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제 출신들을 결코 깎아 내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학부 졸업후 진로를 바꿔서 공학쪽으로 진학하거나 취업하려 할 경우, 4년제 출신들에 비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하는 데에 동의하시는가 궁금한 것 뿐입니다.
> 5+1 vs(?) 4+2
> 이런식으로 표현을 하시는데 이렇게 비교하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 표현은 제가 개발한 것이 아니고 2~3년 전 한창 이야기들이 많을 때 학자들이나 교수들이 쓰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한 것입니다.
> 설계중심 학부 5년, 설계중심 대학원 1년 이렇게 6년동안 설계중심으로 공부한 사람과 공학중심 4년, 설계중심 2년 이렇게 배운사람이랑 공학쪽으로 진출할 때 유리한 사람을 가려낸다는 것 자체가 모순입니다.
> 설계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시공이나 구조분야로 진출하려는 사람이 설계중심 대학원을 가겠습니까?
그런 이야기는 한 적이 없구요. 단지 학부 졸업후 전공을 바꿔서 공학쪽으로 진학하거나 취업하려 할 경우 4년제 출신들에 비해 운신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다 하는 이야깁니다. ( 학부만 마친 상태에서라면 디자인 쪽으로 진학하거나 취업할 때는 오히려 5녀제 출신들의 운신의 폭이 더 넓을 겁니다. 5년제 출신들은 이미 정규교육과정을 마친 상태, 4년제 출신들은 정규교육과정 6년중 4년만 마친 상태니까요. )
> 그리고 저는 학부4년+설계대학원2년 필수과정에 대해서 절대 무시한 적이 없습니다.
> 오히려 학부 5년과정을 개편하는 것처럼 교육개혁을 시도하는 좋은 부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현재 이 제도로 운영되는 학교는 건국대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다른 학교는 설계대학원(건축전문대학원)이 선택이지 필수가 아닙니다.
> 4+2 제도에 대해서 잘 못 알고 계신 것 같아 건국대 홈페이지에 있는 관련 글을 올려 드립니다.
5+1 이니 4+2 라는둥 하는 것은 사실은 학생 입장에서 겪게 되는 과정일 뿐입니다.
학교 입장에서 "우리는 5+1 이다" "우리는 4+2다" 라고 해 봤자
각각 5년제 학부와 석사과정, 4년제 학부와 석사과정을 운영하고 있을 뿐이지
학생이 5년제 나오고도 2년제 지원해서 들어가면 결국 5+2가 되는 거고 4년제 나오고도 3년제 지원해서 들어가면 결국 4+3이 되는 거고...
결국 앞으로 4+0 에서 5+1로 바뀌든 4+2로 바뀌든
교육의 질은 더 높아질 것이고
특히 4년제 건축과의 경우 완성도를 높여 가는 것은 석사과정으로 넘겨주고 학부에서는 기초를 튼튼히 기르는 데에 촛점을 맞추게 될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그리고 저의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니까 5년제 다니시는 분들도 너무 화내지 마시길 )
어차피 대부분, 특히 우수한 평가를 받는 학생일수록 학부만 한국에서 하고 석사는 선진국에 가서 하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는 5년이나 한국에서 배우고 있는 것 보다는
일단 4년간 한국에서 기초만 튼튼히 해두고 좀더 빨리 선진국 대학원에 가서 2년간 완성도를 높여 가는 편이 더 현명한 판단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30년 뒤쯤 동창회를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5년제 건축과 동창회 가 보면 거의 대부분 건축가들만 우글우글 하겠죠.
반면에 4년제 건축과 동창회에 가 보면 건축가들도 물론 많이 있겟지만 엔지니어 들도 많이 있고 건설회사 CEO 들도 많이 있고...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겠죠?
그런 면에서도 5년제 건축과 보다는 4년제 건축과 를 택하는 것이 디자인을 계속할 사람들에게도 좀더 현명한 판단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일 뿐이니 5년제 다니시는 분들도 너무 화내지 마시고... 제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정말 불만인 것 두가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건축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교육과정만 이수하고 나면 그 학위로 바로 박사과정에 들어갈 수 있는 식으로 교육을 하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는 오히려 거꾸로 건축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을 끝내 봤자 학사학위 밖에 받지 못하는 쪽을 선호하는 학교가 이렇게 많은가... 하는 점입니다.
더우기 전세계적인 분위기가 교육시스템 자체를 학제적인 쪽으로 바꿔서 같은 과에서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 중에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에서 왜 유독 우린라 건축교육만 거꾸로 가느냐는 거죠...
문리대는 기존에 영문학만 전공할 사람 따로 공부하고 서양사 전공할 사람 따로 공부하던 데에서 벗어나서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 중에 영문학 전공하는 사람도 나오고 서양사 전공하는 사람도 나오고 하는 식으로 바꿔 가고 있는데 ( 이게 우리나라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라는 이야기를 신문에서 본 것 같습니다. )
건축과는 오히려 거꾸로, "앞으로는 우리는 디자인 할 사람만 모아서 공부시키겠다." 라는 건지... 정말 불만입니다.
의대로 비교해보면 현행은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중에 임상의도 나오고 생화학자도 나오고 유전학자도 나오고 병리학자도 나오고 의용공학자도 나오고 하는 시스템인데 "앞으로 우리는 임상의만 키우겠다. 생화학 유전학 병리학 의용공학 할 사람들은 딴 데 가라" 하는 거하고 마찬가지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