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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대만 비즈니스 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일체유심조
대만에서 의료,보건기기,생활편의용품 쪽 사업을 하고 있는 일체유심조입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린바와 같이 대만의 한류에 관하여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한류의 기원을 더듬어 보자면 2000년도 이전 빠르게는 1990년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해외공보관으로 근무했던 정인준님의 '한류의 기원'이라는 글을 보게 되면 당시 홍콩공보관으로 지내던 김경해 공보관님이 대중국 홍보효과가 기대된다며, 홍콩 주재 한국 기업들이 '사랑이 뭐길래' 현찬광고에 참여토록 설득한 후, 해외공보관에 지원요청을 한 것입니다. '사랑이 뭐길래' 시청자들은 퇴근후 가족 저녁 준비하는 것이 일상사인 홍콩 남성들이 저녁준비를 거부하는 사보타지 모임을 결정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나와 있습니다.
92년 홍콩 직장 남자들의 귀가 시간을 앞당기 가부장적이고 남성우월에 빠져있는 보수 집안 가장(이순재)와 장남 대발이(최민수) 및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란 며느리(하희라)의 코믹드라마로 중화권 문화에 신선하고 재미있는 소재로 다가왔죠. 92년도 한-중 수교가 이루어지고 중국도 한국에 대하여 우호적인 태도로 많이 변하게 됩니다. 게다가 중국 동북 쪽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들은 한국 위성을 직접 시청할 수 있는 위성신호 접수기를 많이 달아 한국과 동시에 KBS, MBC, SBS, EBS 등을 시청을 많이 했으며 한국 드라마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결국 97년도 중국 CCTV에서 '사랑이 뭐길래'를 정식 수입하여 방영하여 1억5천만명이 시청함으로써 중국에 한류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입니다. '사랑이 뭐길래'는 첨병 역할을 한 것이죠.
그때 중국 채널에 사랑이 머길래가 중복으로 방송되는 지역이 엄청 많았습니다. 중국을 잘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중국의 TV는 중앙방송 그리고 지역방송(지역방송이라고 해도 성별로 나뉘어 져 있기 때문에 매우 큰 방송국입니다. )들이 합쳐서 나오는 시스템인데 영향력은 어마어마 했었죠. 그리고 한국의 실생활을 소재로한 코믹한 주제와 배우들의 아주 매우 굉장히 훌륭한 연기는 어색한 발연기의 중국 제작 작품보다 신선하고 재미있고 한국을 동경하게 만드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한국에서 겨울연가' 등 지속적으로 좋은 작품들이 나오고 일본, 중국, 대만 그리고 동남아을 휩쓸면서 선풍적인 인기 몰이를 했습니다. '대장금'은 더 말 하면 입 아플 정도죠. 아무튼 한류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주제가 한류의 기원을 밝히는 것이 아니기에 서론은 여기까지 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면, 한류가 대만에 주는 영향은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이것도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안 쓸 수는 없군요.
작년 통계를 보면 대만에서 상영된 한국 드라마는 총 162개 작품이 방영되었습니다. 금년은 상반기만 보더라도 120개 작품이 방송을 탔구요. 즉 매월 20가지 이상의 작품이 대만에서 방영되는 것인데 대단한거죠. 드라마를 잘 안보는 저와 달리 드라마에 애착에 집착까지 하는 우리 집사람은 한국보다 동시에 더 많은 드라마를 해줘서 너무 좋다고 합니다.
여기서 대만에 있는 분들 만나서 한국에서 왔다고 밝히면 대부분 아줌마들은 '한국 드라마 너무 재미있다. 요즘 보는 한국 드라마가 뭐냐?'고 묻습니다. 그러면 저는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하죠. '한국 남자들은 드라마 거의 안본다'구요. 저는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면 보통 9시를 넘는 경우가 많고 야근이 잦기 때문에 드라마 보기 힘듭니다. 저랑 비슷한 불쌍한 직장인들은 충분히 동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만 아줌마들은 '한국 남자들은 여자를 왜 때리느냐?'는 질문도 많이 합니다. 저는 '요즘 그런 현상의 거의 없다'고 합니다. 아무튼 우리 집은 아직까지 없습니다. 다들 없으시죠?
그런데 왜 이런 질문이 나오는지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모두들 드라마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 한국 드라마에서 남자가 여자를 때리는 드라마소재는 많이 본 것 갖지 않습니다. '사랑이 뭐길래'에서 매우 가부장적인 아버지 캐릭터가 나오지만 여자를 때리는 그런 장면이나 그런 시도도 없었지 않나 싶습니다. 여자와 다투지 않고 늘 보호해야 한다고 교육을 받아 온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아마도 대만 TV에서 한복을 입고 나오는 그 아줌씨의 영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30년전에 한국에서 대만으로 온 화교로 TV에 나가면 한국 비하 발언과 현실에 맞지 않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서슴치 않는 분이거든요. 이 프로그램 시청률이 꽤 높습니다. 그런 자리에서 '한국 남자는 여자를 때린다'라는 발언을 하면 드라마에서 나오는 가부장적인 모습과 합치되면서 '한국 남자들은 여자를 때린다'라는 루머가 발생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한류가 대만을 휩쓸면서 드라마를 사랑하고 즐겨보는 사람들은 볼거리가 더 생겨서 좋아하지만, 연예계에 종사하면서 인기로 돈을 벌어먹는 연예인들은 좋아할 일이 없습니다. 브라운관을 많이 타야 광고도 좀 들어오고 인지도가 상승할 텐데 한류가 인기를 너무 많이 차지하다보니 본인들이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만의 언론은 좀 뭐라고 말하기가 힘듭니다. 분류하고 싶지 않는 정도로 저질인 언론매체가 많습니다. 괜찮은거 몇개 빼구요. 대만도 섬나라이고 작은 국가라 평소에 이슈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뉴스가 자극적이지 않으면 인기를 끌지 못합니다. 요즘 우리도 가끔보면 추운겨울날 얼음물속에 들어가서 몸소 온도를 재주시는 친절한 리포터가 나오지 않습니까. 아무튼 여기는 언론이 좀 그렇습니다.
대만에서 한류가 주는 영향은 일단 긍정적입니다. 한국의 문화, 한국의 일상, 한국의 밥상... 흠흠... 한국의 드라마 밥 먹는 장면 많이 나오죠. 그 중에는 꼭 김치가 나오고. 그래서 김치의 인지도가 대만에서 매우 높습니다. 한국에서 수출을 많이 하는 대표적인 농산품이죠. 그런데 아쉬운 건 김치로 돈 번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만에 김치 수출이 잘되니 너도나도 서로 팔려고 하니깐요. 결국 A라는 회사보다 B라는 회사에서 더 저렴한 가격에 납품할 테니 우리 것 가져가라고 하는 상황에서 모두 재미는 못보고 일만 많이 한 것이죠.
대만에서 삼성, 엘지의 인지도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한국 삼성, 엘지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TV만 놓고 봐도 대만도 치메이 등 몇가지 몇가지 브랜드 있는데 삼성, 엘지보다 인지도 딸리다 보니 돈벌이 안됩니다. 2009년도 32인치 LCD TV가 2만엔티(약 74만원)정도 할 때 LG에서 1만6천엔티(약 59만정도)로 확 풀어버렸습니다. 엄청나게 팔렸습니다. 저도 그때 구입했으니깐요. 다른 업체들은 죽을 맛이었겠죠.
대만은 가장 큰 문제점이 국제적인 브랜드가 적다는 것입니다. 아수스, 에이서, 기가바이트, 엠에스아이 등 대만 노트북 메이커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아수스, 기가바이트는 메인보드 생산업체 에이서, 엠에스아이는 염가노트북 제조업체로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내 온 것이 아수스에서 만든 EEE PC 일명 넷북이었습니다. 다른 업체들도 따라하구요. 엘지, 삼성, 후지쯔, 소니 등 업체들은 넷북에 굉장히 소극적이었죠. 그런데 처음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것 같았던 넷북이 결말은 좀 안 좋습니다. 차츰 다른 대기업들도 경쟁에 참여하게 되었고 디자인 기술이 딸리던 대만제는 역시 이익을 많이 못 봅니다. 사실, 넷북을 만들어낸 것이 결국 회사의 어려움을 더 증가시켰습니다. 노트북 생산을 할 때는 그나마 마진율이 낮더라도 좀 돈 되는데 넷북은 비슷한 마진율을 가져가면 절대이익은 줄어들거든요. 아무튼 돌을 들어서 발등을 깬 것이죠.
한류는 한국 제품을 대만에 소개하는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가정집 음.. 우리 아파트 구조 좋고 깨끗하고 가전 제품 삐까번쩍 하지 않습니까. 지하철 깨끗하고 좋구요. 잘 못사는 집도 뭐 집은 넓잖아요. 이런 것들이 한국이 대만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을 가져왔던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은 다년간 SOC의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새로운 디자인과 깨끗한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대만의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대만은 지금도 몇십년 된 집이 많이 있습니다. 리모델링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죠. 지금은 풀렸지만 2008년도 까지만 하더라도 재건축 하려고 하면 그 빌라에 사는 모든 집의 동의서를 받아내야 합니다. 누구나 알박기 할 자격이 있는 것이죠. 모두들 나는 돈이 없어.. 재건축하려면 나는 이만큼 안 주면 안해. 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재건축 못해서 한집, 두집 그 건물에 남겨두고 그 분들이 나가기를 10년도 더 기다리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죠. 요즘은 좀 바뀌었습니다. 70%이상 동의하면 재건축 승인이 납니다. 그런데 장기간 오밀조밀하게 들어선 건축물들 부수고 다시 하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산지가 70% 이상 차지하는 대만에서 땅은 매우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래서 여기 땅값이 한국 뺨 치는 곳 많습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비춰지는 한국은 아 그냐말로 파라다이스입니다. 아파트 촌이 쫙 펼쳐져 있고 길이 쭉쭉 뻗어있고.. 대단한 선진국입니다. 대만에서 운전은 좀 험한 편입니다. 왜냐구요? 녹화 때문에 좌회전 차선, 우회전 차선, 직진차선 분리 되어 있고, 그 사이에 화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좌회원 우회전 하려면 기회를 봐서 옆차선으로 옮겨가야 하는데 화단이 대부분 길을 막고 있어서 스킬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대만에 차선 변경할 때 깜빡이 안 넣는 사람 많습니다. 넣을 겨를이 없는 거죠. 그런데 한국의 도로는 어떻습니까. 가끔 편도 10차선도 보이지 않습니까? 이것을 보는 대만 사람들 눈에는 대단한 것입니다.
지난번 유명한 사건이 있었죠. 양수쥐엔이라는 대만 태권도 선수가 실격패 당한 그 사건 말입니다. 대만에서 반한 감정이 일제히 고조되었고 어떤 매장에서는 한국제품 불 판매 운동을 했습니다. 15년된 삼성 싱크패드 15인치 모니터를 망치로 부수는 퍼포먼스였죠. 그런데. 웃기는 건 이놈의 모니터가 얼마나 튼튼한지 수십번 망치질을 끄떡없이 벝여낸 것입니다. 발로 밟고 길에 팽개쳐도 별 이상이 없었죠. 그래서 그 화면을 보면서 삼성제품 광고인지 아니면 불판매운동 퍼포먼스인지 구별이 안가더라구요. 지금 그 퍼포먼스 한 매장에서 삼성제품 안파냐구요? 흠.. 팝니다. 잘 팔리니 팔아야죠.. 뉴스에서 취재할 때 매장주인이 그러더라구요. 그건 퍼펀먼스이고 반한 감정이 고조되는 기간에는 어차피 안팔릴 거고.. 뭐.. 퍼포먼스 해서 가계가 알려지면 좋은 것 아니냐고 하더라구요. 아무튼 실익을 중요시하는 상인의 마인드 대단합니다.
한류는 드라마에서 그치지 않고 가수, 아이돌 그룹 등 에도 새로운 기회를 주었습니다. 대만에서 연출은 대성공을 이루고 팬들도 많이 생겼죠. 길가다 보면 소리소리소리.. 원더걸스의 노바디. 소녀시대. 뭐 있나요? 저는 이 방면 무식해서 죄송합니다. 전시회 가면 한국노래가 많이 나옵니다.
한류가 대만에서 쉽사리 사그라 들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 드라마가 굉장히 고품질이고 작품이 많습니다. 연예계의 극심한 경쟁구도가 이루어낸 성과이죠. 일본 드라마도 대만에 영향을 미치고는 있지만 비싼 제작비 때문에 일본도 한류에 밀려 연예인들이 반발하는 사건이 많지 않습니까. 그러나 열혈팬을 갖고 있는 한 뭐.. 무서울 것은 없습니다. 대만 방송국도 규제가 많은 자국 드라마 보다 라이센싱이 편하고 시청률이 보장되는 한국 드라마의 매력을 벗어날 수 없겠죠.
다만 한류를 타고 해외 수출을 하는데 있어서 우리도 자국 기업들 간의 출혈 경쟁은 자제해야 합니다. 서로 자신의 김치를 팔기 위하여 제값도 못 받고 팔다가 다 망하는 불상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거든요.
한류의 지속과 국가의 발전을 위하여 모두 모두 힘을 합치여 큰 성과를 이루어 냈으면 좋겠습니다. 한류가 사업하는 분들에게 주는 이점은 무엇보다도 높아진 국가 위상과 더불어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제품에 대한 익숙이 겠죠. 드라마에서 본 해드폰 등 제품이 대만에 런칭되면 아무래도 눈에 익은 것이라 거부감이 없겠죠.
저도 상승된 이미지를 타고 좋은 제품들 수입하여 대만시장에 런칭하면 좋겠구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제는 조금 가벼운 주제로 대만인이 생각하는 한국에 대하여 적어 보겠습니다.
일체유심조(k@bestmedi.net)
첫댓글 일체유심조님 안녕하세요?!.
대만에서 사업하시는 군요!..북경입니다. 비슷한 일을 하고 있슴돠^^
북경 1년차인데 이곳 생활, 적응 어렵네요. 여튼 건승하셈!.*^^*
소나무님, 안녕하세요. 비슷한 일 한다고 하니 반갑습니다. 나중에 경험교환이라도 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북경이 물가가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 괜찮으신가요? 타이베이는 북경처럼 크지 않아서 번잡함은 훨씬 덜합니다. 조금 만 더 벝이시면 성공할 듯 싶습니다. 꼭 성공하세요.
이런~ 답글이 늦었네요!..지송^^ 여러가지 격려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님 역시 건강한 사업으로 대박나시기 바랍니다.
전 이제 쐐주한잔 걸치러 갑니다요...담엔 같이....ㅎㅎㅎ
기회되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일체유심조님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하시는 사업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대왕님, 왕국이 융성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