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4년 6월 7일(금) 오후 4시
대상 : 대전 민족사관
내용 :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고
몇 주전부터 어려운 고전이나 내용이 너무 긴 책들은 인터넷에 올라온 내용들을 참조하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편 소설 같은 것은 내용이 그리 어렵지도 않은데 줄거리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늘 같이 나눈 책 '로미오와 줄리엣'도 마찬가지다. 책으로도 영화로도 너무나 잘 알려진 내용이기에 녀석들이 어렵지 않게 읽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줄거리 파악 자체를 잘 못한다. 그러다보니 독서 감상문의 내용이 자꾸 산으로 간다. 엉뚱한 이야기를 넘어, 줄거리나 내용에 맞지도 않은 부분들을 가지고 독서 감상문을 써온다.
그래서 몇 주전부터 내린 처방은 그렇게 읽다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고 어렵다고 느끼면, 인터넷에 검색을 해서 요약한 글들이나 영상들을 보면서 줄거리 파악이나 핵심 메시지 파악을 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 녀석들이 책도 제대로 읽어볼 생각도 하지 않고 인터넷에 올라온 이런 저런 내용들을 그대로 옮겨 적기에 바쁘다. 문제는 문체도 자신들의 문체가 아니지만, 어휘도 자신들의 어휘가 아니기에 자신들이 옮겨적은 감상문을 읽으면서도 내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 느낀 점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서 엉뚱한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이럴 때 난감하다. 지난 주도 그랬지만 오늘이 더 난감하다.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단 아무 글이나 옮겨 적지 말고, 인터넷에 검색을 해서 적어도 3~4개의 글들은 읽어보라고 권유했다. 그런 다음 그 내용들, 줄거리들을 자신의 언어로 다시 정리해서 적으라고 부탁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남의 글을 그냥 옮겨 적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여러 개의 글들을 읽어보고, 이해한 내용들을 자신의 글로 적어야 진짜 내 것이 된다고 말을 해 주었다. 더 나아가 그래야 느낀 점도 더 깊이 있게 풍성하게 작성할 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 고민이 크다. 이렇게 조금만 내용이 길어지고, 등장 인물이 많아져 스토리가 복잡해지면 줄거리 자체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이 녀석들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 요즘은 인원도 많아져서 정해진 시간 안에 녀석들의 글을 읽고 나누기도 벅찰 때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책을 읽어내는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수업을 진행하는 내내 고민이 많아진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요즘은 이런 이야기를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다음 주를 기대해 보자. 오늘은 나눌 글들을 많았지만 마치 허공에 주먹질을 한 것 같은 느낌이 크다. 하지만 조금씩 녀석들이 나아지고 있으니 다음 주를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