시는 집 바깥에 변소가 있었기 때문에 쭈그려 앉아 오강에다 소변을 보거나 오강을 타고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이 보통이었다. 겨울철이 아니면 밖의 변소를 다녀야 한다. 오밤중에 변소를 가려고 하면 여간 무서운 것이 아니었다. 형이나 엄마를 앞세워 변소를 다니곤 하였다.
개도 암놈은 앉아서 쏘지만 수놈은 한쪽 뒷다리를 들고 소변을 본다. 개가 한 다리를 들고 소변보는 것에 대한 우화가 있다. 신이 동물들을 창조할 적에 신체 부위의 한 가지를 부족하게 창조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코끼리는 코가 없고, 사슴은 예쁜 뿔이 없었으며 돼지는 꼬리가 없고 개는 한 다리가 없었다고 한다. 어느 날이 신이 동물들한테 선물을 가져왔으니 동물들 보고 광장에 모이라고 하였다. 신은 선물 보따리를 풀어 코끼리에게는 긴 코를, 사슴에게는 멋진 뿔을, 개에게는 한 다리를 붙여 주었다고 한다. 늦잠을 자다가 맨 끝에 온 돼지는 줄 선물이 없었다.
투덜거리는 돼지에게 신은 선물 보따리를 묶었던 짧은 끈을 꼬리로 붙여 주었다. 그래서 지금의 돼지 꼬리는 끈처럼 배배 꼬이고 짧은 것이라고 한다. 개는 신이 주신 성스러운 다리를 어찌 오줌을 묻게 하느냐고 신이 준 다리를 들고 오줌을 싼다는 것이다.
총을 쏠 적에도 서서 쏴, 앉아 쏴, 쪼그려 쏴, 엎드려 쏴 등이 있듯이 소변을 보는 것도 여러 가지가 있는 모양이다. 아기일 때는 기저귀에다 오줌을 싸고 늙으면 다시 기저귀에다 오줌을 싸야 한다. 그때는 누워 쏴가 될 것이다. 어찌 보면 삶은 돌고 돌이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가 한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듯이 말이다. 낙엽귀근(落葉歸根)이라 하듯 나뭇잎은 다시 낙엽이 되어 자기를 키워준 뿌리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이슬, 빗방울, 눈들도 결국 물로 돌아가야 한다.
남성이 하루 동안 서서 소변을 볼 경우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 방울 무려 2300개에 이른다는 실험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서서 쏴 하는 경우 소변이 잘 배출 되고 잔뇨가 남지 않으려면 선 자세로 거시기를 들어서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어느 비뇨기과원장이 말했다.
이젠 서서 쏘며 진저리 치며 소변보는 시대는 지나갔나 보다. 서서 쏴냐, 앉아 쏴냐. 훑을 것인가 손 따거 조 따거 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다 남자들만의 지린내 나는 이야기다. |
첫댓글 거참 우리들 이야기 맞네요
다양하게
때에 따라서
우리사는 이야기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