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감겨도 볼 수 있느니라.
계단참, 서럽게도 외로운 자전거에
눈치 없는 거미줄 한가득히,
커튼처럼 사르르 덮여있음을.
코가 막혀도 맡을 수 있느니라.
하늘을, 너머 가득 메운 습기를
구름 한 점 없는 창공에 고스란히,
대양의 없는 바람이 가두었음을.
혀를 잡혀도 말할 수 있느니라.
나날이, 우리의 변명은 궁색해가고
해 떨어진 무드등은 차가워지나
바람 가르던 즐거움은 없노라고.
손이 있어도 쥐지 못하거늘
다리가 있어서 쉬이 가겠더냐?
손가락 뻗어도 가지지 못하거늘
발가락 있어서 쉬이 걷겠더냐?
귀에 속삭여도 들을 수 없으리니.
우렁찬 그 울음, 나무에 매달려서
수 년 버티어 마침내 헤매어도
네 소리 들어줄 연인 없으리.
볼 어루만져도 돌려주지 못하리니.
네 바라는 소통의 간절함을,
내 바라는 소통의 단절됨을,
이어 간직할 ᄉᆞᄅᆞᆷ 어디 있으랴.
옷 껴입어도 햇빛 가리지 못하니라.
손 올려봐도 햇빛 가리지 못하니라.
바람 잠든 가로수에 참새는 날아 떠나고
이파리 비친 햇빛에 이슬은 맺히지 않는다.
이 지친 몸 누일 곳 어드메냐.
한밤 달빛마저도 내 눈에 뜨겁구나.
카페 게시글
시 (아~하)
하계오체불만족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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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7
24.08.18 12:3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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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체불만족의 절규이군요.
다만, 정신은 비장애인 보다 건강한 경우도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