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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지기지우님들 안녕하세요? 오늘 출근길에 안양천 뚝방을 걷다가 사무실에 들어왔습니다. 벚꽃 나뭇잎이 떨어져 붉게 수단을 놓은 듯 한 뚝방길에서 저물어가는 한해를 봅니다. 우리 님들은 김장준비로 마음이 바쁘시죠? 저는 지난 주말에 김장을 했습니다.
철원지방은 이미 한파가 여러 번 다녀간 뒤라 배추와 무가 얼어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지요. 마음은 광화문으로 가서 국정농단을 한 몰염치한 대통령직 하야를 외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답니다. 조치원에서 청주, 경인지역 등에서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간 동지들이 보내주는 실시간 카톡 중계를 틈틈이 들여다보면서 마음만 보탰습니다.
그날 광화문에서는 백만 개의 촛불이 일렁거렸지만 배추 무, 파, 김장거리를 뽑아낸 시골 들판은 고요하고 적막하기까지 했습니다. 올해 철원 지방은 대체로 김장 배추가 잘 자라지가 않았답니다. 100여포기 배추를 심었지만 노란속이 찬 배추는 한포기도 없었지요. 그래도 김치를 담글 수 있도록 그만큼이나마 자라준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시골에서 곡식을 심어, 가꾸고, 결실을 거두다 보면 자연의 흙과 바람, 햇빛, 비와 천둥까지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아무리 신통치 않은 식물이라도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열매 맺어 결실의 기쁨을 주지요. 여느때보다 가을에 곡식들을 결실할때 저는 자연만한 스승이 없다는 말을 더욱 실감한답니다.
의식이 없는 자연의 생태계들도 이처럼 저마다의 책임을 다하며 일생을 살고지고 하는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대통령이라는 작자와 그를 부역하는 자들의 작태에 한숨이 저절로 나옵니다. 요즘에는 매일 다른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애당초 국정을 잘 이끌어 갈 사람은 아니었기에 기대조차 없었지만 이토록 자신만의 부귀와 영화를 위하여 국가권력을 이용하고 국민을 우롱하면서 나랏꼴을 엉망진창을 만들 줄 이야…….
초등학생에서부터 중고등학생, 남녀노소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유행어처럼 이야기 하는 그 자괴감이 밀려드는 날들입니다. 이런 나라에 국민이라는 것이 스스로 부끄럽고 정말 많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우리 생애가 다 하는 날까지 .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꼴을 볼 수 있는 날이 오려나 하며 실날같은 희망을 갖고 살아온 숱한 지난 세월이 허망해지기도 합니다. 또 거리로 나가서 시위를 해야 하는 현실에 비통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우리 원풍인 들에게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준 대통령이지요. 그네 대통령이 대법원 판사들에게까지 권력을 휘두르지 않았다면 우리는 모두 승소하여 진정한 명예회복이 되었을 데니까요. 백남기농민을 사망하게 한 국가폭력은 34년 전 원풍노조 노동자들에게 가해진 국가폭력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 토요일에는 1만5천개의 시민단체가 국민총궐기 4차 촛불집회가 있는 날이지요. 그런데 붕어머리만도 못하고 쥐꼬리만 한 양심도 없는 대통령은 어버이연합 5천명을 모아 서울역에서 맞불 집회를 하고 광화문으로 행진을 한다고 합니다. 국민에게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엉청난 피해를 준 대통령이 그것도 모자라서 국민들을 분열하게 하고 싸움판을 만들겠다니..........
국민의 손으로 끌어내려야할 것입니다. 꼭 광화문에 못 나오더라도 곳곳에 열려있는 촛불 집회에 나가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대통령 퇴진 서명도 빠짐없이 챙기면서요.
날씨도 쓸쓸하고 기분도 씁쓸한 날들이지만 환절기 건강만은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연대하는 촛불이 많으니 희망을 가지면서요..^^ 2016. 11.18. 카페지기 황선금올림. -사진: 안양천 뚝방 벚나무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