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그렇겠지만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상황의 연속입니다
아버지가 어제 아산병원에서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약 1년여정도 시간을 판정 받았습니다
수술도 방사선도 시기가 이미 지나버렸고 목부분과 오른쪽 8번째 9번째 갈비뼈에 전이가 되었습니다
이제 실제적인 투병을 시작하는 시기에 과거를 한번 정리하고자 글을 적습니다
실제 아버지가 오른쪽 겨드랑이 부분에 통증이 있다고 느끼신건 약 7개월 전쯤입니다
갈비뼈 속부분이 기분이 좋지 않고 심하게 아프지는 않았지만 저린다는 느낌을 받은것 같습니다
왠만해서는 병원 문턱을 넘지 않으시려는 분이기 때문에 참을만 해서 3개월 정도를 홀로 참으신것 같습니다
어머니께서 아버지가 옆구리부분이 아프다고 해서 파스를 붙이고 뜸질을 해도 잘 낫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것이
작년 10월쯤이었습니다. 이미 통증은 심해지기 시작했고 참을성 강한 아버지가 선뜻 병원게 나서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때 제가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집 앞 2차병원의 흉부외과에 진료를 받았습니다
단순히 담에 걸린듯한 통증이 있어 어디서 진료를 받아야 할지 몰랐습니다. 내과로 가야 하는건지 내과로 가야한다면
호흡기분야로 가야하는지 소화기분야로 가야 하는지 내분비로 가야하는지...
병원 접수원에게 물어보니 흉부외과에 진료를 넣어주더군요.
흉부외과에서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아무 이상 없었습니다. 그전 찍었던 사진과 비교하더니 별 다른게 없다고
아마도 자기생각에는 근육관련 문제이지 싶다고 조금 더 기다리다가 그래도 통증이 안가시면 다시 오라고 하더군요
인터넷에 여러정보를 찾아보니 옆구리 통증 관련해서는 뚜렷한 병명이 찾아지지 않는경우가 많다하고
단순 담에 걸린거라면 한 두달 기다리면 자연 치유되겠지 안심해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안일했던게 그전 3달동안이나 통증이 있었는데 더 시간이 지나면 낳아지겠지 생각했던것이 후회가 됩니다
이때 사실상 대학병원급 3차병원에 진료를 받았어야 했던 시기였던것 같습니다
그 다음 한의원에 가셔서 침 치료를 시작하시고 한약을 지어 먹었습니다
초반에 기대심리인지 약간 호전현상을 느끼는듯 하다가 아무 효과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아버지가 병세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든건 11월 말쯤 부터였습니다
아내가 출산을 하기 위해 입원을 하는데 어머니가 다시 아버지 통증에 대해 걱정을 하십니다
벌써 5개월에서 6개월이 지났습니다 이거 그냥 지나가는 병이 아니구나 하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아내가 병원에 입원하는 도중에도 어머니가 걱정을 하시고 아버지도 걱정을 하십니다
통증이 더 심해지시고 또 번지시는것 같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12월 초 아내가 출산하자마자 아버지 진료를 위해 여러가지를 알아보았습니다
병세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고 대학병원을 모셔가서 검사를 해보아야 할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대학병원에 예약을 하고 진료를 받는데 시간이 걸릴것 같아 다시 집 앞 2차병원에 ct를 예약하고 흉부외과 진료를 잡았습니다
그러는동안 아버지가 소변도 불편해하시고 청력도 떨어지시는게 걸려서 비뇨기과와 이비인후과도 같이 진료를 받았습니다
전립선 비대증이 있으시고 전립선 부분에 혹이 있어 조직검사가 필요하고 청력이 떨어지는건 노화와 관련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아직 70도 안되시는분이 작은소리로 이야기 하시면 못알아들을 정도로 청력이 나빠져 속이 상했습니다
같은 날 흉부외과에 ct를 찍고 바로 결과를 들었습니다
폐에 무엇이 보인다고 합니다. 무엇인지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종양일수도 있고 염증일수도 있고 자기는 처음 보는거라며
대학병원에 가서 경험많은 선생님에게 진료를 받으라고 합니다
예감이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옆구리가 아파서 갔는데 뜬금없이 폐에 종양이라니....
이때까지만 해도 전혀 지식이 없었습니다 폐암 증상이 옆구리와 등쪽에 통증이 온다는것도 몰랐습니다.
기침도 안하시고 가래도 없으셔서 폐쪽은 아무 문제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당황스러웠습니다
12월 9일 부산 백병원 호흡기 내과로 진료를 잡았습니다
의사샘이 보더니 종양이 맞는것 같다면서 위치가 폐 중앙이라 조직검사가 힘든부분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조직검사가 가능한지 알아볼테니 전화하면 입원해서 검사 받을 준비 하라고 합니다
옆구리 통증에 대해서 물어보니 검사를 해봐야지 안다면서 폐속의 종양과 관련이 별로 없어보인다고 이야기 합니다
옆구리 통증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더군요
의사샘도 별말을 안해주고 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인터넷에 디져보니 늑막염일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나오더군요
그런데 늑막염도 암으로 인한 늑막염이 발생할수 있으니 여전히 걱정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꿈에도 암이 갈비뼈에 전이가 되어 아픈거라고 생각도 못했습니다
정말 지금 생각하니 한심할정도로 무지하게 느껴지네요
백병원 검사가 12월 24일로 잡히고 저는 서울에서 검사와 치료를 진행하는것과 집과 가까운 백병원에서 진행하는것을 두고
고민했습니다. 아버지 병세가 이때만 해도 심각하지 않을수도 있었지만 자꾸 나쁜 생각이 들어서 서울아산병원 예약을 하고
백병원에서 조직검사와 입원검사 계획을 취소시켰습니다
다행이 진료예약이 12월22일로 빨리 잡히고 서울에서 진료를 다시 받았습니다
시티 사진을 보시더니 폐속에 무언가 보이고 조직검사를 1박2일 예정으로 받으라고 하더군요
옆구리 통증은 폐속에 것과는 별 연관이 없어보인다고 합니다
의사가 암인지 아닌지 더 확인할수 있는 검사가 몇개 있는데 그걸 할 용의가 있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더 확실하게 검사받고 싶다고 하니까 4박5일로 입원검사를 잡아주더군요
진료받은후 4일만에 날짜가 잡혀 서울에 올라와서 검사하고 치료하는 일정이 늦어지는것이 어느정도 커버가 되었습니다
12월 27일 입원을 하고 12월 31일까지 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첫날에는 기관지 내시경, CT, 폐부분세침흡인술을 시행하였고
둘째날에는 뼈CT, PET-CT를 시행하였습니다
셋째날에는 심장단층촬영, 폐활량검사, 목부분 세침흡인술, MRI를 시행하였고
넷째날에 퇴원을 하였습니다
검사하는동안 금식이 되어 입원검사기간 4박5일동안 아버지 몸무게가 3키로 이상 빠지시더군요
검사하는게 이렇게 힘든줄 몰랐었습니다
더구나 아버지는 오른쪽 갈비통증과 등부분에 통증이 있으셔서 더욱 힘드셧습니다
6인실에 입원했는데 옆침실이고 앞침실이고 다 고역같은 검사를 참아 내시느라 고생들 하시더군요
첫날 CT에서 폐암이 확실시된다는 의견이 나왔고 그다음에 둘째날 폐조직검사에 악성으로 나와버렸습니다
이때만 해도 실망 했지만 제발 전이만은 안되었기를 바랬습니다.
셋째날 PET-CT상에 목부분 전이가 의심이 된다는 판정을 받았고 옆구리 통증은 이때만 해도 암하고는 상관이
없어보인다고 말씀을 합니다.뼈전이는 안된것 같다는 것이죠. 컴퓨터로 보니 아직 2기였습니다
넷째날 퇴원하기 바로 직전 옆구리 갈비뼈 부분에 전이가 의심이 된다고 말을 합니다
의심 의심 하길래 그건 무슨 단계냐고 물었더니 교수님 밑에 실무하는 사람들이 판정을 내리고 교수님이 아직 사인을
안 한 상태라고 합니다. 사실상 확진이나 다름이 없는거였습니다
이때부터 마음이 감당이 안되기 시작하더군요 일말의 희망을 걸었던것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기에서 중지가 되기를 바랬는데 이렇게 되버리면 3기에서 말기까지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되버린것이죠
1월6일 어제 검사결과를 들으러 다녀왔습니다
말기이고 목과 갈비뼈 전이가 되었고 수술불가 방사선치료불가 항암치료만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통계적으로 1년정도 수명이 남아있고 더 짧을수도 길수도 있다고 하고
서울에 연고가 없으니 모든검사자료를 가지고 가서 지방에서 항암치료를 시작하는것이 좋겠다고 합니다
어디서 듣기로 4기를 말기라고 하지 않나요? 의사들은 말기라는 말을 안한다는데 그 교수님은 단번에 말기라고 하더군요
말기와 4기가 다른거였어요?
이제 투병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 와있습니다
치료는 아직 하나도 하지 않았고 아버지 몸에 있는 암세포의 정체를 밝히는데에만 한달이 넘게 걸려버렸군요
누구에게나 안타까운 생명이고 불쌍한 부모이겠지만 저희도 마찬가지로 너무나 불쌍하시고 애틋하신분이시죠
치료시기가 많이 지나버려서 이제 남은건 항암제 치료밖에 없는데...
식이요법 대체요법을 쓰자 항암치료를 받자 의견이 분분해집니다
아직도 무지해서 관련자료를 찾고 책도 읽어봅니다...힘겨운 싸움이 시작될것이니까 마음도 다져봅니다
1년남앗다고 했으니 목표를 3년으로 잡아서 최선을 다해볼 생각입니다 본인이 제일 아프고 괴로우시겠지만
1년은 너무나 정신없이 지나가니까요...
저에게 조언을 해주실 환우분들이나 가족분들 많은 조언을 해주십시오 쪽지로 보내주셔도 되고 저에게 메일을 적어주신다면
더욱더 고맙겠습니다. 관련된 모든 정보가 필요하고 어떤식으로 대처해 나가야 하는지 경험자분들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치료방향이라던지 식생활을 비롯한 식이요법이라든지 대체요법이라든지 모든것에 대해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너무나 무지해서 많은 정보가 필요하네요
만 68세 남자 흡연(40년정도) 폐암말기, 오른쪽 갈비뼈 전이, 오른쪽 옆구리부분과 등부분 통증심함, 목부분 전이
소화에 문제없고 잘드심,
현재 참복(아주 약간 독이 있다고 함)즙을 드시고 있고 이번주말에 치료방향과 대체요법등을 가족회의를 해서 결정할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가족 분들이 알고 있는 항암제는 예전 것 입니다. 부작용도 적고 효가가 좋은 약들이 많이 07-08년도에 생겼습니다. 심지어 먹는 알약 항암제도 있습니다.
이러한 편한약들을 사용도 안하고 식이 요법으로 같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아닌것 같습니다. 비용도 적습니다 5%정도만 내면 되기 때문입니다.
체력이 좋지 않다면 먹는 항암제를 비보험으로 처방받으시고 나서 식이요법으로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거 같습니다.
후회가 되지않게 공부 많이 하시고 최선의 판단을 하시길 바랍니다.
어쩜 저희 아버지와 비슷한 증세를 보였군요.저희도 빨리 종합검진 받지 못한 걸 후회합니다. 지금은 항암 한 사이클(6회)이 끝나시고 땅으로 꺼져버린 체력을 보강하시고 계세요. 가족들간의 현명한 결정을 내리시고 좋은 결과있기를 기원합니다. 저희 는 평소 현미차를 마시고 항암 쉴때는 순수 홍삼만 드시고 식사는 안가리고 드시게 합니다. 육식은 원래 안좋아하셔서 돼지 수육정도만 드세요.고구마도 드시고 바나나도 자주 드세요.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도 5년이상을 생존하며 잘 지내시는 분들도 많아요. 의사가 말한 생존기간이 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통계로... 요샌 약이 좋아져서 희망적이예요. 남편이 소세포 제한기로 지금도 7개월째 항암치료중이어서 병원에서 많은 환우분들을 만났습니다. 부산에서 오신 前 의사쌤이 4기로 항암중이었는데 두 내외분에게서 참으로 제가 배운 것이 많았습니다. 혹시 연락을 원하시면 쪽지를 보내주세요. 일단은 관련된 책을 읽어보시고요. 환자는 맘이 편해야하구요. 잘 먹어야 하고 운동을 매일 꾸준히 해야한다는 것이 참 중요. 그리고 가족들이 힘든건 사실. 여튼 힘든 여행이지요. 운명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