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시평 25-끝]야당 압승이라고 말하지 마라!
22대 총선이 끝나고 개표방송으로 날을 지샜다.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161석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14석, 조국혁신당 비례 12석 진보당 1석 등 범야 189석으로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언론은, 정치평론가들은 쉽게 ‘야당 압승壓勝, 여당 참패慘敗’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대승大勝이자 선전善戰이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개헌확보선 200석만 되었다면 압승이라 할 터이지만,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 민심民心을 쓴 김에 조금만 더 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정치구도가 상당히 애매하다. 윤머시기의 2년 폭정을 지켜봐놓고도 대구, 경북은 그렇게 싹쓸이 몰빵을 해야 했을까? 전남북과 광주를 들먹일 테지만, 산술적으로만 비교할 수 없는 건 머릿수 차이일 터. 아니, '바이든'이 '날리면'으로 들린다고 전국민의 귀를 속인 여성을, 아니, '새정치'를 한다며 단일화해주고 토사구팽된 낡은 정치인이 아직도 그렇게 좋은 것일까? 안타깝고 아쉬울 손. 이왕이면 여나무 명에게 '선심'을 쓰지. 2%가 부족하다. 2%가. 쯧쯧쯧. 이기고도 씁쓸하니, 못내 아쉬운 일이다. 임실 어느 80대 할머니의 “부애(화)가 나, 아직도 분이 안풀려”라는 푸념이 들리는 듯하다. 야당이 앞으로 하기 나름이지만, 하루라도 빨리 그를 끌어내리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의 분이 풀린 결과인지는 모르겠다. 왜냐하면, 윤머시기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국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도 안되는 '술통령' 행보를 계속할 게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공중파에서 “어둡다”고 한 유시민의 촌평을 보라). 사과 성명은커녕 또다시 개 입에 사과를 먹으라고 들이대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어제 오후 오수 5일장에서 동백과 백목련 1주와 대봉시 5주를 사다 심었다. 나무를 심은 까닭은, 혹시라도 여당이 승리를 하면 어떠나? 그래도 나는 아픈 마음을 달래며 나무를 심어야지, 하는 마음에서였다. 서양의 어느 철학자가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다지 않던가. 그런대로, 어느 정도는 분이 좀 풀렸으나, 앞으로가 문제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커다란 국민적 과제를 안았다. ‘국정쇄신 요구’ 등 이런 하나마나한 소리 하지 말고(안할 게 뻔하니까 입만 아플 것이므로), “신속하고 강력하게” 한동훈특검-김건희특검법-윤석열특검법을 발의하고 시행하도록 하라. 그것이 그대들에게 주어진 최대의 의무인 것을.
역시 정치는 생물生物이라더니, 조국의 정치인 변신, 정당 창당의 타이밍은 절묘했고 주효奏效했다. ‘절반의 심판’이라도 내렸으니, 얼마나 잘한 일인가. 장하고 또 고맙다. 택도 없는 <이조심판>이라니? <범죄와의 전쟁>이라니? 어느 철딱서니의 막말은 그의 몸을 가르는 칼이 될 것이니, 언급조차 말자. ‘이재명-조국’의 ‘브로맨스’를 아시리라. 한 치의 흔들림이나 갈등 없이 그렇게 하시라. 부디 초심을 잊지 말고 잃지 말기를 바란다. 실형實刑을 살게 하면 사시라. 그러나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폭정에 강력한 제동을 거시라. 그대의 응원군은 쌔고쌨다는 것을 알았으니. 어느 경우에도 믿을 것은 국민뿐이라는 아는 게 정치가이지 않던가. 더 이상의 퇴행정치를 못하도록 하는 게 나라와 민족이 사는 길임을 너무도 잘 아시리라. 첫 악수를 나누며 그대에게 “조대표, 끝까지 해내세요”라고 말했지 않은가. 조국, 그대를 믿는다.
시덥잖은 글을 <고독시평>이라며 쓴 게 오늘로 25편이나, 오늘을 끝으로 접는다. 1편을 쓴 게 2022. 1. 31. 제목이 <비호감 대선>이었다. 비호감 대선의 결과는 너무나 혹독하고 참담했다. 어처구니없는 언행言行을 보이던 전직 검찰총장에게 대권을 맡긴 것은 수습할 수 없는 대패착大敗着이었음을 알았으나 후회막급後悔莫及. 그리하여 천성이 너그럽고 착한 우리 국민이 이 정도로나마 회초리를 들었으나, 너무 긴 2년에 3년은 또 너무 길지 않은가. 너무나 많이 든 그 기회비용을 생각해 보자.‘추락하는 새는 날개가 없다’는 말을 새기자. 부디, 아무리 막 나간다해도 전쟁만 나지 않았으면. 졸문을 접는 까닭은 할 말이 없고, 새로이 출전하는 188명의 전사戰士, 그들을 믿기 때문이다. 부디 잘 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