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홍구 기자(gigu@mk.co.kr)
국지적인 호우에도 전국 대부분 열대야
역대 7월 중 가장 무더운 밤 보내
제주 22일 연속·강릉 9일 연속 열대야
기상청, 내달 7일까지 낮 29~35도 전망
지난 24일 열대야를 피해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 <연합뉴스>
7월 마지막 주말, 전국 대부분이 열대야로 몸살을 앓았다. 국지적으로 강한 소나기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했지만 열대야를 물리치기엔 역부족이었다.
경남 창원과 경기 파주 등 전국 곳곳이 역대 7월 중 가장 무더운 밤을 지낸 가운데 제주도는 22일 연속 열대야를 이어갔다. 강원도 동해안에는 찜통더위를 피해 한밤중 해변을 찾는 시민이 많았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밤사이 전국 곳곳에 열대야 현상이 이어졌다.
피서지로 인기가 많은 강원도 영동지방은 이날 오전 9시 50분 현재 강릉 33도, 동해 30.2도, 고성 31.7도, 태백 30.5도 등을 나타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강릉은 지난 19일부터 9일 연속, 속초·삼척도 8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졌다.
제주도는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서귀포시 밤 최저기온이 28도를 기록했다. 남부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고산과 성산 지역 최저기온은 각각 26.9도와 26.1도로 무더운 밤을 보냈다. 제주시는 최저기온 27.7도를 기록해 22일째 열대야를 이어갔다.
낮 동안 오른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고 밤사이 고온다습한 남풍류의 영향으로 제주시 등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충청·영남·호남권 대부분 지역도 열대야로 인해 밤잠을 설쳤다.
경남 창원(북창원)은 이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8.3도였다. 해당 지점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2008년 이래 제일 높다. 북창원에선 전날에도 7월 일최저기온 최고치 기록이 경신됐다.
충남 보령도 이날 최저기온 28.2도를 기록해 1972년 해당 지역에서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7월 일최저기온 최고치에 올랐다. 종전 최고치는 2001년 7월 29일의 27.8도다.
이날 7월 일최저기온 최고치가 바뀐 지역은 전북 정읍(이날 최저기온 28.0도)·남원(27.3도), 전남 고흥(27.9도)·강진(28.4도)·영광(27.1도)·장흥(27.1도)·보성(26.6도), 경북 봉화(24.3도) 등 남부지방이 많았다.
경기 파주(26.7도)와 인천 강화(27.3도), 충남 서산(27.6도), 울릉도(27.9도), 강원 대관령(23.1도) 등도 7월 일최저기온 최고치가 경신돼 사실상 전국이 손꼽히게 무더운 밤을 보냈다.
인천(27.8도)과 경기 동두천(26.3도), 강원 철원(25.6도)은 이날 최저기온이 역대 7월 일최저기온 2위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의 이날 최저기온은 2018년 7월에 세워진 1위 값에 비해 불과 0.1~0.4도 낮았다.
중부 지방에 뜨거워진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국지적인 호우가 쏟아지고, 남부 지방은 중국에 상륙한 태풍 ‘개미’ 영향으로 수증기가 유입되며 비가 내렸지만 열대야를 물리치지 못했다.
강원도 동해안 일부 시민들은 밤까지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잠을 이루지 못하자 가까운 해변을 찾아 더위를 쫓기도 했다.
찜통 더위는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제3호 태풍 개미가 중국 내륙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뒤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재편중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빠르게 한반도 상공을 장악하면 서울 일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수준(39.6도)까지 올라간 2018년급 폭염이 이어질 수 있다.
2018년은 1994년과 함께 역대급 무더위가 닥친 해로 지금과 같이 한반도 주변 대기 상층에는 티베트고기압, 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한 가운데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무더위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29일과 30일 아침 최저기온이 22~29도와 23~29도일 것으로 예상했다.
낮 최고기온은 각각 28~36도와 29~35도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31일부터 내달 7일까진 기온이 아침 24~28도, 낮 29~35도일 것으로 전망했다.
평년기온(최저 23~25도·최고 30~33도)에 견줘 기온이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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