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에게 새 삶 주고 하늘로... 뇌사 고 이명주씨, 각막과 간 등 장기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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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석영 주임신부가 장기기증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세상을 떠난 이명주씨를 기억하며 관에 분향하고 있다. |
13일 새벽 군산역 인근에서 교통사고로 뇌사에 빠진 이명주(요셉, 45, 대전교구 장항본당)씨가 전남ㆍ북과 서울 환자 6명에게 장기를 이식,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하느님 품에 안겼다.
설 연휴 직후 성당을 청소하던 최석영(장항본당 주임) 신부와 수도자들은 고인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전북대 대학병원에 갔으나 도착했을 때 이미 뇌출혈이 심각해 의료진도 손을 쓸 수 없는 중태였고, 사고 하루 만에 뇌사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고인이 지난해 대전교구의 생명 운동에 동참, 본당 신자 168명과 함께 장기기증 등록을 한 사실을 떠올린 유족들은 병원 측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고, 14일 고인의 각막과 간, 신장 등 장기는 전북대 병원에 입원 중인 만성질환자 4명에게 이식됐다. 또 신장 가운데 하나는 전남 지역 환자에게, 심장은 서울 지역 환자에게 각각 이식돼 총 6명에 이르는 환우들이 회생의 기쁨을 안게 됐다. 농공단지 한 업체에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성실하게 한 평생을 산 고인의 아름다운 사랑 실천이었다.
고인을 기리는 장례미사는 고 김수환 추기경 1주기인 16일 장항성당에서 최 신부 주례로 유족과 본당 교우들 애도 속에 봉헌됐으며, 유해는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내리 성당 묘역에 안장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옥련(희순 루치아, 44)씨와 아들 광철(요한, 19)ㆍ건영(대건 안드레아, 16) 형제가 있다.
박희춘 명예기자 @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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