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호남 3 주차(염암부락재 → 오봉산 → 운암삼거리 → 가는정이 → 성옥산 → 소리개재)

[메아리]

 

♣호남 3 차(염암부락재 → 오봉산 → 운암삼거리 → 가는정이 →   성옥산 → 소리개재)

2005년 7월 17일 (일요일) 맑음(무더위)

▶ 개요

  *7월 16일 (토요일)

  -. 22:00 울산 구 코리아나 앞 주차장 출발

  *7월 17일 (일요일)

  -. 02:02 염암부락재 도착

  -. 02:20 염암부락재 출발

  -. 02:45 520봉

  -. 03:28 365봉(삼각점 확인)

  -. 03:55 2봉

  -. 04:02 해발 450 이정표

  -. 04:40 3봉

  -. 04:53 국사봉 갈림길(작대기 이정표)

  -. 05:03 해발 470 이정표

  -. 05:04 405봉

  -. 05:25 전망대 바위(옥정호 조망, 조식)

  -. 05:50 오봉산(513.2m 삼각점)

  -. 06:13 749번 지방도로

  -. 07:07 293.4봉(삼각점)

  -. 07:18 삼각점

  -. 07:29 운암대교 조망

  -. 07:55 운암 삼거리

  -. 08:50 350봉(만경강. 동진강 수분점)

  -. 10:47 묵방산 갈림길(조금 전에서 중식)

  -. 11:10 여우치 마을

  -. 11:45 가는정이

  -. 13:35 성옥산(387.9m 삼각점 확인)

  -. 13:55 소리개재(금일 정맥 도상거리 : 16.6km)

▶현재까지 호남정맥 종주 도상 거리 : 58.8km(사람과 산 종주 지도집 참조)

▶산행기

-. 02:02 염암부락재 도착

         새벽 2시가 막 지나는 시간 억지로 부쳤던 눈이 잘 뜨지 질 않는다. 애마에서 내려 고갯마루에 서니 장마철의 우기는 가신 듯 하나 바람도 없이 습기를 머금은 새벽의 날씨가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 차주의 고생을 거울삼아 1시간 일찍 시작하고자 출발부터 당겼다. 이곳 현지의 호우경보 발령으로 순연을 했던 터라 간만에 모인 대원들이다. 부지런을 떨며 졸음을 쫓고는 완주군 구이면과 임실군 신덕면의 경계인 들머리를 나선다.

-. 02:20 염암부락재 출발

          절개지 왼쪽으로 난 농장 진입로로 덜어서 오른쪽으로 산을 치고 오르며 정맥을 잊는다.

시작과 동시에 된비알이다. 물기가 가시지 않은 등로가 매우 미끄럽다. 왼쪽으로 꺾이며 진행 방향을 남향으로 잡고 능선을 회복하여 잠시 오름길을 계속하는데 왼쪽 구릉의 목장에서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 되는 소리가 들려오고 좌, 우의 녹음을 뚫고 마을의 전등 불빛이 새어 나온다.

-. 02:45 520봉

-. 03:28 365봉(삼각점 확인)

(365봉 삼각점)         작은 봉우리 하나 넘고 점점 경사를 더하여 오르니 벌써 전신은 땀으로 젖는다. 520봉을 숨만 고르고 지나쳐 내려오니 가파른 내리막 험로이다. 미끄럼틀 같은 내리막이 끝나자 잡초가 너무 짙어서 밀림 같은 얕은 구릉에 등로가 희미하다. 멀리까지 볼 수 없는 랜턴의 특성상 잠시 진행을 멈추고 정찰조만 나선다. 키 작은 잡목을 헤치고 내려서니 임도가 있고 ‘순천 박씨’가족 묘지 이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묘지가 끝나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숲으로 접어들어 오르막을 오르다 다시 무덤을 지나서 올라서니 365봉 이다. ‘갈담 432 1997 복구’삼각점이 있다. 미풍이라도 반갑다. 봉우리라고 바람이 지나간다. 겨우 1시간여 지나는데 땀으로 목욕을 하였다.

-. 03:55 2봉

         잠시 내리막이더니 다시 가파른 오름길이다. 헉헉되며 올라서니 둥근 마당 같은 2봉이다(본인 고도계 : 510m). 맨 탕으로 속살을 들어내 놓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정맥에서 조금 비켜 앉은 소금바위로 가는 등로이다. 소금바위! 그러니까 소금 ‘염’바위‘암’ 염암이다. 무슨 전설이 있는지 바위의 이름이 마을의 지명까지 유래케 되었나 보다. 어둠으로 인하여 우린 바위의 모습도 보지 못하고 퍼질러 앉아 휴식을 하고는 일어난다.

-. 04:02 해발 450 이정표

(해발 450 안부 이정표)         왼쪽으로 휘어지며 내려서 잠시 만에 해발 450m에 스테인리스 이정표가 있는 안부이다. 제2봉 0.6km, 제3봉 0.5km 임을 알린다. 좌, 우로 내려가는 등로가 뚜렷이 보인다.

-. 04:40 3봉

         다시 암벽 사이를 올라서면 잠시 만에 3봉(518m)이다. 분위기상 조망은 좋을 것 같지만 아직은 어둠이 우릴 허락지 않는다.

-. 04:53 국사봉 갈림길(작대기 이정표)

(국사봉 갈림길 이정표)
         완만하게 내려서서 오른쪽의 우회로를 두고 직진을 하여 올라서니 4봉 국사봉 갈림길이다. 작대기에 노란 칠을 하여 올라왔던 방향이 1,2,3봉이며 직진이면 국사봉, 오른쪽이면 오봉산임을 가리키고 있다. 여기서부터 정맥은 오른쪽은 완주군 구이면 그대로 이나 왼쪽은 임실군 운암 면으로 바뀐다.

-. 05:03 해발 470 이정표

(해발 470 안부의 이정표)         10여 분 완만하게 내려서니 삼거리 안부에 여기도 스테인리스 이정표가 있다. 해발 470m, 4봉 0.2km, 오른쪽으로 소모마을 2km, 직진 정상 0.3km 임을 알리고 있다.

-. 05:15 전망대 바위(조식)

(구름에 쌓인 옥정호의 다도해:해뜨기전 촬영이라 영상에 문제가 있음)        완만한 경사가 서서히 가팔라지며 왼쪽으로 언뜻언뜻 파란 옥정호위로 하얀 구름이 지나가고 헬기장 같은 봉우리에 서니 구름이 떠있고 다도해 같은 많은 섬들을 거느린 옥정호의 모습 일부가 새벽을 밀어내며 나타난다. 모두를 탄식을 하며 새벽의 곤단 함을 잊으려 애쓴다. 장관에 취해 걸음을 떼어 놓지 못하고 이구동성으로 아침을 먹기로 하고 눌러 앉는다. 간만에 학순이 형님의 “쌍놈은 가라! 양반님들 거풍을 행하니라!”거풍론이 장황하게 설파되며 한분씩 눈치를 보며 자리를 잡고 바지를 내려서 바람을 씌워준다. 잠시 거풍을 행한 후 난 여기가 오봉산으로 착각을 하고 삼각점을 찾았지만 발견을 못하고 찬찬히 주위를 살피니 녹음사이로 다음 봉우리가 앉아있는 것을 보고야 그곳이 오봉산임을 짐작 한다. 

玉井湖(갈담저수지:葛潭貯水池)

전라북도 임실군과 정읍시 사이에 있는 저수지.

정읍시 산내면과 임실군 운암면·강진면 일대에 걸쳐 있다. 옥정호 또는 운암저수지라고도 한다. 넓이 26.5㎢, 저수면적은 370㎢로, 전라북도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1965년 섬진강 다목적댐이 건설되면서 조성되었다. 저수지의 물은 만경평야의 젖줄로서 대부분 관개용수로 공급되며, 칠보·운암 발전소로 흘러 한 해에 약 2만 8,800kW의 전력을 생산하기도 한다. 저수지에는 잉어·붕어·눈치와 같은 민물고기가 서식하여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주위에는 내장산국립공원이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든다.

출처 : 다음백과사전 (http://enc.daum.net/)

-. 05:50 오봉산(513.2m 삼각점)

                                               (오봉산 정상에서)
         간단한 행동 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그래도 거풍이랍시고 바람도 쐬고 잠깐 만에 올라서니 오봉산이다. 스테인리스 정상비와 말뚝 같은 형태만 남아있는 삼각점이 있다. 오늘은 지난차주 고생한 경험들로 쉽게 앞서지 않고 함께 진행을 하다보니 한자리에 모여서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여기서도 옥정호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며 구름에 가린 저 멀리에 아쉬움을 남기고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곧장 내려서면 삼거리다. 오른쪽이면 소모마을이고 정맥은 왼쪽 초당마을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간다. 

-. 06:13 749번 지방도로

(옥정호 순환도로 749 지방도로)         작은 바위위에 올라서서 다시 한번 물안개 피어나는 옥정호를 탄식하고 만자씨의 기념사진을 남겨주고 울창한 잡목사이를 꼬불꼬불 지나 절개지 옆을 가파르게 내려서니 입석리를 거쳐서 49번 도로와 접석하는 749번 지방도로에 내려선다. 오른쪽 시멘트 포장 소로 입구에는 완주벧엘기도원 이란 안내 간판이 있다. 

-. 07:07 293.4봉(삼각점)

(293.4봉의 삼각점)
-. 07:18 삼각점 (293.4봉의 삼각점 10여분 지나서 만난 이상한 삼각점)          도로를 횡단하여 도로와 옥정호 사이의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어야 하나 도로를 따라 200여 미터 올라가서 낮은 절개지를 앞두고 오른쪽 산속 잡목속의 소로를 따라 가파르게 오르며 정맥을 잇는다. 잡초가 너무도 잘 자라있어 온통 덩굴이고 밀림속 같이 어둠침침하다. 그러나 이런 악 조건 속에서도 우리의 용사 학순이 형님의 안테나에 더덕이 잡혔다. “지가 오데 가나?”잠시 땀을 흘리며 씨름을 하고 올라서니 등로옆 잡초 속에 ‘갈담 434 1995 복구’삼각점이 있는 293.4봉이고 다시 10여 분후 조금 색다른 표시 ‘3(4) 건교부’삼각점을 연달아 지난다. 

-. 07:29 운암대교 조망

(27번 국도의 운암대교 전경)         잡초 정글을 헤쳐 나오니 앞이 환해지며 옥정호위를 지나가는 운암 대교가 모습을 덜어낸다. 27번 국도를 잇는 교량이다.

-. 07:55 운암 삼거리

(초당마을 운암 삼거리) 

         왼쪽으로 내려서며 잡초가 무성한 무덤 군을 지나 다시 749번 도로에 내려서 왼쪽에 옥정호를 두고 오른쪽으로 도로를 따르니 초당골 운암 삼거리 이다. 27번 국도와 749번 지방도로가 만나는 곳이며 오른쪽이면 전주방면이고 왼쪽이면 순창, 강진 방면이다. 새벽의 피로가 몰려오는 시간이다. 오늘 우리의 목표 여정이 아무래도 무리가 많을 것 같아 공론으로 소 구간 1구간을 줄이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늘따라 이수형님이 평소와 달리 여론 몰이에 앞장을 서 주신다. “회장님! 막걸리 2통 1반만 하면 힘 이 새로 날 것 같은데 오쩨 생각하노? 새벽부터 땀도 많이 흘렸고 갈 길도 첩첩 산중이고 한 구간 줄이고 천천히 운행하자” ‘아니! 이 마당에 감히 누가 싫다고 반기를 덜겠습니까.’ 눈치 빠른 만자씨는 어느새 구멍가게로 달린다. 막걸리 5통 사이다 패드 1병을 공수해서 대로변에 퍼질러 앉는다. 5되짜리 주전자를 빌려서 믹스를 해서 도시락 반찬으로 준비한 풋고추에 된장을 찍어 안주로 삼고 한잔씩 들이키니 이 또한 기막힌 감로주로다.

-. 08:50 350봉(수분점)

( 350봉을 오르다 만난 참옷나무)
( 만경강, 동진강 수분점 350봉 정상비)         공중화장실에 들려 손도 훔치고 얼굴의 땀도 씻고서 한결 가벼워 진 기분으로 긴 휴식을 끝내고 엉덩이를 털고 일어선다(08:25). 우릴 신기하게 보고 있던 주민들이 일러 준 대로 순창 쪽으로 원조 어부집 모퉁이를 돌자 오른쪽으로 오름길이 나타나고 잡초가 무성한 무덤을 지나 산길로 들어선다. 오른쪽 산 사면에는 묵은 밭이고 왼쪽 숲에는 참옷나무를 조림하여 이제 막 자라는 모습이다. 요즘 참옷이  귀하여 조림으로 소득이 톡톡하다는 매스컴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점차 오르막이 가팔라지며 숨이 갚아올 즈음에 만경강, 동진강 수분점 350봉이다. 여기도 묵방산 1.3km, 모악산 15.8km, 초당골 1.0km임을 알리는 ‘전북산사랑회’의 스테인리스 정상비가 잡목 속에 우두커니 서 있다. 그리 별 특징 없이 높지는 않지만 여기가 섬진강, 만경강, 동진강, 세 강의 수분령이 되는 정맥상 의미 있는 지점이 된다. 행정적으로도 완주군, 임실군, 정읍시의 경계 꼭짓점이다. 운암 삼거리부터 서진이 이제는 다시 남진으로 휘어지며 완만하게 내려간다. 왼쪽은 아직 임실군이지만 오른쪽은 이제 정읍시 산외면이다.

*만경강(萬頃江)

전라북도 북서부 일대를 흘러 김제시와 군산시 경계에서 황해로 흘러드는 강.

금강·동진강과 함께 호남평야의 중앙부를 서류하는 강으로 길이는 81.75㎞이다.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675m 지점 남서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전주시·익산시를 지나 김제시 진봉면과 군산시 회현면 사이에서 서해로 흘러든다. 상류에 동상(東上)저수지, 대아(大雅)저수지가 있으며, 곳곳에서 화평천(花坪川)· 소양천(所陽川)· 전주천(全州川)· 탑천(塔川) 등의 지류가 흘러든다. 화평천과 합류된 뒤에는 고산천(高山川)이라고 불리며, 전주천과 합류하여 서쪽으로 흐르는 하천을 만경강이라고 한다. 넓은 들 가운데로 흐른다는 뜻이 담긴 만경강은 이 강 하류지역에 만경현(萬頃縣)이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과거 농산물의 집산지이며 교통의 요충지였던 만경현은 현재 김제시 만경읍에 편입되었다.

이 강은 상류지역을 제외하고는 유속이 매우 느린 전형적인 곡류하천이며, 밀물 때는 완주군 삼례읍까지 하천수위가 상승하는 감조하천이다. 유역에는 전주시·익산시·김제시·완주군 등이 위치하고 있다. 예로부터 관개와 주운(舟運)에 많이 이용되어왔는데, 배가 다닐 수 있는 구간은 익산시 춘포면 대장촌리까지이며, 하구와의 사이에 신환포(新煥浦：김제시)· 목천포(木川浦：익산시)· 사천리(沙川里：익산시) 등의 선착장이 있어 출곡기(出穀期)에 많이 이용되었다. 하곡의 변동이 심하고 홍수의 피해가 잦아 1938년 하류지역에 직강(直江)공사를 실시, 길이 76㎞에 이르는 제방이 축조되었다. 1989년에는 1922년에 축조된 대아 댐 아래 새로운 댐이 건설되어 익산·군산 등의 상·하수도와 전주공업단지의 공업용수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 하구 일대의 간석지를 대상으로 새만금지구간척종합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라선과 호남고속도로가 삼례읍에서 만경강을 가로질러 지난다.

출처 : 다음백과사전 (http://enc.daum.net/)

*동진강(東津江)

전라북도 남부를 북서쪽으로 흐르는 강.

길이 51㎞, 유역면적 1,021㎢. 전라북도 정읍시 내장동 내장산의 까치봉(717m) 북동계곡에서 발원하여 정읍시를 관류한 뒤 부안군 동진면 안성리와 김제시 성덕면 남포리 사이에서 서해로 흘러든다. 정읍천(井邑川)·도원천(桃原川)·원평천(院坪川)·고부천(古阜川) 등의 지류가 있다. 수운(水運)에 이용되기에는 작은 하천이나 호남평야의 남부지역을 관개하는 중요한 하천이다. 특히 1928년 동진농업개량조합에서 섬진강 상류에 운암제를 축조하고 그 물의 유역을 변경시켜 동진강 유역의 농업용수로 이용했다. 1965년에는 운암제 아래에 섬진강 다목적 댐을 신축하여 이 물을 칠보발전소에서 발전한 뒤 동진강으로 끌어들여 계화도 간척지의 관개용수로 이용한다. 이곳 운암호의 수몰지구에 살았던 주민 1만여 명은 계화도로 이주하여 운암호의 물을 식수와 또 농업용수로 쓰고 있다. 동진강 유역은 동학운동의 봉기 발단이 된 고부민란(古阜民亂)의 주무대이기도 하다.

출처 : 다음백과사전 (http://enc.daum.net/)

-. 10:47 묵방산 갈림길(조금 전에서 중식)

         얌전한 내리막이 끝나면 가파른 오르막이다. 깔딱고개 된비알과 한바탕 씨름을 하고 465봉에 올라서(09:28) 바람 좀 쐬고 잠시 운행을 하다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다. 선두 그룹이 한 템포 늦추어 주면서 진행을 해준 덕분에 오늘은 모두 모여서 함께 점심을 먹는다. 비록 짧지만 오수도 즐기다 오후 발품을 팔로 나간다. 잠시 만에 정맥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비켜 앉은 묵방산 갈림길 이다.  

-. 11:10 여우치 마을

(피기 직전의 윤이나는 빨간 독버섯)
(대나무 숲에서 만난 버섯)         갈림길을 지나 내리막을 조금 가파르게 내려서 대나무숲 사이를 나서니 여우치 마을로 울타리 넘어 마당의 짙푸른 잡초와 돌보지 않은 묵은 집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마을 앞 도로에 앉아서 회장님을 기다리며 잠시 쉰다. 그새 회장님은 묵방산을 다녀오신단다. 산으로 연결 되어야 할 등로가 없어져서 등성이를 정찰해 보지만 온통 밭과 과수원으로 표지기도 전혀 보이질 않는단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마을 분들이 농작물에 피해만 주는 산꾼들의 출현이 싫어서 보이는 쪽쪽 때어냈나? 점점 열기를 더하는 더위에 원로를 회복하는 열정을 잠시 접고 마을 도로를 따라 내려가며 우린 잠시 게으름을 피운다. 손목에 찬 시계의 온도가 32.2도를 나타낸다. 749번 지방도로에 내려서니 마을앞 정류소에는 창원에서 온 ‘산마루금‘이라는 산악회의 버스가 주차되어있고 기사분 아저씨는 특이하게 짐칸을 개방하여 누워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오늘 우리가 시작한 염암재에 10시쯤 내려주고 왔단다.

-. 11:45 가는정이

(가는정이 삼거리의 하운암 산장:왼쪽 뜰로 내려 섬)         도로를 조금만 따르다 원로를 회복 할 수 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우릴 시련에 빠지게 하였다. 왼쪽에 옥정호를 두고 순환도로를 따라 하매나 하매나 하면서 모퉁이를 돌고 돌아 20여분을 걷다보니 가는정이 삼거리 이다. 왼쪽이면 상지골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면 749번 도로가 715번 도로와 접속되는 길이다. 정맥의 정로가 떨어지는 하운암 산장의 뜰에는 능소화, 하얗코 송이가 유달리 큰 나리등 여러 가지 고운 꽃들이 만발해 있어 더위에 지친 나그네들의 발길을 잡는다. 그늘 평상에 앉아 장열 하는 태양을 잠시 피해본다.

-. 13:35 성옥산(387.9m 삼각점 확인)

(성옥산 삼각점)
(성옥산을 내려 서면서 만난 야생화)         양 갈래길 사이로 난 옥정호 산장 진입도로를 따라 다시 정맥을 이어며 오른다. 음식점인 옥정호 산장 앞뜰을 지나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등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묵은 밭둑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어 능선을 회복하니 방향은 다시 서진으로 바뀌고 점점 더해지는 더위가 쉬 지치게 한다. 왼쪽으로는 녹음사이로 언뜻언뜻 옥정호를 보며 작은 봉우리를 서너 개 넘고 임도를 만나(12:21) 잠시 함께하고 잡초가 무성한 안부에 이르니 시멘트 전신주가 무참히 넘어져 있다(12:41). 아마 옥정호로 인해서 수몰된 마을에 전기를 공급하던 전봇대이리라. 짐작대로 안부를 지나 오르막을 오르며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다보니 전신주가 일렬로 올라온다. 잡초가 너무 무성하여 성가시다. 다시 가파른 오르내림을 지루하게 반복하다 성옥산이다(388.5m). ‘갈담 24 1991 복구’삼각점이 있다. 고도는 높지 않았지만 쉽게 생각했다가 큰 코 다쳤다. 마루금은 이제 임실군을 완전히 뒤로하고 정읍시로 접어들어 산외면과 산내면의 경계를 이룬다.

-. 13:55 소리개재(금일 도상거리 : 16.6km)

(옥정호 자락의 평화로운 두월리 마을)
(715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소리개재)

         잡목으로 사방을 두른 성옥산을 내려오며 대단한 발견(?)을 한다. 낙남정맥을 하면서 촬영을 한 적이 있는 야생화 줄기를 본다. 연분홍빛에 뻥튀기 골무과자 형상을 하고 줄기 따라 올라가며 피는 꽃이다. 잡목터널을 빠져나오자 사방이 시원하게 뚫리며 왼쪽은 옥정호 자락의 두월리 마을들이 평화롭고 앞으로는 오늘 넘기로 계획했던 왕자산이 기를 죽이듯 내려보고 있다. 짙게 자란 잔디를 덮은 무덤을 지나니 황토밭에 고구마 잎이 무성하다. 밭고랑을 따라 내려서 빨간 우리의 애마를 바라보고 내려가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듯 이글거리는 715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야트막한 소리개재이다(13:55). 이곳 주민들은 마루재라 한단다. 왼쪽이면 30번 국도와 접속되고 오른쪽이면 49, 55번 국도와 접속된다.

오늘 원래의 계획은 왕자산을 넘어 구절재 까지 목표를 하였으나 상상외의 더위와 심한 표고차로 인한 체력의 저하로 여기서 오늘의 종주를 마무리 하기로 한다.

 

▶후기

    장열 하는 태양에 온 대지가 눈이 부시다.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가 크게 앞서지 않아서 날머리에 후미가 거의 함께 도착을 할 수 있었다. 이제 그저 아무 물에라도 풍덩 빠져들고 싶다. 한적한 시골에다 가까운 곳에 목욕탕이 없어 고속도로 나들목 입구인 순창읍으로 그대로 직행한다. 애마가 왼쪽으로 옥정호를 내려다보며 30번 국도를 달리지만 푸른 물은 그림의 떡이다. 냉동된 켄맥주 한입으로 더위를 식히며 참을 수밖에. 목욕을 마치고 찾아간 '가마솥'이라는 식당의 추어탕과 곰탕은 순창에서만이 먹을 수 있는 요리이리라. 분위기가 글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음식이다. 난 추어탕을 먹었는데 무우 시래기에 미꾸라지가 통으로 덜어있다. 그러나 고추장의 고장답게 배추김치만큼은 맛과 빛깔이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