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la(술라) / Toni Morrison /서숙 교수의 영미소설 특강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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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4. 13:00 경 양평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김영동 교수 부인께서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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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9.15. 3:30 pm.
9호선 전철역 선유도역 1번 출구 김명래 치과에서 책꽂이에 꽂히지 않고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책 두 권을 집어 훑어보다가 처음 보는 제목의 ‘Sula’에 관심이 갔다.
작가 ‘Toni Morrison’이고 ‘Sula’라를 이화여대 명예교수 ‘서숙’이 지은 ‘서숙 교수의 영미소설 특강 5’라는 책이다.
독서라는 걸 어쩌다 하지 않게 되었는지도 모르게 책 읽기를 손 놓은 지 오래여서 ‘이제 책을 읽을 수 있겠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흥미가 유발되었으니, 이를 빌려서 매고 다니는 가방에 넣어다 놓고, 그러곤 이 책을 매일 바라보면서도 읽을 생각은 일어나지 않았다.
추석 연휴에 두 페이지씩 몇 번을 읽다마다 했다.
50여 페이지를 지나면서 재미가 있고 책에 빠져드니 이 책을 만난 것에, 작가 Toni Morrison을 만난 것에, 서숙 교수의 강의를 듣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199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 Toni Morrison(미국, 흑인 여성)이 쓴 책! Sula.
고등학교까지의 수업과 대학교의 강의라는 것은 무슨 차이가 있나를 긍금해 하는 생각이 드는 정도인 내 수준에 문학박사인 서숙 교수의 강의를 12시간 듣는다는 데에 흥미가 생겼다.
‘1강에서 11강’까지 그리고 ‘강의를 마치며’까지 총 12 소제목으로 총 159쪽의 책이다.
책갈피 다음에 '김명래 교수님께. 서 숙 드림. 2015. 7.' 라는 싸인이 있다.
어떤 소설을 읽는다는 것과 그 소설에 대해 전문가의 해설을 듣는 것!
그 소설을 연구한 교수로부터 그 책의 저자, 작품의 시대적 배경, 소설이 펼쳐지는 지역적 환경, 그리고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과 소설을 통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 그리고 해박한 전문 지식을 가진 교수가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서 독자들이 모르던 내용을 알아가며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으므로 나는 크게 차이를 느낀다.
소설을 읽을 때는 생각도 못 했던 것들에 대해 강의를 통해 이해해 나가면서 더 큰 흥미를 가진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서 확실했다.
다음은 마지막 장 ‘강의를 마치면서’에 있는 글 중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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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정리해봅시다.
이 책은 1차 대전 이후 전쟁 후유증으로 자살의 날을 정했던 쉐드렉의 이야기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20년이 지난 뒤 쉐드렉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을 사람들이 터널을 파괴하며 그 속으로 매몰되는 대참사로 끝나요. 시대적 혼돈과 기존 질서의 붕괴를 개인들의 삶과 긴박하게 연결 시켰어요.
술라가 죽는 1941년과 소설이 마무리되는 1965년 사이 세상은 엄청난 변화를 거치ㅡ지요. 2차 대전과 홀로코스트, 그리고 1950년대에는 매카시 광풍이 불어 다쳤어요. 남부의 몽고메리에서는 흑인 여성 로자가 버스의 백인 좌석에서 일어나기를 거부했고, 이를 계기로 인종차별을 거부하는 버스 타기 운동이 일어났어요. 뒤이어 인권운동을 주도하던 마틴 루터 킹의 암살,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도 있었어요. 무엇보다 1960년대에는 반문화운동이 미국 사회 전역을 휩쓸었지요. 보수 기득권에 대항하여 맨발의 젊은이들, 히피들이 아이비리그를 떠나 머리에 꽃을 꽂고 샌프란시스코로 순례하듯 다 모여들었어요.(San Francisco song의 탄생 배경)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며 사랑하라, 평화를 만들라, 열창했어요. 그래요. 세상은 그렇게 변했어요.
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서 술라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작가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내일의 삶을 통해 보여준 경직된 질서에 대한, 그리고 술라의 삶이 보여준 새로운 질서에 대한 그 자신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좀 더 보세요.
넬은 주더와 결혼하면서 인습이 기대하는 착한 여자가 됩니다.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희생하고 사랑하고 용서해요. 그러나 이를 위해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넬 속에 독립적인 자를 억제하고 세상의 질서에 순응해야 합니다. 주드의 가출 이후 넬의 주위를 맴도는 불길하고 더러운 회색 먼지공. 이것은 타성에 젖은 넬 자신의 모습이었지요. 실종된 원래의 자기 모습이었지요. 그러나 넬은 에바의 개입이 있기 전까지는 자신의 이런 상태를 보지 못했어요. 순응이란 이래서 자기만의 눈을 부정하는 상태입니다.
모리스는 넬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나요? 잘못된 제도에 순응하는 삶의 취약성이지요. 자신을 방기하고 공동체에 복종한다 해도 삶의 돌발성 앞에서 그 보호망은 지속되지 못합니다.
술라의 삶에 대한, 작가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술라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은 핵심이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누구의 입장에서 어떤 눈으로 술라를 보는가, 이지요. 세상의 눈으로 볼 것인가, 왜곡된 제도를 비판하고 이를 변화시키려는 눈으로 볼 것인가, 우리의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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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이 책을 읽는 흥미가 얼마나 진지한지에 대해 반에 반도 표현이 안 됩니다.
다 읽고 책에 취한 듯한 기분!
이해가 되실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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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hZAmhGGEa-E
첫댓글 참 잘 됐다.
내 오늘 오후 5시에 김명래 친구의 치과로 간다.
술 한 잔 할까 싶어서 일부러 좀 늦은 시간으로 정한 거다.
권기성 친구도 온다 캤다.
창현이 너도 좀 와주면 좋겠다.
오는 김에 그 책도 좀 들고...
나도 좀 읽어보구로...
혹 술 한 잔 생각나는 친구 있으면,
누구든 온나.
안 그래도 상철이 친구가 뜬금없이 세상을 떠서 가슴 아픈 시간이니,
그 친구와 함께 했던 추억 이야기도 좀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