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는 미국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을 놓고 이런 저런 말들이 많습니다. 동맹국 리더국가의 최고 권력자이자 이른바 형님나라의 대통령이 권좌에 오른다니 모든 것을 제쳐놓고 미국행 비행기를 타는 것 자체를 뭐라 할 이유도 그럴 생각도 1도 없습니다. 물론 저같은 한국의 촌부 입장에서 볼 때에도 미국의 대통령 취임식이 상징하는 의미가 결코 가볍다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취임식에 가는 인물들이 그다지 부럽게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상황을 어느 정도 알기 때문입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보통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 미국 국회의사당 야외무대에서 열립니다. 그야말로 국가 원수급 인물로 초청인사가 아닐 경우 대부분의 참석은 미 의회가 발행한 22만장의 일반 입장권을 통해 이뤄집니다. 무대에서 100M 이상 떨어진 일반 입장권석은 미국 상하원의원들이 그들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좌석을 배분하거나 입석 티켓은 신청을 받아 지역 주민들에게 나눠줍니다. 취임식 티켓은 일부 중고 거래를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현재 100~5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취임식 참석만으로 실제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이나 공식 외교 행사 참여는 대단히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바 VIP석은 1,600석뿐이고 트럼프 가족과 미국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차지입니다. 일반석의 경우 무대가 너무 멀어 제대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냥 그런 취임식이라는 빅 이벤트에 참석했다 하는 정도에서 만족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의 공식 대표는 조현동 주미대사가 유일합니다.
한국에서 요즘 이런 저런 인사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간다면서 매우 고무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극우성향의 모 종교인과 여당소속 지방지자체장, 여당 전현직 대표급들이 참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여당 모 여성의원은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한다면서 한국 야당의 내란 선동으로 인한 대통령 탄핵소추 등 한국 정치 실상을 미국에 적극 알리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가는 또 다른 여당 의원은 서울서부지법 담장을 넘었다가 경찰에 붙잡힌 사람들에게 곧 석방될 것이라는 무책임한 언급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 모양입니다. 미국에 불어닥친 한파로 인해 취임식이 외부에서 내부로 급히 변경된 것입니다. 북극 한파로 인해 40년만에 실내에서 열리게 된 것입니다. 한파로 인해 미국 국회의사당 내부에서 열리는 취임식에는 극소수 인사들만 참석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연히 한국에서 급히 미국으로 날아간 한국 정재계 인사들은 대부분 초대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실내 취임식에 초대된 극히 제한된 인원을 제외한 대다수의 일반인들이 취임식을 직접 참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실내에서 열리는 것은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집권 2기 취임식에 이어 40년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실제 취임식 참석도 어려운데 어떻게 트럼프 당선인을 포함해 미국 차기정부의 고위급들을 만날 수 있겠습니까. 한파가 없었다고 해도 초청된 각국의 정상급 인사들 외에 독대를 하거나 실제로 근거리에서 인사를 하는 것도 사실상 매우 힘든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 경호원들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파가 아니라도 외국의 특정 국회의원을 미국 대통령이 만나주는 경우는 대통령이 특수한 일로 직접 초청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자에게 눈도장을 찍으려 정상급 인사들이 대거 모여드는데 한국의 일개 국회의원이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대통령의 측근들을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측근들은 물론이고 각료로 지명된 인사들도 인사 청문회 준비로 눈코 뜰 여유가 없는데 한국의 국회의원을 편하게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국회의원들도 지역에서 초청한 주민들 만나랴 자체적인 활동을 하랴 정신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한국의 일부 인사들이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가든 안가든 국민들은 별 관심이 없습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가는 것이 대단히 엄청난 일이냥 나댈 사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냥 조용히 갔다고 오면 되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이 처한 엄청난 사태 해결을 위해 여도 야도 온힘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사실 다른 것에 신경쓸 여유가 없어야 당연한 것입니다. 미국에 가서 트럼프 당선인과 그 주변의 측근들을 만나는 것이 아닌 그냥 가서 지인들을 만나는 그런 상황에 대해 엄청난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 상당히 안되어 보여 이런 글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2025년 1월 19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