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창밖은 저의 마음을 아는지.
아침부터 하늘이 회색빛으로 물들어있더니
기어이 하얀눈이 바람에 흩날리며 내리고 있습니다
세상살이 눈송이처럼 조용히 내리고 조용히 물이되어 대지에 스며들 듯
그렇게 조용히 나이를 먹고 살고 싶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인생의 길이 보이지 않는 길이라.
수도없는 길이 갈래갈래 놓여있다고 합니다
다만 우리는 어떤길인지 알수없으니 닥쳐봐야 알겠지요
인생길이 꽃길이길 바라고 바라지만 푹푹 빠지는 뻘길도 있으며
어떤때는 너무나 행복하여 세상이 꽃길처럼 보이는 꽃길도 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눈물길이.
오늘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낮에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리남편 전화입니다
" 잠깐 미용실에 가야하는데!"
" 왜!"
" 각서를 써야 하는디!"
" 양식이 필요할것 같아서!"
" 무슨 각서!"
" 아들 야구감독이 전화가 왔는디 아버지도 각서를 써야하며 아들손에 쥐어서
학교로 보내라는 전화를 받았어!"
" 얼래래!!!"
" 아들이 잘 못 했는데 왜! 당신이 각서를 써야하는데?"
" 자식을 잘 못기른 부모 탓이라 그러는것 아니겠는가?"
아!
그래서 오늘 우리남편이 각서를 썼습니다
창밖에 하얗고 고운눈이 진흙 구덩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우리남편이랑 함께 온 우리아들 고개 푹 숙이고 아무말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남편 아들에게 머리를 짧게 잘라주라 합니다
우리아들 다른때 같으면 펄펄뛰고 지랄일텐데 아무말 하지않습니다
에구구!!! 언제나 철이 들어 반듯하게 살련지.
마음에서 불끈이가 두주먹을 쥐고 머리통을 한방 날렸으면 좋겠는데
마음 약하고 죄많은 부모라 그렇게 못하고.
우리남편 괜한 저한데 큰소리를 냅니다
우리 작은아들을 죽이든 살리든 모든 권한을 다 맏긴다는 남편의 각서 내용.
우리 작은아들은 대학야구 부원들을 위해 다시는 어뚱한짓을 하지않겠다는 맹세와
용서를 바라고 선처를 바라는 내용.
두개의 봉투를 손에 쥐어주며 학교로 내려 보냈습니다
내일부터 대학 기말고사가 있다며 감독님의 긴급 호출의 내용때문에 사건의 전말입니다
그래도 감사하지요
시험을 못보게 한다면 약자인 저희는 어쩔수 없는일이지만 그래도 학기를 맞쳐야 하기에
기숙사로 오라고 감독님의 특단을 취한것입니다
기죽어 내려가는 아들의 뒷통수를 보면서
저는 마음을 천번만번을 죽이고 고고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 아들 다시한번 이번일을 거울삼아 다시한번 마음잡고 열심히 해!"
" 예!"
염치 좋은 우리아들이 곱고 아름다운 배추색을 지갑에서 꺼내며
아들손에 쥐어주니 엽치없이 덥석 받습니다
마음속으로 아들을 향해 실컷 욕했습니다
싸가지 없는넘.
나쁜 넘.
군인이라도 가면 좋을것을 가지도 않는넘.
저잉간 저넘이 누굴 닮았을까?
아무리봐도 우리부부의 마음은 닮지 않은것 같습니다
얼굴은 우리부부 반반 닮았는데 성질머리는 안닌것 같습니다
우리부부 마음씨 대한민국에서 특허낸 고운마음씨입니다
계획해서 우리남편 쌍코피 터지며 가진 아들이라 그런걸까?
갑갑한 속이라도 시원하게 비라도 한바탕 쏟아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한참을 창밖을 바라보며 또다른 생각을 합니다
두번째의 태풍이 잔잔해지길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우리작은 아들의 마음속 바람이 잠깐 지나는 소낙비이길 기도 드립니다
햇볕이 고운날 잠깐 쏱아지는 소낙비 처럼요
학교에 가서 감독님과 코치님들과 잘 지내길 간절히 마음으로 기도 드립니다
운동선수로써 모든걸 다 극복하고 아름다운 인성을 갖춘 청년이 되길 기도 드립니다
언제인가는 이런 일조차 웃으며 추억을 말하는 날이 있기를 기도 드립니다
저녁이 되어 퇴근하는 우리남편의 지치고 처진어깨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릿해옵니다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우리남편.
오히려 아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우리남편.
아들에게 실망도 많이 했을텐데 큰소리 한번 치지않고 설득하는 우리남편.
오히려 내가슴의 멍을 위로해 주려하는 우리남편.
오늘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술을 대접할까 합니다
서로을 위해 위로주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2010년 12월 8일 수희.
삭제된 댓글 입니다.
학교에 도착할 시간이 되었는데도 우리아들 전화도 없습니다
정말 승질나서 환장하겠습니다
예~~ 믿어야지요... 자식이니께 믿어야지요....
정말 그럴까요?
나중에 정신차리면 효도할까요?
믿습니다....
어린이는 어른이의 거울이라대여~~~ 오짠대여 ~그래두 더 큰 사고 안치고 건강하게 살아 주기만 하여도 감사를 해야지여~~ 병원 중환자실 앞에 서면 건강하게 살아 잇다는 것만으로도 애들한티 맘 속으로 고맙다구 다짐 합니다.ㅎ
예~~ 제가 욕심을 부린것인지도 모르죠...
아픈자식을 둔 부모를 생각한다면 제가 교만했던것 같습니다
오늘도 마음을 다지며 건강한 자식으로 있느것만으로 감사합니다...
자식때문에 각서라.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뭔들 못 하리까마는
아이들도 조금은 부모맘을 생각 해 줬으면...
그래요....
각서가 아니라 그 무엇을 요구해도 해줘야하는것이 부모이지요...
자식이 부모맘 조금만 생각한다면 부모는 살아가는것에 조금은
수월할텐데요.....
엊그제 TV에서 소뇌증이란 병을 앓고 있는 딸둘을 그래도 살아있는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눈물짓는 젊은 부부를 보았답니다..
그 아이들이 앓는 소뇌증이란게 뇌가 자라지 않고 그대로 머물고 있는 병이라는데
그 딸둘이 지금 큰애는 8세 , 작은 딸이 4세인데 지적수준이 생후9개월짜리와 맞먹는다고 하네요..
공갈젖꼭지를 입에 물고 아직도 기저귀를 찬 모습의 큰아이들의 모습이 생소하면서도
생후 3년을 넘기지 못할것이라고 예상했던 의사들말보다 지금 훨씬 더 오래살아
그들 곁에 살고 있는 현실만으로도 행복하다네요..
민들레님! 너무 속앓이 하지마세요...
어디가 불편해서 자리보존하지 않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제친구딸은 태어났을시,,,병원에서 의료사고로,,,25살죽을때까지 기저귀차고,,자라지못하는 장애~
그래도 그신랑,,,그애의 웃는 모습만 보면 뭐든 근심걱정사랑진다고....그렇게 예뻐하더니,,죽었다는 소식,,,,
맞습니다....
제가 교만하고 욕심이 많았던것 같습니다
마음이 아파서 그랬습니다
그래도 행복하다고 마음에서 소리쳐 보겠습니다...
살아 있어줘서 행복혀!!
건강해 줘서 행복혀!!
제 갈길 가 줘서 행복혀!!
그런 부모 둬서 행복한 줄 알어~~!!
감사합니다...
그래요,,, 우리아들들은 그런 아버지둔것을 행운으로 알아야하는디.....
나쁜넘들! 속이 후련하네여~~~
우리아들도ㅡㅡㅡ운동선수출신,,,이젠 은퇴했지만,
고삼때,,,후배들데리고 장난쳐서~~
그부모들만나서,,,손이 발이되도록~~싹싹빌고~~~그래도 미우나고우나 내자식~~~
어찌모범생만 내아들이겠어요~~~~~아들셋이 다달라도,,,
돈달라고 하는 아들이 내아들이라고 하던데,,,,두놈은 돈벌어서쓰고,,,,
아직 자리못잡은 큰아들,,,아버지한테,돈달라고,,,,핸드폰 요금낸다나~~
노는데는 돈다쓰고,,,핸드폰 요금도,,,못내니~~~언제 철들래,,,,
아이고~~~~ 미쳐요....
우리 힘내요! 기마나님!
자식이 다는 아닌디 부모라 그러네여~~~
눈오는날 어제 마음이 엉망이었습니다
기마나님! 우리 홧팅!
자식이 뭔지~ 에궁
한번씩은 다 부모 속을 태우고 애를 먹이나 봅니다.
그것도 성장의 한 과정이라 여겨야지 어찌하오리오.
몸 건강히 잘 자라준것만 해도 감사한 일이지요.
아무리 순해도 한번쯤은 속을 썩이는 자식이라 어떤언니가 하더이다...
지나가는 두번째 바람이라 생각합니다...
세번째 바람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요~~~
우리의 일상을 생각 해 보면 거의가 자식을 위하여 살아 가는것 갔습니다 '
모쪼록 좋은 선수로 몸 건강히 ㄷ잘 자라 주길 기도 합니다
그저 건강하게 잘 성장했으면 하는 바랩이 큽니다
아름다운 인간성을 가진 청년으로 자라리라 믿습니다
부모님 마음을 알아주는 자식이
몇명이나 되겠어요~~
죽을때까지 부모는 부모일수 밖에
없는것 같아요~~
싫어하는 술한잔 함께하시며 마음푸세요
예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려합니다...
부부가 최고지요...
걱정하지 마세요....부모 닮아 반듯하게 클테니까요.....제 남동생이 농땡이 중에 상농땡이였는데 군대 갔다오고나서 철이 드는데 결혼해서도 얼마나 가정을 반듯하게 꾸리며 부모 잘 섬기는지...반드시 그럴거예요...힘 내세요...
그래야 그런 희망이 있어 위안을 받습니다....
감사합니다...들국화님!
건강하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