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음식을 어떻게 할거냐는 제 남편의 질문에 시어머님 왈
“자아가 왔으니 자아가 해야지.”
‘자아’는 저를 두고 일컫는 호칭입니다.
6년 만에 한국에서 맞는 추석에도 여지없이 부엌데기가 제 몫입니다.
제사 음식 준비라면 어릴 적부터 이력이 나있지만
제사를 대할 때마다 제 속에선 이 무슨 짓이고 하는 불만이 여전합니다.
제 친정에선 명절을 합하여 일 년에 열 번의 제사를 지냈습니다.
상다리가 휘도록 차리는 제사음식은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항상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 어머니는 꼭 따라야하는 무슨 규정인양
정해진 음식들을 빠짐없이 준비하였습니다.
바닷가 사는 사람들의 제사음식 문화는 유달리 가지 수가 많고 푸짐합니다.
그 많은 음식으로 제사를 지내고 나면
자정이 넘는 시간에 이웃집에 음식을 날라다 주고
그 다음날에 동네 아주머니들을 청하여 또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사를 지낸 날 어머니는 가끔씩 꿈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어느 허연 영감이 이마에 땀을 훔치며
잘 먹고 간다고 나에게 인사를 하더라.“
그리고 어머니 꿈속의 그 허연 영감은 고조부, 증조부,
또는 조부로 해몽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로부터 제사를 잘 지내야 복을 받느니
아랫대에 탈이 없느니 하는 소리를 자주 들었습니다.
제 어머니를 보아도 그런 말은 참으로 허무맹랑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정성들여 수 십 년 동안 제사를 지냈는데
중풍으로 10년 넘게 말도 못하고 기동도 자유롭지 못하며
비참하게 사시는 걸 보면 말입니다.
그리고 죽은 조상이 복을 주고 재앙을 준다면
이 집 저 집 할 것 없이 집집마다 복이 철철 넘쳐 날 것입니다.
제 아무리 무식하고 나쁜 사람이라도 제 자식 내지는
아랫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결 같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이 지구상에는 조상 제사 따위는 아예 있지도 않은 곳이 많습니다.
뉴질랜드도 그러한 곳입니다.
사람이 죽은 날은 되도록이면 잊어버린다고 합니다.
조상 제사를 잘 지내야 복을 받는다가 맞는 말이라면
뉴질랜드 사람들 모두 망조가 들어야 합니다.
성경에 따르면 죽은 사람들은 모두 음부로 갑니다.
음부는 육체에서 분리된 영들이 임시로 갇혀 있는 곳입니다.
음부에는 구원 받은 사람들을 위한 즐거운 구역인 위로의 구역과
구원 받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고통의 구역이 있습니다.(누 16:22~26)
죽은 자들은 부활의 날까지 계속 음부에 머물러 있다가
주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 구원 받은 자들은 부활할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땅 위에서 천 년간 통치하시는 천년왕국 전에 발생할 것입니다.
구원 받지 않은 자들은 천년왕국 후에 몸을 갖고 부활하여
흰 보좌 앞에서 심판받고 멸망당할 것이라(계 20:11~12)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믿고 난 이후로는 제사를 준비하는
부엌데기 노릇은 참으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유쾌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력을 제공해야하는 것은 복음전파의 대상인
시부모, 형님네, 동서네, 시누네 모두의 마음을 얻고자 합니다.
이같이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자매님들..
우리의 원함을 주님께서 아실테니
깊은 곳에서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힘내고 부엌으로 갑시다!
오~ 주 예수여~..
첫댓글 추석, 제사, 여인들의 수고... 그리고 오~ 주 예수여~
자매님의 영이 만져집니다..^^ 사람의 생각이 새로워지는 것이 작은 것이 아님을 실감합니다. 가족들이 제사라는 것을 하지 않는다해도 존재가 새로워지지 않은 가운데서는 매일반이라는 것을... 제삿상을 발길로 엎었던 23년전 이래로 요구하는이는 없었지만 아직도 안 끝난 것 같습니다..여전히 친척들은 아이들에게 성묘니 이런 것으로 괴롭히니까요... 모든 것이 각사람 안에서 끝났을 때 비로소 끝났다고 여겨집니다....
자매님글 읽다보니 저에게는 즐거운 공급이 되면서 웃음도 나고 아멘, 아멘도 나오네요. 지난주에 동경에 뉴질랜드 지체들 방문 반가웠읍니다. 가보고 싶도록 아름다운 사진을 가지고 오셔서 보여 줬어요. 특히 Churh in Christchurch. ^^
주 예수여~~~~~~~! 모든 허탄한 것에서 속히 구원하소서! 당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온 땅이 악한자의 손에 처해 있습니다. 속히 오시옵소서!
보리떡 자매님께서는 동경에 계시는군요. 그리고 크라이스처치 지체들과 함께 하셨군요. 그 중 그레이스라는 한국 자매님도 있었지요? 어디에 살든 몸 안에 있으면 다 이렇게 섞이고 연결되고 그렇군요. 아멘.^^
그리스도인인 저의 사촌 제수씨는 하기 싫은 제사 부억일을 하다가 손가락을 칼로 베었지요...자매님의 살아있는 영이 만져집니다. 기회있는 대로 자매님 이야기를 해주어야겠군요
자매님의 간증속에서 주님을 사랑하고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넉넉함을 누립니다. 오램만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