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곰탱님(클리앙)
2023-07-03 10:23:54 수정일 : 2023-07-03 10:55:53 61.
이제 만나이로 카운트 되니 43세라고 주장하는 아재 입니다.
저는 난청으로 인해 약 2년간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어, 저 말고도 난청으로 인해 고생하시는 분이 계실까 싶어 사용기를 남겨 봅니다.
<생각보다 길어져서.. 요약>
- 난청이 있다고 생각되면 동네 이비인후과를 가지말고.. 큰 병원의 난청센터에 가서 검사를 받자..
- 병원 보청기 센터에서 보청기를 판매하나 비싸다
- 코스트코 보청기 가성비 짱...
1. 난청이 시작된 계기
- 저는 20대에 승선생활을 하면서 윗 선임을 잘못만나 귀마개를 착용하지 못한채 소음이 심한 공간에 노출되었습니다. (그 선임왈.. 엔지니어가 기계소리를 들어야지 귓구녕을 막으면 어떡하냐!!...길가다 보이면.. 죽빵날릴예정)
- 참고로 저는 음악을 좋아는 하지만 매일 틀어놓거나 이어폰 착용시간이 길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길어봐야..20~30분? 대부분 그냥 스피커로 듣습니다
- 육상생활을 시작할때는 20대여서 크게 문제는 안된거 같은데..티비 볼륨이나.. 전화소리 등 난청의 징조가 있었습니다. (특히 전화 통화할때 주변사람들이 시끄럽다고 할 정도로 제 목소리가 컸습니다)
2. 난청 심화
- 30대가 되면서 난청은 점점 심해 졌으나, 참고 지냈고 몸에 다른 신경쓸것들이 많아서 (당뇨 등) 난청까지는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 매번 신체 검사시 청력 이상 소견은 있으나 정상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3. 난청 절정
- 40살이 되던해, 새로운 조직장이 부임하십니다. 이분이.. 성격도 좋고 다 좋은데..말을 할때 웅얼거리면서 말하는 스타일 이십니다. 회의시간이나 따로 이야기를 하면 70% 이상을 못알아듣고..다시한번만 말해달라거나, 옆자리 애한테 무슨 이야기 했는지 물어봐야 할 정도 였습니다.
- 문제는 다른분들 이야기는 60~70% 수준으로 다 알아듣는다는 점이 문제 였습니다. 다른 분들 목소리도 잘 안들렸다면 바로 결정했을텐데..그러질 못했습니다.
- 사실 다른 팀원들도 그분 목소리는 60~70% 정도만 듣고 앞뒤 문맥과 상황에 맞추어 끼워맞추는 수준이었습니다.
- 이거 외에도, 회의시간에 멀리 앉아 있는 분들 목소리도 잘 안들리고 불편함이 이만 저만이 아니긴 했습니다.
- 제가 최고 선임인데다가, 이분이랑 출장도 많이 다녀야 해서..이렇게 된거 그냥 검사라도 받아보자는 심정으로 동네 이비인후과에 방문 합니다. (이게 실수임)
- 동네 이비인후과 중에서 청력 검사가 가능 한곳을 찾으니 한군데 밖에 없어 그냥 방문 합니다.
- 청력 검사라고 하지만 그냥 헤드폰 끼고 소리 들리면 버튼 누르는, 건강검진할때 받던 검사와 비슷합니다. 검사 결과 정상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만 하더군요. 그냥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청력검사 비용이 꽤 비쌌습니다.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급여 비급여 같은걸 신경못쓰고..그냥 돌아왔습니다)
- 나중에 검색하다보니.. 난청은 제대로된 검사 장비가 갖춰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모 대학병원에 검사 예약을 하였습니다 (검사 예약부터 실제 검사 까지 2주가 걸렸습니다)
4. 제대로 된 검사
- 예약 후 2주뒤 검사를 받는데, 검사전에 교수님에게 귀속 실제 상태를 사전 검사 받고 피지컬한 이상은 없다는 진단을 받습니다. 이후 순음, 어음, 이음향방사 외 1개 검사를 추가로 받았습니다 (나머지 1개 검사를 기억이...)
- 검사가 끝나고 다행히 교수님이 바로 결과를 봐주실수 있는 시간이 있어 결과를 봤습니다.
- 저의 청력은 특정 주파수 대에서 양쪽귀 모두 현저히 떨어진다도 했습니다.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진단 받은것은 아마 일반적인 주파수 대에 대한 결과로 추측된다고 이야기 해주시더군요.
- 이정도라면 보청기 사용을 권고하기는 어렵지만 50% 이상의 확률로 생활의 질이 올라가긴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 교수님이 살짝 부끄러워하시면서.. 여기 병원에 나와있는 보청기 메이커가 있으니 테스트나 받아보라고 하셨는데..나중에 알아보니..약간 커넥션 같은 거더군요.. 하지만 교수님은 꼭 여기서 구매할 필요 없고 여러군데를 알아보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ㅎㅎ
- 병원내 회의실 같은 곳에 보청기 메이커가 실제와 있었고.. 시험 착용이 가능했습니다. 이때 병원에서 받은 검사지를 보여주면 거기에 맞추어 시험 착용을 할수 있습니다.
- 시험 착용을 하자마나.. 신세계를 경험합니다. 그동안 모르고 지낸 각종 소음과 사람의 목소리 등.. 당시에는 정말 놀랬습니다.
- 사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가격을 물어봅니다. 조용히 병원을 나왔습니다. 이게 가격이 어마무시 하더라구요. 한쪽에 220만원 양쪽 다하게되면 420만원 정도..근데 이게..중간급 모델이었습니다.
5. 보청기 구입기
- 신세계를 맛본이상... 구입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고 온라인 부터 시작해서 시세를 알아 봅니다.
- 저는 제 주변에 보청기 센터가 이렇게 많은 줄 첨알았습니다. 저희 집 (일산) 주변에만 4군데가 있더군요. 저희 집, 회사 포함해서 7군데가 넘는 보청기 센터를 알아봤지만..병원에서 판매중인 보청기가 젤 저렴했습니다.
- 물론 매우 저렴한 모델도 있습니다. 양쪽에 300만원 정도 하는 모델..이런 모델은 주파수별 증폭 능력이나 채널 수가 달라.. 테스트 해보니.. 소리가 확 차이가 났습니다. 특히 배터리 교체형인데..배터리 가격이..다양하긴 한데...5일 간격으로 교체를 해야한다고 해서 부담이 되었습니다.
- 반쯤 포기한 상태에서...장보러 갔다가 발견한... 코스트코 보청기 센터.. 정말 저희 집에서 가까운 코스트코 이고 매주 들락대는 곳인데.. 보청기 센터는 한번도 본 기억이 안날까요..
- 장보러 간김에 바로 보청기 센터로 갑니다.. 쫒겨납니다.. 여긴 예약제입니다. 그때 기준 예약 잡으니 1주일 뒤에나 검사 및 구매가 가능했습니다. 예약만 걸어두고 갑니다.
- 예약 후 온라인 검색을 하니.. 코스트코 보청기가 저렴한데 싼게 비지떡이라는 둥, 뭔가 기능이 빠졌다는 둥의 글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괜한 짓을 했구나 싶어 취소 하려는 찰나.. 이런 글 대부분이 사설 보청기 센터에서 올린 글이더라구요.. 뭔가 바이럴 느낌의??
- 좀더 상세히 검색해보니.. 의외로 만족을 표현하는 글들도 있었습니다. 일단 예약 대로 방문해 봅니다.
- 코스트코 보청기센터에서 전문 청능사 님이 계십니다. 병원 검진지가 있었지만 몇가지 검사를 한후 제 귀에 맞는 보청기를 찾아주십니다. 무려.. 커클랜드 보청기..약간 보급형 느낌이 나긴하지만 앞서 언급한 비싼 보청기 업체에서 만든 OEM제품이기도 했고 평도 좋았으며 무엇보다 가격이 130만원대로 사설 보청기 센터 가격의 가격과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구매후 실제 제품 수령까지 10일 정도 소요됨
- 보급형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성능은 사설제품 못지 않았고..만족감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3년 무상 수리 + 분실/파손시 무료보상이 됩니다
6. 보청기 사용기
- 저의 하루 보청기 착용시간은 10시간 정도 입니다. 주로 회사에서만 쓰고, 집에서는 잘 안씁니다.
- 앞서 언급드린 회사 조직장과 소통부분은 보청기 착용후 매우 좋아져 거의 대부분 알아 듣고 회의에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 가끔 충전을 깜빡하거나(매일 충전해야함),가방을 바꿔오는 바람에 보청기를 빼놓고 오면.. 정말 절망합니다. 이미 광역버스를 탔음에도..집에 다시 갔다올까라는 생각을 수백번도 더 합니다.
- 저는 국민학교 시절 부터 안경을 착용했습니다. 안경이 없다면 더 편하게 착용하겠지만 안경과 보청기의 간섭은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처음에 조금 갑갑한 정도 수준입니다.
- 이게 낀다고 확 티나지 않습니다. 저희 팀원중에는 1년간 제가 보청기를 착용한걸 몰랐던 직원도 있었습니다. 제 보청기는 피부색과 비슷합니다.
- 혹시라도 난청으로 인해 고생하시는 분이 있다면, 보청기 착용을 한번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건 카더라 이긴한데..난청이 있는데 보청기 등으로 교정안하면 더 나빠질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카더라 임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매일 충전해야하는 보청기..>
<실제 착용 혐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