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태생의 벨기에·일본 축구 유학파 K리그 해트트릭 등 4골 1도움 기록중 박종환 감독 "선배도 배울점 많은 선수"
아직 얼굴에는 여드름이 자글자글하다. 대구 FC의 미드필더 오장은(21). 26일 발표한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가 꿈에도 그리던 기쁜 소식을 전해들은 것도 대구의 한 피부미용실에서 여드름 치료를 받고 있는 와중이었다.
대구 FC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오장은은 지난 23일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후기리그 전북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장은, 팬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축구계에서 그는 어려서부터 적지않은 명성을 쌓아온 실력파다. 제주 조천중 3학년이던 지난 2000년. 꿈많은 제주 소년은 자신의 미래를 바다 너머에서 찾았다. 벨기에 유소년팀이 그 첫번째 도전이었다.
2000년 11월 오장은은 벨기에 2부리그 묄렌벡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어린 나이에 외국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비슷한 처지의 한국인 동료 2~3명과 함께 자취를 했다. "아침도 빵, 점심도 빵이었죠. 저녁때는 가끔 우리끼리 한국식으로 밥을 지어먹고." 비뚤어지기 쉬운 나이였지만 보호자도 없었다. "그 때 스스로를 관리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저는 있지 않았겠죠." 오장은은 담담하게 그 시절을 회상했다.
이듬해인 2001년 8월 오장은은 일본 프로축구 도쿄 FC에 입단했다. 테스트를 받은 다음날부터 1군과 함께 훈련했다. 지금은 모리모토에 의해 깨졌지만 2002년에는 J리그 역대 최연소 데뷔전을 치르는 기록을 세웠다. 2004년까지 3시즌 동안 J리그에서 22경기 출장했다.
실력은 인정받았지만 브라질 공격수에 밀려 출전기회를 많이 잡지 못한 오장은은 2005년 K리그의 대구 FC로 U턴했다. 도쿄 FC에서는 J2리그 임대로 실력을 키우고 돌아오라는 비전을 제시했지만 오장은은 "J2리그보다는 K리그가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 국내에서 자주 출장하며 2005년 네덜란드 세계 청소년 선수권을 준비하려는 포석도 깔려있었다.
박종환 대구 감독의 혹독한 조련. 오장은과는 궁합이 잘 맞았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호랑이 감독 박종환은 오장은에 대해 "나무랄 데가 없다"고 한 마디로 정리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승부욕이 강하고 성실하다. 자기 관리 능력이 탁월하고 쓸데없는 행동이나 말이 단 하나도 없다." 입에 침이 마른다. "선배도 걔한테는 배울점이 많다"는 말은 오장은이 어떤 스타일의 선수임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들뜨고 흥분할 법도 하건만 대표에 발탁된 오장은의 말에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어릴때 부터 꿈꿔왔던 일이다. 말로 못할 정도로 기쁘다"라고 말하지만 호흡은 평상시처럼 가지런했다. "대표팀에는 실력있는 선배들이 많다. 옆에서 배우면서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가면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175cm 73kg의 오장은은 아직도 성장 호르몬이 멈추지 않고 있다. K리그에 데뷔한 지난해 23경기에 출장해 3골 2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는 올시즌 벌써 27경기에 출장해 4골 1도움을 기록중이다. 박종환 감독으로부터 "공격 때는 수비를 신경쓰지 말고 밀어부쳐라"는 지시를 받은 후 좀 더 공격적인 성향이 강화됐다.
아직 오장은은 넘어야 할 벽이 높다. 대표팀은 이제 첫 경험이고 김남일 이호 등 대 선배가 버티고 있다. 어쩌면 가나전을 마치고 시리아전에 엔트리를 20명으로 줄일 때 오장은은 엔트리에서 제외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박종환 감독은 "대표가 된 것만도 큰 일이다. 대표가 됐다고 건방을 떨 놈도 아니고, 짤렸다고 실망할 놈도 아니다. 하지만 두고봐라. 앞으로 큰 재목이 될 것이다"라고 오장은을 주의깊게 지켜보라고 조언했다.
이해준 기자 [hjlee@ilgan.co.kr]
오장은이 보는 3개국 축구는 무슨 색깔
▲벨기에 축구=오랫동안 있지는 않았지만 축구를 하는 분위기가 매우 자유롭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열정이 뜨거웠던 게 인상에 남는다. 기회가 된다면 유럽 축구에 진출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일본 축구=개개인의 특징을 잘 살려준다. 예를 들어 스피드가 떨어지고 킥이 좋은 선수라면 그 특징을 살려 전술을 바꿔나간다.
▲한국 축구=강하고, 빠르고, 투지가 넘친다.
<오장은 프로필> ▲생년월일:1985년7월24일 ▲체격:175cm 73kg ▲혈액형:O형 ▲경력: 조천중 졸업-2000년 11월 벨기에 뮐렌벡 유소년팀 입단-2001년 8월 도쿄 FC 유소년팀-2002년 FC 도쿄 입단-2005년 대구 입단-2005년 네덜란드 세계 청소년선수권 출전
첫댓글 이종민은??
참 잘생겼어.. 호감형이야 ㅋㅋㅋ
섬소년이라면 한명 또 있지.. 최홍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