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일.
어제의 많은 일들로 피곤했던 저희는 아침 9시가 되어서야 일어나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급히 아침을 먹고 씻고 11시에 예배도 드릴 겸 교회에 다니시는 마을 어르신들께 인사도 드릴겸 해서 압록 교회로 향했습니다. 도착하니 이미 예배는 진행되고 있었고 저희는 자리를 잡고 앉아 찬송을 부르고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습니다.
예배가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시는 마을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립니다. 몇 몇 분들께서는 저희의 인사에 누구냐고 물어봐 주십니다. 저희는 농촌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민들레 사무소에서 이정일 선생님 아래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니 “아~ 민들레.”하며 알아봐 주십니다.
옆에 서계시던 목사님과 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니 커피 한잔 하고 가라고 하십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저희가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일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 소개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장로님께서는 사회사업에 대해 돈만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사업은 가장 추악해질 수 있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아가페적 사랑 아래에서 행하는 사회사업은 가장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사무소로 돌아가려고 인사를 하려는데 어떤 할머니 한분께서 저쪽에 큰 애기는 내가 저번에 길 가르쳐준 애기 아닌가? 하셨습니다. 자세히 보니 지난번 면접 보러 왔을 때 길을 헤매고 있었을 때 콜택시를 불러주시겠다고 하셨던 봉조리 가는 길 이장마을 부녀회장님이셨습니다. 먼저 알아보고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하기도 했고 짧은 만남으로 저를 기억 해주시는 것이 참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어제 이장님 뵙고 돌아오는 길에 만났던 이주여성분도 반갑게 인사를 해주십니다.
돌아와서 장날도 구경할 겸해서 곡성 읍내로 나갔습니다. 저 멀리서도 형형색색의 파라솔들과 트럭들이 장날임을 알려 줍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도너츠. 저희는 동시에 “ 맛있겠다”를 외칩니다. 고맙게도 미리 언니께서 도너츠를 사주셔서 저희는 쫄깃쫄깃하고 달콤한 도너츠를 한입 가득 먹으면서 장을 구경했습니다. 곡성장은 야인시대 세트장으로 쓰였을 정도로 옛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닭들이 가지런히 누워있는 닭 집. 정육점보다는 푸주간에 가까워 보이는 고기 가게. 꼼지락 거리는 미꾸라지들. 할머니들의 꽃무늬 솜바지... 하나하나 새롭고 평범해 보이지 않습니다.
지나가다가 팥죽, 호박죽, 잔치 국수를 파는 간이 식당에 들렀습니다. 거기서 세 가지 메뉴를 하나씩 시켜서 먹었습니다. 팥죽과 호박죽은 담백하고 푸짐한 것이 양과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잔치 국수도 멸치로만 국물을 냈는데도 깊고 시원한 맛이 납니다. 다 먹고 나서 장 구석구석을 둘러 보다가 해피존으로 향했습니다.

해피존에서는 어제에 이어 미디어 교육이 한창이었습니다. 농활팀은 해피존 이곳 저곳을 돌아보기도 하고 운동장에 나가 해피존 마스코트 땅이랑 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미디어 교육이 마무리되고 박경희 선생님께서 저희에게 저녁을 해주셨습니다. 주물럭과 순두부 찌개를 해주셨는데 참 배불리 잘 먹었습니다.
사무소로 돌아와 선생님과 윤범 오빠께서 세탁기를 설치해 주셔서 저희 농활팀은 일주일간 밀렸던 빨래를 마무리 했습니다. 빨래를 하고나니 무슨 큰일이라도 끝마친 것 마냥 홀가분해 집니다.
첫댓글 농활팀 대접해주신 박경희 선생님도 고맙습니다. / 효은이 곡성 추억에 곡성장날이 꼭 끼겠다. 아, 군침도네~
곡성장을 생각하면 투박하고 순박하고 단박함으로 정겨움이 가득합니다. 그런 곡성장이 내년에는 신시장으로 옮긴다니 마음껏 누려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