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또 마렵네... 화장실 옆이 내 자리였으면...
남성 과민성 방광 증세와 치료 "버스를 타는 것이 두렵다" "장기간 여행을 하고 싶다" "기차나 비행기를 타면 화장실 가까운 곳에 앉아야 마음이 편해진다." 과민성 방광을 가진 환자들이 평소 토로하는 내용이다. 과민성 방광이란 소변이 방광에 차는 동안 비정상적으로 방광이 수축하는 것.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참기 어렵고 소변을 자주 본다. 흔히 여성 질환으로 알려진 과민성 방광은 여성(41%) 몾지않게 성인 남성도 10명 중 1명 정도로 많이 걸린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환자가 많아지는데 40대 남성의 유병률이 12.9%인 반면 60대 이상에서 23.7%로 2배가 높다.
*세균성 염증과 구별해야 과민성 방광은 빈뇨, 절박뇨, 절박성 요실금, 야간 빈뇨를 동반한다. 빈뇨란 소변이 자주 마려워 하루 8회 이상 화장실을 찾는 증상. 절박뇨는 소변을 참기가 힘들어 화장실을 찾는 것. 소변이 마려울 때 참지 못하고 소변이 옷을 적시면 절박성 요실금이다.
전립샘 비대증에 걸린 남성도 과민성 방광과 유사한 증세가 나타난다. 전립샘 비대증에 걸리면 보통 소변이 끊기거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 또 절박뇨와 빈뇨 증상도 나타난다. 보통 전립샘 비대증은 '소변을 보는게 힘든' 질환인 반면 과민성 방광은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을 참기 힘든' 질환이다. 고령 환자일수록 과민성 방광과 전립샘 비대증을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질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소변에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또 과민성 방광을 방광염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방광염은 세균에 의해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다. 방광염의 주요 증상은 배뇨통(오줌 눌 때의 통증)과 혈뇨인데 대개 갑자기 증세가 나타나고, 절박뇨나 야간 빈요도 동반된다.
이규성 대한비뇨기과 배뇨장애요실금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은 "방광염은 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침입해 방광벽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염증 없이 방광이 민감해져 절박뇨, 빈뇨 등을 동반하는 과민성 방광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과민성 방광으로 인한 증상을 단순히 나이 들어 생기는 전립샘 비대증이라고 착각해 방치하면 삶의 질이 점점 떨어질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을 치료하는 방법 중 가장 쉬운 것이 약물치료다. 과민성 방광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방광의 근육 수축을 억제시키는 항무스카린제가 대표적이다. 페소테로딘, 솔리페나신, 프로피베린, 톨터로딘 성분의 약물도 과민성 방광 치료제로 쓰인다. 하지만 약물 복용 한자 중 60%는 복용기간이 3개월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복용기간이 6개월 지나면 환자 70%가 인위적으로 약물 복용을 끊어버렸다.
환자들은 약을 복용해도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입안이 마르는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지면 복용을 중단했다. 이 이사장은 "약을 복용하면 환자 85%에서 치료효과가 있는데 상당수가 2, 3주 복용한 뒤 효과가 없는 줄 알고 끊어버린다"면서 "최소 3개월은 복용해야 약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고혈압 약처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물-사과-포도 먹은면 좋아 과민성 방광 환자는 이뇨 효과가 많아야 치료가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이뇨작용이 있는 옥수수 수염차 등을 자주 마신다. 하지만 옥수수 수염차를 마시면 소변량은 많아지지만 소변 횟수가 더 늘어나 치료 효과를 보기 힘들다.
과민성 방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소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이 졿다. 대개 오후 6시 이전까지는 신체활동에 필요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이후에는 카페인이나 과일 섭취 등을 줄인다. 과민성 방광에 이로운 음식은 물 사과, 포도 등이다. 녹차, 커피 등 카페인 함유 음료나 탄산음료, 알코올 등은 삼가는 것이 좋다.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은 방광 근육을 자극하고, 방광 수축과 절박뇨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애연가의 잦은 기침은 요실금을 유발한다. 과민성 방광 예방 및 증상 개선을 위해 금연은 필수다.
체중 관리도 필요하다. 살이 찌면 방광이 받는 압력도 높아진다. 과체중 환자들은 체중 감량을 하면 방광 압력이 낮아져 과민성 방광의 증상과 복압성 요실금이 개선된다.
케겔운동은 방광 조절력을 개선하거나 방광 회복에 도움이 된다. 항문 조임 운동으로 알려진 이 운동을 시작하려면 똑바로 바닥에 누워 무릎을 구부린 상태를 유지한다. 숨을 들이마신 뒤 엉덩이를 서서히 들면서 골반근육 수축을 5초간 한다. 이어 어깨 등 엉덩이 순서로 바닥에 내리면서 힘을 뺀다. 앉아서 해도 된다. 엉덩이를 깔고 앉은 상태에서 양발끝을 바깥쪽으로 향한 뒤 골반근육을 5초간 수축시키면서 양 발끝을 안쪽으로 향하게 하면 된다. (이진한 기자. 의사)
과민성 방광 체크리스트
ㅁ 하루에 소변을 8번 이상 본다.
ㅁ 소변이 일단 마려우면 참지 못한다.
ㅁ 어느 장소에 가도 화장실 위치부터 알아둔다.
ㅁ 화장실에서 옷을 내리기 전 소변이 나와 옷을 버리는 경우가 있다.
ㅁ 소변이 샐가 봐 물이나 음료 마시는 것을 삼간다.
ㅁ 화장실을 너무 자주 다녀 일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
ㅁ 수면 중 2번 이상 소변을 봐야 한다.
위 항목 한가지라도 해당되면 과민성 방광일 가능성이 높음.
(자료 :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