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371편, '시국의 그늘' 보다 '일상의 그늘' 다룬 작품 많아
- 세월호 참사, 노인요양원 화재, 환풍구추락사고 등의 대형 사건은 충격은 컸지만 사회적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문학작품의 소재로 다루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시 2905편, 소설 445편, 시조 547편, 동화 257편, 희곡 206편, 평론 11편. 지난해보다 시, 소설은 소폭 줄고 시조(446편), 동화(157), 희곡(160) 등은 큰 폭으로 증가.
시 부문에서는 소외된 이웃들을 따뜻하게 보듬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예년에 비해 어두워진 측면이 있다.
“사회 주변부의 사람들, 낮은 곳에 머무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 다문화가정 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의 고달픈 삶을 어루만지는 작품도 많았다.”
“예전엔 시를 통해 위안을 주고받는 등 긍정적인 성찰을 하는 게 많았는데, 이번엔 시의 주제나 소재도 어두워졌고 시의 화자도 어두워진 작품들이 늘었다”
“시에 대한 생각들이 보수화되고 있다. 시는 이래야 된다는 틀에 갇혀 익숙한 형식이나 주제, 소재가 반복되는 측면이 있다”
소설은 암, 요양원, 재산 문제 등 노인 문제를 다룬 작품이 유난히 많았다. 대리모, 탈북자를 소재로 한 작품도 있었다.
“몇 년 전에는 판타지, 재난이나 가상현실을 다룬 소설이 많았는데 올해는 현저하게 줄었다. 반면 일상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한 소설들이 많아졌다”
“예전 같았으면 세월호 같은 대형사건을 작품소재로 적극 활용했을 법한데 그런 경향이 사라졌다. 현실을 소박하게 자기 식대로 풀어나간 작품이 많았다”
“국경을 넘거나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작품이 없었다. 일상만 다루다 보니 가족, 직장, 구직 등으로 소재와 배경이 축소된 측면이 있다”
“일상이 문학으로 들어와 특별해진 맛이 있어야 하는데, 일상 그대로 밋밋하게 소설로 끌어들인 접근이 많았다”
동화 부문에서는 판타지가 크게 줄어든 것도 특징이다. 정리해고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투쟁 일선에 서거나 가사에 전념하는 아버지 등 이 시대 아버지상을 소재로 내세운 작품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개, 고양이 등을 가족의 일원으로 이해한 작품도 많아졌다.
“동화라고 해서 작품 속 갈등이 가벼운 게 아니다”
“갈등이 치유되는 과정이 구체적으로 다뤄져야 하는데, 너무 쉽게 갈등을 해결해버리는 안이한 접근방식이 아쉬웠다”
“공상과학(SF)도 판타지도 아닌 경계가 모호한 미래소설이 많았다. 삶이 각박하고 힘들어서인지 현실도피적 내용의 작품들이 많았다”
첫댓글 좋은 정보 고마워요.
예리한 지적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