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 이야기'는 우선 매우 감정적인 영화입니다. 보는 이의 입장에 따라서 반응이 좀 다를 수 있는데 그래도 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게 있을거라 생각해요. 공감과 이기심, 책임감 사이를 시소처럼 오가면서 관객을 들었다 내려놨다를 반복합니다.

그런 면에서 영화는 서로 대조되게 만드는 연출을 굉장히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고 각자의 입장에서 누가 더 우위에 있다고 확언을 내리지도 않습니다. 약간의 차이일 뿐이죠. 그 갭이 때로는 벌어졌다가 좁혀졌다를 반복하면서 긴장감을 결말 직전까지 유지하는 솜씨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네요. 노아 바움백은 확실한 대가입니다.

극과 극으로 치닫는 감정을 조율해나가는 과정을 거치는 동시에 배우들의 호연으로 이 영화는 완성됩니다. 스칼렛 조핸슨은 '결혼 이야기'로 배우 커리어에 방점을 찍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고 아담 드라이버 또한 부족함 없는 연기로 영화를 빛내줍니다. 두 가지 색이 서로 자신을 또렷하게 주장하다가 섞일 듯 말 듯 하는 '씬'이 있는데 이 씬이 주는 여운은 스포없이 말로 표현하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직접 확인하시는게 좋을거에요.

저는 제목과 포스터만으로 미리 제단하고 들어갔다가 뒤통수를 제법 세게 얻어맞은 경우인데 그래서인지 여운이 더 짙게 남았습니다. 이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여러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떠올라 교차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요. 그만큼 좋은 영화고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의 의미도 뚜렷합니다. 아마 공감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보시는 분들마다 소감이나 와닿는 메시지가 다를거에요. 그걸 감안해도 굉장히 좋습니다.
올해 본 영화들 중 지금까지는 다섯 손가락 안에 넣을 수 있을 듯합니다. 나중에 정리하면 바뀔지도 모르지만요. 먼저 짧게 남긴 후기에는 8.5로 적었지만 곱씹어쓰다가 그냥 깔끔하게 올립니다.
9.0/10.0
첫댓글 넷플로 볼예정ㅠ
좋은정보감사합니다 꼭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