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둑 내리는 밤비소리에 잠이 깨었다.
이 비 맞고서 고추밭 두렁에 명아주풀은 질긴 뿌리를 더 깊이 내리고.
고구마밭 두렁에 난 메느리및싸개는 고구마줄거리를 휘영청 더 쎄게 휘어감겠지?
굵은 빗줄기가 주룩주룩 보람차게 쏟아진다. 손으로 쥐어잡으면 누구네 말뚝만은 하겠다.
아차. 빨래줄에 널었던 속것하나가 밤새 이 비에 뚜들겨 맞아 아프겠구나.
길똥이는 또 어떻고?
어제낮에 콧잔등을 희롱하다 시들해져 날아간 흰나비를 찾아 아랫집 콩밭두렁속을 온통 두시럭거리며 설마 이 비 맞으며 해매이진 않겠지?
아 빗줄기가 거세지고 비바람마저 휘몰아친다.
뒷산의 백일해로 죽은 애기무덤가의 극락초 나무가지에서 밤마다 울어주던
휘파람새도 지금쯤 가여운 날개접고 고스란히 이 비 맞고 있을까.
빠끔살이 너는 엄마. 나는 아빠되어 사금파리 정한수로 백년가약 맺었더랬어.
속세의 질서에서 난 너를 가질수 없는 작은집 큰애기인 어여뿐 내사랑 연실아!
그사랑 가누지못해 육신의 옷 벗고 구천을 떠돈다. 내리는 이 비의 절반의 물은 상사의 병을 안고간 남자의 한 일것이라.
아 이유많은 하늘에서 좍 좍 물 떨어진다.
지붕이 새나보다 악마의 노크처럼 똑똑...
빗방울 받을 그릇을 받쳐 놔야겠다.이런! 오살헐녀러... 양푼이 구멍났네....
빗줄기 소리가 가늘어졌다...
비 그치고 날이새면 지붕 올라가야지...
지붕에 올라 향기로운 초혼가를 구성지게 부르리라.
밤새 비에 맞아죽은 백일홍과 백합.채송화에게
향그러운 이약은 두고 몸만 가라고 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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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비 맞고 떠나는 것도 있지만 새로이 오는 것도 있으니....보내는 아쉬움 덮고.. 맞이 하는 기쁨 기다려 보리.....언니 비가 주룩주룩 오시네......*^^*
雨酒人들이 꿈틀거리고 잇다.........ㅎㅎ
회색빛 회색 하늘이 싫어 비오는 날이 싫었습니다..따뜻한 차한잔과 음악과 함께 이시를 읽으니 ..이런 날씨가 싫지는 않네요..감사..
저두 새벽녘에 빗소리에 잠이 깨서 몽유병 환자처럼 산속 헤메고 왔는데~~ 오늘 ㅋㅋ..
마녀님 비가 마니 온다지용?...항상 신선한 새벽에.. 향그러운 조은글 올려 주심을 넘 감사드립니다...오늘도..빗속에..즐건 홧팅!하시길....
마녀님은 못하시는게 없네요. 사진을 찍으면 사진, 글을 쓰면 글이... 심금을 울립니다. 같은 비를 봐도 우째 이런 싯귀가 나올까요???
마녀님의 시는 항상 싯그러요 ...
자알 감상 했습니다......................ㅎ
좋을씨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