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인천하] 110
s#1. 당추 암자 마당 (109회에서 이어지는)
난정, 윤원형에게 등을 보인채 서있다.
당추, 법당쪽에 서서 난정과 윤원형을 지켜보고 섰다. (*109회 엔딩씬에도 당추의 모습이 보인다)
윤원형 : (난정쪽으로 다가서며) 부인, 나 좀 보시오!
난정 : (등 돌린채 냉랭한) 아들 낳고 소박맞은 첩년한테 무슨 볼일이시옵니까?!
윤원형 : 난정아! 내 자식놈 얼굴도 아니 보고 이 산중암자까지 온 까닭을 헤아려본게냐?
난정 : (휙-원망스럽게 돌아보며) 서방님! 이년이 갓태어난 핏덩이를 내버려 둔채 태반도 떨구지 못한 몸으로
방문을 나서야만 했던 마음을 헤아려 보시었사옵니까?
윤원형 : ..뭬,뭬야?!
난정 : 이년, 사내가 계집을 버리는 것은 헤아릴수 있사오나, 애비가 자식을 버리는 것은 용서할 수가 없사옵니다!
윤원형 : ...!
난정 : (품속에서 낡은 종이를 꺼내며) 내겐 소용없는 물건이니 돌려드리지요. (윤원형에게 건네는)
윤원형 : (받아드는데)..
난정 : (매몰차게 돌아서서 계단 밑으로 내려가는)
윤원형, 잠시 멍하게 보다가 종이를 펴본다. 낡고 꼬깃한 종이위에 "一片丹心" 이라고 적힌 글귀.
윤원형, 충격을 받은 듯 글귀를 보다가.
윤원형 : (난정을 쫓아 계단쪽으로 뛰어가며) 난정아-
당추 : ...
s#2. 동 당추 암자 누마루 계단 위
윤원형, 급하게 계단을 내려오는데 길상, 불쑥 윤원형 앞을 가로막는다.
윤원형 : (멈춰서며)..처,처남!
길상 : 난정이를 그냥 보내주시지요!
윤원형 : 처남, 무슨 오해가 있는 듯한데...
길상 : 오해라니요?! 어차피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게 양반님네들 천성 아니옵니까?!
(노려보며) 하오나 난정이한테 그리 하시오면 아니되시옵니다! 이놈이 용서하지 않을것이옵니다.
윤원형 : 뭬,뭬야?! 그 무슨 말인가?
길상 : 이 놈, 말을 허투루 듣지 마시옵소서. (돌아서 계단을 내려간다)..
윤원형 : ...
당추 : (누마루 계단위에 서서 내려다보며) 나무 관세음보살...
s#3. 대궐 일각
자순대비, 조상궁을 거느린채 보교를 타고 온다.
맞은 편에서 세자, 박상궁과 동궁전 내관등을 거느리고 온다.
세자 : (멈춰서 조아리며) 할마마마!
자순대비 : 오, 세자, 어디로 발걸음을 하시는게요?
세자 : 어마마마께 문후 들러가옵니다.
자순대비 : 그래요? 이 할미도 교태전으로 가는 길이니 함께 드십시다.
세자 : 예.
자순대비의 보교와 세자의 걸음걸이에 맞추어 어디론가 간다.
s#4.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놓인 화려한 비단을 펼쳐들고 보고 있다.
s#5. 동 중궁전 복도
자순대비, 세자의 손을 붙잡고 엄상궁과 오상궁이 서있는 방문쪽으로 걸어와 선다. (*조상궁과 박상궁, 그 뒤를 따른다)
자순대비 : 고하여라!
엄상궁 : 예..(방쪽에다) 중전마마, 대비마마와 세자저하 드시었사옵니다.
윤비(E) : 어서 뫼시어라!
s#6. 동 중궁전 방 안
자순대비와 세자, 방안으로 들어서면 윤비, 일어서서 예를 갖춘다.
윤비 : 대비마마, 오시옵니까?
자순대비 : (보료위에 앉으며) 그래요, 내 중궁전에 발걸음을 하다가 마침 세자를 만나함께 들었소이다.
세자 : 어마마마, 평안하시옵니까?
윤비 : 세자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조석으로 문후를 드니 이 어미가 평안할수 밖에요?
세자 : 황감하옵니다, 어마마마.
자순대비 : (방바닥에 놓인 비단을 보고) 중전, 이 비단은 웬것이요? (비단을 펼쳐 보며 감탄한 듯) 빛깔이 참으로 곱구려..
중전께서 옷을 지어입으시면 참으로 잘 어울릴 듯 싶소이다.
윤비 :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옵니다. 궐내에서 이렇듯 화려한 비단이 어울리는 건 단 한사람뿐이옵니다.
신첩, 그사람에게 이 비단을 하사할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 중전, 그 사람이 대체 누구요?
s#7.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독기서린 표정으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경빈 : ..중전, 내 중전만은 기필코 가만두지 않을게야!..(술주전자를 따르다가) 금아-
금이(E) : (방밖에서) 예, 마마!
금이 : (방문이 열리면 들어서며) 찾아계시옵니까?
경빈 : 술을 더 가져오너라.
금이 : 마마, 취하시었사옵니다..
경빈 : 금이, 네 이년! 네년 따위가 감히 웃전을 가르치려드는게냐?!
금이 : (움찔하여) 예, 분부대로 하겠사옵니다. (빈 술주전자를 들고 방문밖으로 나간다)
s#8. 동 경빈 처소 마당
금이, 술주전자를 들고 처소쪽에서 나오는데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을 거느리고 일각문 안으로 들어선다. (*뒤따르는 나인이 비단필(*s#4의)을 들고 있다)
금이, 화들짝 놀라 윤비 앞에 깊숙하게 조아린다.
윤비 : (금이 손에 들린 술주전자를 보며)..경빈이 근자에 술을 가까이 하느냐?
금이 : 예에?..아,아니옵니다..
윤비 : (보다가) 엄상궁, 따르게. (처소쪽으로 오르면)
금이 : (재빨리 윤비의 신발을 벗는 것을 도와주고 그 뒤를 따르고)
엄상궁 : (나인에게) 이리 다오.
나인 : (엄상궁에게 비단필을 건네주는)
엄상궁 : (비단필을 받고 윤비를 따라 처소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금이(E) : 경빈마마, 중전마마 드시었사옵니다.
s#9. 동 경빈 처소 방 안
윤비, 엄상궁을 거느리고 방안으로 들어서면
경빈, 취기로 비틀거리는 몸으로 일어서서 맞이한다.
경빈 : 중전마마께오서 신첩의 처소에 어인 발걸음이시옵니까?
윤비 : (보료위에 앉으며) 경빈, 취했구먼?
경빈 : (윤비 앞에 앉으며) 전하께오서 신첩에게 금족령을 내리시었사오니 억울하고 분통한 심사를 술로 달랠수 밖에요?
윤비 : 내 자네의 불편한 심사를 위로하러 발걸음을 했네.
경빈 : ...?
윤비 : 엄상궁, 내어주게.
엄상궁 : 예..(경빈 앞에 비단필을 내어주며) 중전마마께오서 하사하시는 것이오니 예를 갖춰 받으시옵소서.
경빈 : (두손으로 조아리며 받아보며) 중전마마, 어찌 눈엣가시 같은 신첩에게 이리 귀한 비단을 내리시는 것이옵니까?
윤비 : 지난번 난정이 일로 전하께 금족령까지 받고 또한 조만간 복성군을 사가로 내보내야 할 경빈의 마음을 위로해주려는게다.
경빈 : 중전마마, 어찌 병주고 약 주시려는겝니까?
엄상궁 : (경빈을 꾸짖듯) 무엄하시옵니다! 어찌 감히 중전마마 면전에서 불경한 말을 입에 담으시는 것이옵니까?
경빈 : (엄상궁을 휙-노려보며) 개는 주인을 닮는다더니 네 어찌 늙은 상궁년 따위가 일품명부 앞에서 짖어대는게냐?!
엄상궁 : (움찔하는데)...!
경빈 : (윤비를 바짝 쏘아보며) 중전마마, 금족령을 받으시어야 할 사람은 신첩이 아니라 중전마마이시옵니다!
윤비 : 뭐라?! 경빈! 네 술기운에 정신을 못차린게냐?!
경빈 : 신첩, 중전마마의 속내를 꿰뚫어보고 있사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아무리 세자저하를 괴이시는 듯 하여도
장차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오면 세자저하를 도모하실 것이 자명하옵니다! 이번에 난정이를 앞장 세워
김안로와 윤임이를 찍어낸 분도 중전마마이시었지요! 신첩 말에 틀림이 있사옵니까?!
윤비 : (경빈을 무섭게 보는)...
경빈 : (윤비를 노려보는)..
엄상궁 : 중전마마, 중궁전상궁들을 불러들여 경빈을 징치할깝쇼?
윤비 : 술취한 개라고 했거늘! 내 앞에 앉아있는 것은 경빈이 아니라 술취한 개에 불과하거늘
어찌 말 못하는 짐생을 징치할 수 있겠는가?!
경빈 : (일그러지는)...!
윤비 : 엄상궁, 이만 돌아가세. (일어나서 방문 밖으로 나가버린다)
경빈 : (모욕감에)..술취한 개라?!..(윤비가 나간쪽을 독기서린 표정으로 노려보며)
오냐, 내 언젠가는 네년의 목줄기를 물어뜯을 것이야!
s#10. 편전 외경
s#11. 동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앉아있는 남곤, 이유청(*), 권균(*), 장순손, 윤은보, 김극핍, 판서급 대신들을 보며 말한다.
(*윗목에 박승지가 앉아있다)
중종 : 과인이 경들을 불러들인 까닭은 복성군의 일을 논의하고자 함이요.
남곤 : 하문하시옵소서.
중종 : 과인은 가례도감을 설치하여 복성군의 가례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좋을듯 싶은데 경들의 뜻은 어떠하시오?
장순손 : 지당하시옵니다! 복성군께오서는 전하의 장자이시오니 마땅히 가례도감을 설치하시어
장자의 예우를 갖추게 하심이 가할줄로 사료되옵니다.
김극핍 : 신도 그리 생각하옵니다! 복성군께오서 성대하게 가례를 올리시오면 왕실의 권위와 위엄이 바로 설것이옵니다!
일동 : 신들의 뜻도 같사옵니다!
윤은보 : (굳은 표정)...!
중종 : 또한 과인의 잠저(潛邸)를 복성군의 거처로 내어줄 것이니
복성군이 기거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잠저를 증축하도록 하오!
남곤 : (환해지며) 전하의 뜻을 받들겠사옵니다.
윤은보 : ..전하, 신 예조판서 윤은보 한말씀 아뢰겠사옵니다.
중종 : 오, 예판..말씀해보시구려.
윤은보 : 복성군의 가례를 위해 가례도감을 설치하는 일은 가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일동 : (술렁거리며 못마땅하게 윤은보를 보는)...!
윤은보 : 도감이란 왕세자의 책봉같은 중대사를 위해 설치하는 것으로
어찌 일개 왕자군의 가례에 도감을 설치할 수 가 있겠사옵니까?! 이는 조종조에도 전례가 없는 일이옵니다!
김극핍 : 예판! 복성군께오서는 전하의 장자이시오!
전하께오서 복성군께 장자의 예우를 하시려는 어의에 어찌 반하시려는게요?!
윤은보 : 복성군께서 전하의 장자이시기는 하오나 나라법에 적서의 구분이 엄연하거늘
대군이 아닌 후궁소생의 왕자군에게 대군의 예우를 할 수는 없는 법이오이다!
일동 : (일그러지는)..!
윤은보 : 또한 대군이나 왕자군의 가옥에는 반드시 등급이 있사옵니다. 전하께오서 거처하시던 잠저시대의 본궁은
대군의 가옥제도에 따라서 지은 것이라 왕자군에게는 과분하거늘 어찌 증축까지 할 수가 있겠사옵니까?
왕실에서 사치하는 일로 보여질수도 있사오니 부디 깊이 헤아려주시옵소서!
김극핍(E) : 저,저놈이..?!
일동 : (윤은보를 곱지 않게 보는)..
중종 : 예판의 말에 일리가 있도다. 허나 본궁은 바깥 행랑채가 없어 부득불 증축을 한 연후에야 쓸수 있기에 증축을 명한것이지
과인이 어찌 사치로써 왕자를 인도하겠는가?! 가례도감을 설치하는 일은 과인이 더 상량해본 연후에 정하도록 할것이오.
장순손 : 지당하오신 말씀이시옵니다, 전하!
윤은보 : (굳은 표정)...
s#12. 편전 마당
남곤, 이유청(*), 권균(*), 장순손, 윤은보, 김극핍, 판서급대신들이 편전밖으로 나온다.
윤은보, 혼자 어디론가 걸어가는 얼굴위로.
해설(NA) : 윤은보, 본관은 해평으로 시세에 좌우되지 않는 공평무사하고 불편부당한 성정으로 후일 영의정에 올라
8년동안 재임하였을만큼 중종의 총애를 받았다. 사학과 문필이 탁월하여 성종실록과 연산일기 편찬에 참여하였다.
하지만 시기와 모함이 횡행하던 당시 윤은보는 조정신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s#13.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조상궁을 보고 말한다.
자순대비 : 뭐라? 주상께서 복성군에게 잠저시대의 본궁을 내어주시겠다고 하였단 말이냐?!
조상궁 : 예. 뿐만 아니오라 경빈마마의 금족령도 풀어주시었다고 하옵니다.
자순대비 : 주상께서 경빈에 대한 노여움을 거두신겐가?
s#14. 중궁전 방 안
윤비, 찻잔을 앞에 놓고 혼잣말처럼 말한다.
윤비 : 복성군이 궐밖으로 나갈 때가 되니 전하께오서 마음이 약해지신게지.. (찻잔을 들어 마시는 얼굴위로)
경빈(E) : (웃음소리) 호호호-
s#15.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남곤과 심정, 그리고 복성군이 앉아있다.
경빈 : 호호호, 복성군 이 어미가 뭐라 했습니까?! 전하께오서는 복성군을 어느 왕자들 보다 총애하고 계신겝니다.
복성군 : ...
남곤 : 그렇사옵니다, 왕세자를 책봉하는 일에나 설치하였던 도감을 가례때 설치하라 명하신 것이나 잠저시대의 본궁을
증축하여 내어드리는 일은 전하께오서 복성군마마께 왕세자와 같은 예우을 하여주시겠다는 어의시옵니다.
심정 : 감축드리옵니다, 복성군마마.
경빈 : 암요, 이사람의 금족령까지 풀리었으니 감축드릴 일이지요!
복성군 : (굳은)...
경빈 : (복성군을 살피며) 전하의 하해와 같으신 성은이 내리시었는데 어찌 복성군께오서는 안색이 굳으신겝니까?
복성군 : 아바마마께오서 소자를 왕세자와 같은 예우를 하여주시는 것은 감읍할 일이오나
이미 세자가 있사옵고 잠저를 증축한다 한들 어찌 동궁전보다 위엄이 있을수 있겠사옵니까?
소자는 궐밖으로 쫓겨나는 일개 왕자군(王子君)일 뿐이옵니다!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 : 복성군! 복성군!
남곤(E) : (당혹스러운)..아니 복성군께오서 어찌..?
심정 : 복성군께오서 경빈마마 슬하를 떠나실때가 되오니 마음이 심란하신 게지요.
경빈 : 복성군에 대한 전하의 총애를 확인하였으니 복성군께오서 반드시 연을 타시고 대궐로 돌아오실수 있게
대감들께서 일을 서둘러 주세요!
s#16.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얼굴위로.
희빈(E) : 정국 일등공신이신 아버님께오서 낙마를 하시고 온 조정이 경빈의 수족으로 채워지고 있는데
복성군에게 대군의 예우라니?! 흥! 경빈만 살판이 난게지! (연상을 쾅-치며) 아니돼, 이리되어서는 결코 아니됨이야!
희빈 : (방문쪽을 돌아보며) 향이 밖에 있느냐?!
향이(E) : (방문밖에서) 예, 마마.
향이 : (방문 열리면 들어서며) 찾아계시옵니까?
희빈 : 당장 편전으로 들 채비를 하거라.
s#17. 편전 방안
중종, 박승지가 건네는 교지문에 어보를 찍고 있다.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전하, 희빈 들었사옵니다.
중종 : 희빈이?..박승지는 잠시 물러가라.
박승지 : 예. (교지를 챙겨들고 일어난다)
중종 : 들라해라.
대전내관(E) : 예.
방문이 열리면 희빈, 비장한 표정으로 방안으로 들어오고 박승지가 나간다.
희빈, 중종 앞에 큰 절을 올린다.
중종 : 이리 내려와 앉으시오.
희빈 : (중종 앞에 다가가 앉는다)
중종 : 희빈, 어인 연유로 편전에 드시었소?
희빈 : (비장한 표정으로 중종을 보며) 신첩 전하께 한말씀 묻고 싶은바가 있어 들었사옵니다.
중종 : 말씀해보시오.
희빈 : 전하, 강에서 거센 풍랑을 만나 뱃전을 붙잡고 의지하던 사람들이 어찌 뭍에 내리면 강을 건네준 배의 고마움을
잊는 것이옵니까?! 신첩의 우둔한 머리로는 알수가 없사와 전하께 여쭙는 것이옵니다.
중종 : ..?!
희빈 : (눈물 글썽이며 보는)..
중종 : ..희빈, 강을 건네준 배의 고마움을 잊는자가 과인을 지칭함이오?
희빈 : 전하, 신첩의 아비는 비록 늙고 병든 몸이오나 날마다 전하를 그리워하며 전하께오서 계신 경복궁을 향하여
고신원루(孤臣寃淚)를 뿌리고 있사옵니다. 전하, 어찌 전하를 보위에 올려드린 정국일등공신인 신첩의 아비를
잊으신 것이옵니까?! 어찌요?! 참으로 야속하시옵니다..야속하시옵니다..흐흑..
중종 : (희빈에게 다가 앉으며) 희빈, 과인이 무심하였구려...과인이 어찌 남양군을 잊을수가 있겠소?
희빈 : 전하, 흐흑..
중종 : 밖에 승지 있느냐?!
박승지(E) : 예.
박승지 :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조아리며)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승지는 남양군을 좌찬성에 제수하는 교지를 쓰라!
박승지 : 예.
중종 : 또한 과인이 남양군의 쾌차를 위하여 양어의를 보낼것이니 승지가 동행하여 과인의 뜻을 전하고 문병토록 하라!
박승지 : 예, 전하. 분부대로 봉행하겠나이다.
희빈 : ..전하, 성은이 참으로 우악하시옵니다.
s#18. 빈청 안
남곤과 심정, 장순손, 김극핍과 이항이 앉아있다.
남곤 : 여기 계신 분들께오선 경빈마마와 복성군께 충성을 맹세하신 분들이 오니 기탄없이 말씀드리리다.
일동 : (결연하게 듣는)..
남곤 : 우리가 장차 복성군마마를 옹립하는 큰 일을 도모하기 위하여서는 조정을 물샐틈없이 틀어쥐어야 할것이외다!
김극핍 : 그게 무에 어렵겠사옵니까? 영상대감께오서 조정의 영수로 떡 버티고 계시옵고,
(심정을 보며) 금부와 형조에는 화천군대감께오서 계신데다가, 조정신료들의 비리를 속속들이 움켜쥐신
대사헌 영감께서 뒤를 받쳐주시고 있으신데다가 군사를 움직일 수 있는 병판대감과 도총관인 이사람이 있는데
감히 누가 조정을 넘볼수 있단 말이옵니까?
장순손 : 도총관대감 말씀이 지당하시오이다.
남곤 : 허나 정치는 힘만으로 되는게 아니오이다. 허울뿐일지라도 명분이 있어야 큰 일을 성사시킬수 있소이다.
장순손 : 암요, 영상대감 말씀이 지당하시옵니다. 정치를 하려면 명분이 있어야지요!
김극핍 : (장순손 힐끗)..?!
심정 : 세자저하를 고립무원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조정에 남아있는 김안로와 윤임이를 추종하던 잔당을
뿌리뽑아야 할 것이옵니다.
이항 : 세자의 보양관이었던 부제학이 허항과 채무택같은 자들을 은밀히 만나고 있다는 소문이옵니다.
김극핍 : 이런 쥐새끼같은 놈들! 뿌리가 있으니 잔가지가 뻗치는겝니다.
이번참에 김안로와 윤임이의 허리를 꺽어버려야 할것이오이다!
심정 : 옳으신 말씀이외다. 김안로와 윤임이의 허리를 꺽는 일은 대사헌께서 맡아 주시오.
그들의 사소한 비리까지 들춰 내시어야 할것이외다.
이항 : 그리하겠사옵니다.
김극핍 : 윤은보같이 제 혼자 꼿꼿한 자가 더 골치요. 유생들이 뒤를 바치고 있으니 함부로 어찌 할 수가 없으니 말이외다.
장순손 : 이사람이 윤은보를 만나 설득해 볼터이니 맡겨주시옵소서.
남곤 : 허면 윤은보는 병판대감이 만나보시구려.
박희량 : (빈청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며) 영의정대감.
일동 : (놀라 돌아보는)...?!
남곤 : 무슨 일인가, 박교리?
박희량 : 전하께오서 남양군대감께 좌찬성을 제수하시었다고 하옵니다.
일동 : (웅성)..
김극핍 : 희빈을 등에 업은 남양군대감이 중용된다면 걸림돌이 될것이 아니오이까?
남곤 : (고개를 저으며) 남양군은 이미 말라 비틀어진 고목이니 꽃이 피지는 않을게요..
s#19. 홍경주 사랑채 방 안
홍경주, 이불위에서 병색의 얼굴로 좌찬성 제수 교지를 펼쳐보며 뜨거운 눈물을 쏟는다.
(*박승지와 양어의, 홍경주 앞에 앉아있다)
홍경주 : 흐흑..전하, 이 늙은이에게 큰 성덕을 베푸시오니..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사옵니다..흐흐흑..!
s#20.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거울속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며 쌩끗 웃음을 짓는다. (*향이, 희빈의 뒤에서 시중을 들고 있다)
희빈 : 향아, 내 경빈보다 떨어질게 무에 있누?
향이 : 그렇고말굽쇼, 마마.
희빈(E) : 두고보라지! 아버님만 조정에 돌아오시면 내 아버님을 디딤돌로 경빈을 젖혀버릴 것이야! 호호호.
s#21.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독기서린 눈빛으로 비단필에 가위질을 하고 있다.
경빈, 가위질이 성이 차지 않는지 손으로 비단필을 갈기갈기 찢어댄다.
경빈(E) : (숨을 몰아쉬며) 중전과 난정이 내 손으로 너희 두년이 이처럼 갈갈이 찢어 버릴 것이야!
금이(E) : (방밖에서) 경빈마마, 대비마마 드시었사옵니다.
경빈 : (방밖을 보며) 뫼시어라!
경빈,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자순대비, 방안으로 들어온다.
경빈 : (조아리며 예를 갖추는)...대비마마께오서 신첩의 누추한 처소까지 어인 발걸음이시옵니까?
자순대비 : 내 그동안 격조하였소이다. (보료위에 앉다가 찢어진 비단필을 흠짓 보고) 경빈, 이게 무엇이오?
(비단쪼가리들을 들어보이며) 이것은 중전이 하사한 비단이 아니오?
경빈 : 예, 중전마마께오서 신첩에게 옷을 지어 입으라고 하사하신 비단이옵니다.
자순대비 : 경빈, 어찌 중전이 경빈을 괴이시어 내리신 비단에 난도질을 한게요!?
경빈 : 중전께오서 신첩을 괴이시어서가 아니오라 환심을 사기위하여 내리신 비단이옵니다!
자순대비 : (버럭) 경빈, 네 이 비단에 난도질한 것은 중전의 아름다운 마음씨에 무도하게 난도질을 한 것이나 다름없거늘!
네 어찌 이리 무도한 짓거리를 하는 것이더냐?!
경빈 : 아름다운 마음씨라니요?! 대비마마께오선 속고 있으신 것이옵니다!
주상전하와 세자저하는 물론이옵고 온 조정과 대궐이 중전마마께 속고 있는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 무어라?!
경빈 : 중전마마께오선 희로애락은 물론이옵고 장차 생산하오실 대군아기씨로 대통을 잇게하기 위해
세자를 천길벼랑아래로 밀쳐버리려는 야심을 자애로운 얼굴 뒤에 감추고 계신 무서운 분이시옵니다!
대비마마, 어찌 중전의 시커먼 속내를 어찌 꿰뚫어보시지 못하시는 것이옵니까?!
자순대비 : 경빈, 네 실성을 한게냐?!
경빈 : 마마, 어찌 신첩의 참말에는 귀를 닫으시고 중전마마만을 감싸안으시는 것이옵니까?!
중전께오서 같은 파평윤문이시기 때문이옵니까?!
자순대비 : (어이가 없는)..허어! 네 어찌?!
경빈 : 대비마마, 중전마마를 경계하시옵소서! 중전마마께오서 장차 세자저하를 도모하시게 되오면
중전마마를 간택하오신 대비마마는 물론이옵고 파평윤문의 후손들이 어찌 얼굴을 들고 다니겠사옵니까?!
자순대비 : 닥치거라! (경빈의 뺨을 찰싹 갈긴다)
경빈 : (방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울부짖는) 대비마마, 어찌 어찌, 신첩을 믿지 못하시는 것이옵니까?! 어찌요?!
(통곡하는) 흐흐흑-
자순대비 : (벌떡 일어나서) 경빈, 네가 실성을 한게 틀림없구나! 틀림없어!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경빈 : 마마! 중전에게 속지 마시옵소서! 흐흐흑-
s#22. 동 경빈 처소 마당
자순대비, 조상궁을 거느리고 처소안에서 나온다.
경빈(E) : (처소쪽에서 들리는 통곡소리) 마마-흐흐흑-
자순대비 : (처소쪽을 돌아보며) 경빈이 실성을 했어! 실성을! (조상궁 등을 거느리고 보교가 세워진 일각문 밖으로 나간다)
금이 : (울상되어 처소쪽을 돌아보는)...
s#23. 중궁전 방 안
윤비, 패물함에서 패물과 장신구 등을 고르고 있다.
엄상궁(E) : (방밖에서) 중전마마, 대비마마 드시었사옵니다.
윤비 : 어서 뫼시어라.
자순대비 : (방문이 열리면 굳은 표정으로 방안으로 들어서는)
윤비 : (일어나 예를 갖추며) 대비마마, 드시옵니까?!
자순대비 : (보료위에 앉으며 패물함을 보며) 중전, 무엇을 하고 계시었소?
윤비 : 복성군의 안사람에게 줄 패물을 고르고 있었사옵니다.
자순대비 : 그래요?
윤비 : 예. 복성군이 비록 신첩의 소생은 아니오나 전하의 장자이옵고 신첩이 입궐한 연후에 왕실에서 맞이하는 첫 며느리이니
마음이 쓰이옵니다.
자순대비(E) : (윤비를 자애롭게 보며) 허어, 이리도 가상한 마음을 지니신 중전이시거늘..
윤비 : 어느것이 좋을지 대비마마께오서 골라보시지요.
자순대비 : 중전, 그러실거 없소이다.
윤비 : 예에?
자순대비 : 경빈 같이 은혜도 모르는 금수만도 못한 것한테 마음쓰실 것없다 이 말씀이오!
윤비 : 마마,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자순대비 : 중전의 이런 아름다운 마음도 몰라주고 경빈이 중전께서 내려준 비단을 난도질 했습디다!
이게 어디 사람이 할 짓거리이냔 말이오?!
윤비 : ..경빈이 신첩 때문에 주상전하의 총애를 잃고 금족령까지 받았으니 신첩을 미워할수도 있겠지요..
허나 천성이 선한 사람이니 신첩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 믿사옵니다.
자순대비 : 아닙니다! 아니에요! 경빈은 개과천선할 위인이 아닙니다!
윤비(E) : 대비마마께오서 당분간 경빈을 믿지 아니하시고 경계를 하실터이니.. 경빈의 기세가 한풀 꺽이겠구먼!
s#24. 옥매향 기방 안채 마당
난정과 보퉁이를 품에 든 모린 앞에 옥매향과 심퉁이 서있다.
난정 : 매향아, 허면 갈게.
옥매향 : 기래..모린아, 난뎡아씨 댤모시라우. 알간?
모린 : (밝은 표정으로 끄덕끄덕)..
난정, 모린을 거느리고 대문쪽으로 나가려는데
임백령, 중문안으로 들어오다가 난정을 보고 흠짓 멈춰선다.
난정 : (쌩끗 웃으며) 그간 무고하시었사옵니까?
임백령 : (머슥한)..아, 예..
옥매향 : 나으리, 내레 난뎡이를 배웅하고 들어갈테니끼니 먼저 방에 드시라요.
임백령 : 알았소..(안채 방쪽으로 가는데)
난정 : 어찌 갖바치아저씨 제자분들께오선 과거 공부는 뒷전이고 불목하니 아니면 기생서방 노릇부터 배우실꼬?
임백령 : (움찔)...!
옥매향 : 난뎡아, 기런소리말라우!
난정 : 호호호...(중문밖으로 나간다)
옥매향 : (임백령을 돌아보며) 나으리 마음쓰지 마시라요..(난정을 쫓아나가며).. 난뎡이 저 에미나이래..
임백령 : (한방 맞은 표정으로 난정이 나간쪽을 돌아보는)...!
s#25. 당추 암자 부근 정자 위
윤원형, 손에 든 "一片丹心" 글귀를 보고 섰다.
윤원형 : (그리움의 느낌으로 멀리보는)...!
s#26. 윤원형 집 대문 안 마당
임서방, 대문을 열어주면 난정, 모린을 거느리고 들어온다.
난정 : 임서방, 오늘부터 내 시중을 들 아일세. 행랑채에 방하나 내어주게.
임서방 : 예, 아씨.
난정 : (중문쪽에 서있는 가마를 보고) 손님이 오시었는가?
임서방 : 판부사댁 정부인께오서 안채에 들어계시옵니다.
난정 : 판부사댁 정부인이? (중문쪽으로 걸어간다)
s#27.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김씨와 윤임처, 찻잔을 놓고 마주앉아 있다.
윤임처 : 대감께오서 외직으로 나가신 내 처지나..아들 낳은 첩실한테 초당까지 내어주고
독수공방하는 자네 처지나 다를게 없구먼..
김씨 : (미소) 개똥이가 있으니 괜찮사옵니다.
윤임처 : 개똥이? 난정이가 낳은 자식 말인가?
김씨 : 예, 아직 이름을 짓지 못했사옵니다.
윤임처 : 허어, 어찌 첩실 자식을 괴일수가 있누? 이 집에서 자네 자릴 굳건히 지키려면 자네도 얼른 아들을 낳아야하네!
김씨 : (미소)...
윤임처 : 헌데 자네 그 소문 들었는가?
김씨 : 소문이라니요?
윤임처 : (낮게) 우리 대감과 자네 숙부이신 희락당대감을 조정에서 밀어낸게 난정이 짓이란 소문말일세..
김씨 : (흠짓 보는데)...예에?
윤임처 : 자네도 조심하게. 그 소문이 참이라면 난정이가 자네 하나쯤 밀어내는게 무에 대수겠나..?!
난정(E) : (방밖에서) 아우님, 내 좀 들어가겠소!
난정 : (방문을 왈칵 열고 방안으로 들어선다)
김씨 : 손님께서 들어계시는데 자네 이 무슨 방자한 짓거리인가?
난정 : (윤임처를 내려다보며) 판부사댁 정부인께오서 어인 발걸음이시옵니까?
윤임처 : 네 천한 첩년 주제에 뉘를 함부로 보는게냐?
난정 : 예, 소첩은 첩년이옵지요. 하온데 정부인께오선 어찌 뇌물을 잘못쓰시어
판부사대감을 찬바람부는 외직으로 내보신 것이옵니까?
윤임처 : 뭐, 뭐라?!
난정 : 판부사대감께서 돌아오실때까지 자숙하고 근신하시어야 할 정부인께오서
어찌 바깥출입을 하시며 유언비어로 남을 모함하시는 겝니까?!
윤임처 : (울그락불그락) 이,이런 발칙한..!
난정 : 정부인께오서 이집에 드나들이 하시는 것을 중전마마께오서 아시면 불벼락이 떨어질터이니 어서 돌아가시지요!
윤임처 : (벌떡 일어나) 이,이런 망신이 있나?!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김씨 : 숙모님!.. (난정을 보며) 자네 어찌..?!
난정 : 아우님! 판부사댁은 이집 가문과 결코 화해할 수 없으니 두번 다시 정부인을 들이지 마시오!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김씨 : ...!
s#28.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포대기에 쌓인 아기를 어루고 있다.
배천댁과 유모(*), 그 앞에 앉아 있다.
난정(E) : (방밖에서) 아버님, 개똥이 어미이옵니다.
윤지임 : 오, 어서 들어오너라.
난정,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 배천댁과 유모(*), 일어나 예를 갖춘다.
윤지임 : 작은애야, 원형이는 만나봤느냐?
난정 : 예, 서방님께오선 글공부에 용맹정진하고 계시었사옵니다.
윤지임 : 암, 그래야지..애썼다..(아기를 보며) 허어, 이놈이 쌌나보다.. 내손이 축축한 것을 보니..?
난정 : 이리 주시옵소서. (아기를 건네 받는데)
아기 : (찌푸리며 울어댄다) 응애-
윤지임 : 허어, 고놈 참 어찌 할애비한테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지?
난정 : (유모에게 아기를 건네주면)
아기 : (유모의 품에서 울음을 그치는)..
난정 : 아버님, 아이를 너무 괴이시지 마시옵소서. 아이가 자라 서출인 제 분수도 모르게 될까봐 걱정이옵니다.
윤지임 : 그런 소리 말거라. 어찌되었건 내 핏줄이거늘 어린 것한테까지 적서를 따져서 무엇하겠느냐?
난정 : ..고맙사옵니다..아버님..
윤지임 : 포대기를 갈았으면 이리 주거라..(유모에게 아기를 건네받아 어루며) 어허, 그 놈 참 잘도 생기었다.
난정 : 예, 아버님을 꼭 빼어닮았사옵니다.
윤지임 : 암, 씨도둑질은 못한다는 말도 있지 않느냐? 허허허허!
난정 : (쌩끗 웃는)
s#29.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마당
윤지임(E) : (방안에서 들려오는) 허허허!
김씨, 서글픈 느낌으로 웃음소리를 듣고 섰다가 발길을 돌린다.
s#30. 중궁전 마당
경빈, 금이와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합문안으로 들어온다.
경빈, 싸늘한 눈빛으로 교태전 현판을 바라보며 중궁전 계단을 오르는 모습위로.
엄상궁(E) : 중전마마, 경빈들었사옵니다.
s#31.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경빈이 서있다.
경빈 : (노려보듯 보며) 중전마마, 어인 까닭으로 신첩을 찾아계시었사옵니까?
윤비 : 우선 앉게.
경빈 : (앉는)..
윤비 : 경빈, 내가 하사한 비단에 난도질을 하였다지?
경빈 : 마마, 그 일로 신첩에게 매라도 치시려고 찾으신것이옵니까?
윤비 : (미소) 당치도 않네, 어차피 찢으라고 내린 비단이거늘 그 일로 매를 치다니?!
경빈 : (움찔 보며) 하,하오면 신첩이 난도질 할 것을 짐작하시었단 말씀이시옵니까?
윤비 : 조정신료들을 쥐락펴락하는 경빈한테 맞서 살아남으려면 내 대비마마의 힘이라도 빌려야지. 아니 그러한가?!
경빈(E) : (일그러지는) 중전, 네 참으로 무섭고도 주도면밀한 년이구나!
윤비 : (패물 몇 개를 꺼내 방바닥위에 밀어놓으며) 받게.
경빈 : 이것이 무엇이옵니까?
윤비 : 내 자네 며느리한테 주는 하례물일세.
경빈 : 신첩이 이 패물을 받은 연후에 어찌 할것이라 짐작하시옵니까?
윤비 : (미소) 내 게으치 않을테니 며느리에게 전하든 바수던 경빈 뜻대로 하게나!
경빈 : ...!
s#32. 동 중궁전 마당
경빈, 중궁전에서 나온다.
경빈, 손에 움켜쥔 패물등을 보다가 중궁전쪽을 휙-돌아보는 얼굴위로.
경빈(E) : 중전, 네 참으로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로구나! 오냐, 내 네가 내 발밑에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할때까지
아주 서서히, 서서히 네년 숨통을 조여줄 것이야!
경빈, 몸을 돌려 계단을 내려간다.
s#33.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결연한 표정위로.
윤비(E) : 경빈, 네가 무슨 짓거리를 획책한들 내 대군을 생산할때까지는 세자를 방패막이로 하여 반드시 살아 남을 것이다!
내 대군을 생산한다면 난정이를 앞세워 눈엣 가시같은 너를 도려내버릴 것이야!
s#34. 경원 관아 외경
s#35. 동 관아 숙사 안
윤임, 군사지도를 보고 있다가 한숨을 푹 내쉰다.
윤임(E) : (허공을 보는 착잡한 얼굴위로 )사특한 무리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대궐에서 세자저하께오선 어찌 버티어내실지
참으로 걱정이로구나! 희락당대감은 무탈하신지...내 참으로 아둔했음이야!
윤임, 다시 장탄식을 하는 얼굴에서.
s#36. 김안로 유배지 초가 방 안
김안로, 정좌를 한 채 고요하게 앉아 있는데..
김제학(E) : (방밖에서) 희락당대감!
김안로 : (눈을 번쩍 뜨는)...!
s#37. 동 김안로 유배지 초가 마당
김제학, 허항과 채무택과 함께 방문 앞에 서있는데.
김안로 : (방에서 나오며) 부제학영감?!
김제학 : 대감, 우리와 의기투합 하시겠다는 뜻을 밝힌 허청중과 채언성이옵니다.
허항 : 허항이라 하옵니다.
채무택 : 채무택이옵니다.
김안로 : (허항과 채무택의 손을 맞쥐며) 어두운 세상에 의인들을 뵈오니 반갑소이다.
(주변을 살피며) 남의 이목이 있으니 어서 드시지요.
김안로, 김제학과 허항, 채무택과 방안으로 들어간다.
윤원로, 한곳에서 몸을 드러내고 방쪽을 주의 깊게 살피는 얼굴위로.
s#38. 빈청 방 안 (혹은 사헌부 관아 방 안)
이항, 앞에 앉은 윤원로에게 말한다.
이항 : 김안로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하게 감시하게! 분명 김안로와 윤임이의 잔당이 드나들이를 하며 역적모의를 할걸세!
윤원로 : 여,역적모의요?
이항 : 암! 자네가 그자들을 적발하면 장령자리는 떼어놓은 당상이 될게야!
윤원로 : 예! 반드시 시생 손으로 역도들을 잡아들이겠사옵니다!
s#39. 동 김안로 유배지 초가 마당
윤원로(E) : (씩 웃는) 사헌부 장령이라?! 흐흐흐..
s#40. 동 김안로 초가 방 안
김안로와 김제학, 허항, 채무택이 둘러 앉아있다.
채무택 : 조정에서 세자저하께 충성하려는 신료들은 체직되거나 외직으로 쫓겨나고 있사옵고
조정은 온통 경빈의 무리들로 채워지고 있사옵니다.
허항 : 조정에 세자저하를 보필할 세가 없사오니 저하께오서 고립무원되실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하옵니다.
김안로 :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치 못하시는 한 중전마마께오서 세자저하를 지켜주실 것이외다.
채무택 : 예에? 아녀자이신 중전마마께오서 어찌 세자저하의 안위를 지켜드릴 수 있단 말씀이옵니까?
김안로 : 중전마마께오서 살아남으시기 위하여서는 세자께오서 계시어야하오니 분명그리 하실것이옵니다!
채,허,김제학 : ...?!
김안로 : 허나! 언제까지 중궁전만 믿을수는 없을터! 세분께오서 앞장서시어 조정에 세를 규합해 나가시어야 할것이오이다!
윤원로(E) : (방밖에서) 죄인들은 순순히 나와 오라를 받으라!
일동 : (놀라 방밖을 보는)..!
s#41. 동 김안로 초가 마당
윤원로, 사령들을 거느리고 방문 앞에 서있다.
사령들, 초가를 둘러싸듯 요소요소에 배치되어있다.
김안로와 김제학, 허항, 채무택, 방밖으로 나온다.
김안로 : 무슨 일이오?!
윤원로 : 죄인들을 잡아라!
사령들 : 예!
사령들, 김제학과 허항, 채무택에게 달려들어 결박한다.
윤원로 : 죄인들을 압송하라!
사령들 : (김제학, 허항, 채무택을 끌고 초가밖으로 나가는데)
김안로 : (윤원로를 보고 움찔 놀라는)..아,아니 자네는?!
윤원로 : 희락당대감, 그간 무고하시었소이까? 대감께오서 시생의 승차에 디딤돌노릇을 하시었사오니
참으로 고맙사옵니다. 허험! (몸을 돌려 초가밖으로 나간다)
김안로 : (허탈한)...!
s#42. 편전 외경
중종(E) : 대사헌은 무슨 연유로 부제학과 허항, 채무택을 잡아들였는가?
s#43. 동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남곤, 이유청(*), 권균(*), 심정, 이항, 장순손,김극핍,윤은보와 판서급 대신들과 윗목에 박승지가 앉아 있다.
이항 : 사헌부에서 부제학과 허항, 채무택의 비리혐의를 감찰하던 중,
이들이 죄인의 유배처소에 드나드는 것을 포착하여 잡아들인것이옵니다.
김극핍 : 허항, 채무택 등은 평소 조정에 불만이 많았던 자들이오니 필시 심상치않은 모의가 있었을 줄로 사료되옵니다!
저들을 국문하시어 희락당의 유배처소에서 무슨 모의를 하였는지를 죄상를 낱낱이 밝히심이 가할줄로 사료되옵니다!
남곤 : 전하, 희락당도 다시 잡아들여 여죄도 추궁하심이 가할줄로 사료되옵니다.
장순손 : 영의정대감 말씀이 지당한줄로 아옵니다.
중종 : ..음!
윤은보 : 대감들! 저들의 죄상이 아직 밝혀진바가 없거늘 어찌 대감들께선 뜻을 달리한다하여
확증도 없이 대역죄인으로 몰아가는 것이오이까?! 전하, 저들이 죄인의 유배처소에 드나들이한 것은
분명 죄를 물어 마땅하옵니다! 하오나 역모사건으로 국문을 벌이시오면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사옵니다. 부디 깊이 살피어 주시옵소서!
중종 : 윤판서 말이 맞도다. 과인은 그들의 여죄를 묻지 않을 것이다.
일동 : (일그러지는)..!
중종 : 형판, 부제학과 허항, 채무택이 죄인의 유배처소를 드나들이한 경위를 철저히 밝혀내어 과인에게 올리도록 하라.
심정 : 예, 전하,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s#44. 대궐 일각
윤은보, 걸어오는데 장순손, 급하게 그 뒤를 따라 뛰어온다.
장순손 : 윤판서-윤판서-나 좀 보시오!
윤은보 : (돌아보는) 무슨 일이오이까?
장순손 : (헉헉대며 숨을 고르며)..윤판서, 사람이 어찌 그리 꼿꼿하시오이까?
윤은보 : ...?
장순손 : 솟은 못이 정을 맞고 쇠도 너무 강하면 부러진다고 하지 않았소이까?
윤은보 : 장판서, 이사람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겝니까?
장순손 : 윤판서께서도 조정의 대세에 몸을 맡기시고..
윤은보 : 장판서! 이사람 보고 흙탕물 속에 나뒹굴라는 말씀이시오이까?!
장순손 : 그, 그게 아니라..
윤은보 : 장판서께오서도 소인배들과 당을 짓지 마시고
진정으로 전하와 이나라를 위한 신하가 되시오! 으음! (몸을 휙-돌려 간다)
장순손 : (머슥한데)..
김극핍 : (다가와서는)..어찌되었소이까?
장순손 : (저으며)..우리와 한배를 탈 사람이 아니오이다.
김극핍 : (윤은보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우리쪽으로 돌려세울수 없다면 도려내버려야지요!
s#45. 홍경주 사랑채 마당
사인교가 한 채 서있다.
홍경주, 관복을 입고 집사의 부축을 받으며 방에서 나온다.
홍경주집사 : 대감마님, 기체가 위중하시온데 어찌 입궐을 하시렵니까요?
홍경주 : 전하께오서 성총을 베푸시어 관직을 제수하시었는데 늙은 몸이 바스라진다 하여도 내 빈청에 들어 소임을 다할 것이다!
홍경주, 집사의 부축을 받으며 사인교에 오르다가 갑자기 뒷목을 움켜쥐고 풀썩 쓰러진다.
집사 : (놀라 부축하며) 대감마님! 대감마님!
홍경주, 가물거리는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다가 숨이 멎는 얼굴에서.
해설(NA) : 홍경주, 중종반정의 마지막 남은 일등공신이 숨을 거두었다.
s#46. 홍경주 몽타쥬
1) 중종반정때 갑옷을 입은
2) 편전, 혹은 빈청에서 격론을 벌이던
3) 대궐 일각을 지나던
4) 중종에게 주초위왕의 잎사귀와 밀지를 받던
5) 희빈과 밀담을 주고 받던
6) 강녕전 계단을 개처럼 기어서 나가던
해설(NA) : 본관은 남양으로 자는 제옹으로 봉사 홍임의 아들이다.
중종반정때 사복시 첨정으로 참여하여 군사를 동원한 공으로 정국일등공신에 책록되고 남양군으로 봉해졌다.
기묘년에 조광조와 사림이 훈구세력을 비판하며 정국공신의 개정을 요구하자
남곤, 심정 등과 손을 잡고 조광조 등을 숙청하였다. 중종의 후궁, 희빈홍씨의 아버지로써
중종의 변함없는 총애를 받았던 훈구 세력의 대표적 인물이었던 홍경주.. 그의 죽음으로
조정은 남곤과 심정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장악했다. 이는 경빈의 기세가 더욱 강화되었음을 의미했다.
s#47. 편전 방 안
중종, 침통한 표정으로 박승지에게 말한다.
중종 : 대신이 졸(卒)하면 상(喪)에 치부(致賻)하고, 제사에 조문하는 것이 상례이다.
남양군은 비록 정승은 아니나 일등 원훈이니, 정승의 예를 갖추도록 하라.
박승지 : 예, 전하.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중종(E) : (한숨을 내쉬는) 남양군, 참으로 허망하게 떠나시었구려..
s#48.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상복을 입은채 통곡을 하고 있다.
경빈과 창빈, 희빈 옆에 앉아있다.
창빈 : ..희빈, 그만 울음을 그치세요..며칠동안 곡기도 끊고 곡만 하시었으니 이러다 희빈까지 잘못될까..걱정입니다..
희빈 : 창빈, 앞으로 이사람은 어찌 살아야할지 모르겠소이다..흐..
창빈 : ..희빈, 약한 말씀 마시고 힘내세요..
희빈 : 흐흑..
창빈 : 희빈..
경빈 : 창빈, 희빈께서 실컷 울게 내버려두시구려.
희빈 : (고개를 들고 경빈을 휙-보는)..?!
창빈 : 경빈! 망극한 일을 당한 사람한테 위로는커녕 어찌 이리 무례하신게요?!
경빈 : 무례하다니요?! 부모를 잃은 망극함이 어찌 말로 위로가 될 수 있겠소이까?!
또한 장차 금원군이 가례를 치루고 궐밖으로 나가게 되면 망연자실하여 마른 울음도 나오지 않으실테니
지금 실컷 울게 내버려두라 할 밖에요!
희빈 : 뭐요?!
경빈 :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희빈 : 저,저것이!
창빈 : ..참으세요, 희빈..
s#49. 희빈 처소 마당
경빈, 처소에서 나오다가 방쪽을 휙-돌아보는 얼굴위로 향이와 상궁나인들이 비통한 표정으로 서있다.
경빈(E) : 흥, 희빈, 이제 남양군마저 졸하였으니 네 앞으로 내 수족노릇을 하게 될 것이다!
금이 : (경빈에게 다가오며 낮게) 마마, 처소에서 장대인이 기다리고있다 하옵니다.
경빈 : 알았느니..가자, 금아! (금이를 거느리고 총총히 간다)
s#50.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보료위에 앉으면 장대인, 그 앞에 따라 앉는다.
경빈 : 오래 기다렸는가?
장대인 : 아니옵니다. 희빈마마의 슬픔이 참으로 크신 듯 싶사옵니다. 희빈마마의 곡성이 대궐내에 가득하옵니다.
경빈 : 아비를 잃은 슬픔이 아무리 크다고 하나 자식을 잃은 마음에 비하겠는가?
장대인 : ...
경빈 : 장대인, 난정이의 동태는 철저히 감시하고 있는가?
장대인 : 예..근자에는 바깥출입을 끊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사옵니다.
경빈 : 그래..? 난정이가 수상한 짓거리를 하려는 기미가 있으면 그 즉시 내게 알려야 할것이야!
장대인 : 그리하겠사옵니다.
경빈 : 장대인. 곧 사가로 나가실 복성군의 선생을 구할 수 있겠는가?
장대인 : 복성군마마의 선생이요?!
경빈 : 그래, 세상에 대한 식견뿐 아니라 복성군께 호연지기를 불어 넣어줄 그런 선생말이야.
장대인(E) : ..선생..선생이라?!
s#51. 윤원형 집 초당 마당
임서방, 방백인을 데리고 초당쪽으로 다가온다.
임서방 : (방쪽에다) 아씨, 갖바치네서 점바치를 데려왔습니다요.
난정(E) : (방에서) 들이게.
임서방 : 들게.
방백인 : 이보시오, 난 점바치가 아니고 술객이요, 술객.
임서방 : 점바치고 술객이고, 어서들게.
방백인 : (임서방을 못마땅하게 보다가 방안으로 들어간다)
s#52.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난정, 보료위에 앉아있는데 방백인,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모린, 방 한편에 앉아있다)
난정 : (반갑게) 어서오세요. 아저씨.
방백인 : (화로옆에 앉으며) 난정아, 예서보니 네가 영락없는 대갓댁 아씨로구나.
난정 : (싫지 않게 웃는)..
방백인 : 헌데 나를 예까지 어찌 부른게냐?
난정 : 모린아, 나가있으렴.
모린 : (일어나서 조아리며 방밖으로 나간다)
방백인(E) : (모린을 찌푸리며 보는) 허어, 난정이가 어쩌자고 저리 위험한 계집을 곁에 두는겐가?
난정 : 아저씨..
방백인 : (난정을 돌아보는)..응? 왜 그러느냐?
난정 : 제게 아들 낳는 비책을 알려주세요!
방백인 : 아, 아들?!
난정 : 예! 중전마마께오서 다음번엔 반드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실수 있는 비책 말이옵니다!
방백인 : (난정의 눈빛에 질리는)...!
s#53. 갖바치 마당
당골네, 툇마루위에서 방쪽에다 귀를 바짝대고 있는데.
방백인 : (대문안으로 들어오다 보고는) 이 여편네야 게서 뭐하는겨?!
당골네 : (화들짝 방백인을 돌아보고)..쉿..!
방백인 : (살금살금 다가오며) 누가 들어있는데 그려?
당골네 : (낮게) 자웅이 뒤집어진 그 묘하게 생긴 장사치가 또 왔소.
방백인 : 자웅이 뒤집어진 장사치?
방백인과 당골네, 방쪽에다 귀를 기울인다.
s#54. 동 갖바치 방 안
갖바치와 장대인, 마주 앉아있다.
장대인 : 정녕 자네가 지닌 경륜과 식견을 바늘땀속에 숨긴채 평생을 천한 갖바치로 살아갈텐가?
갖바치 : ...
장대인 : (중국말) 자네가 꿈꾸는 세상을 나와 손을 잡고 열어보시지 않겠는가?!
갖바치 : (흠짓 보는)...!
장대인 : (중국말) 어떤가? 내 재물로 자네의 경륜과 식견을 떠받치고 복성군같은 분을 군주로 추대한다면
새세상이 열리지 않겠는가?
갖바치 : (버럭) 네 이년!
장대인 : (움찔)..!
갖바치 : 수중에 재물 몇푼 지녔다고 어찌 천명을 거스르려 드는게냐?! 볼기를 치기전에 썩 물러가거라!
장대인 : (픽 웃으며 일어서는) 말미는 넉넉히 줄테니 잘 생각해보게! (방밖으로 나간다)
갖바치 : ...
s#55. 동 갖바치 마당
장대인, 방밖으로 나오면 방백인과 당골네, 화들짝 놀라 시선을 피한다.
장대인 : (미소) 다음에 또 보세나. (대문밖으로 나간다)
방백인,당골네 : (놀란 눈으로 방쪽을 돌아보는)..?!
s#56. 동 갖바치 방 안
갖바치 : 복성군...복성군이라?! 세상이 또 한바탕 어지럽겠구나..으음!
갖바치, 눈을 깊게 감는데서.
s#57. 편전 마당
복성군, 사모관대차림으로 합문 안으로 들어와 계단을 올라 편전으로 들어간다.
s#58. 동 편전 방 안
복성군, 중종과 윤비 앞에 큰 절을 올린다.
중종, 복성군에게 뭐라고 덕담을 한다.
윤비의 냉랭한 눈빛과 복성군의 원망스러운 눈빛이 부딪친다.
s#59. 대비전 방 안
복성군, 자순대비에게 큰절을 올린다.
자순대비 옆에 앉아있던 세자가 눈물을 글썽이며 이별을 아쉬워하는데
복성군, 곱지 않은 눈길로 세자를 본다.
s#60. 경빈처소 방 안
경빈, 복성군을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뿌린다.
혜순옹주와 혜정옹주도 운다.
s#61. 어느 길
사모관대차림의 복성군이 말을 타고 간다.
행인들, 멈춰서서 복성군의 친영례 행렬을 본다.
난정, 한편에서 모린을 거느리고 복성군의 모습을 보고 섰다.
s#62.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 (눈물 가득한 얼굴로) 복성군, 이 어미가 기필코 복성군을 대궐로 불러드릴 것입니다!
이 어미가 반드시 복성군을 용상에 앉혀드릴 것입니다! 반드시! 반드시요! 흐흑.
경빈의 오열하는 얼굴에서. F.O
s#63. 중궁전 마당 (F.I)
자막 -중종22년 정해년(1527년)-
장성한 세자와 세자빈, 나란히 합문 안으로 들어온다.
박상궁을 비롯한 동궁전 상궁나인들과 최상궁(*세자빈의 상궁)을 비롯한 세자빈의 상궁나인들이 뒤를 따른다.
세자와 세자빈, 계단을 올라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이후 기존 인물들은 세자가 장성한만큼의 세월이 흘렀음)
s#64. 동 중궁전 복도
세자와 세자빈, 엄상궁과 오상궁이 서있는 방문쪽으로 온다.
복도에 서있던 대전 내관과 김상궁, 세자내외에게 조아린다.
세자 : (대전내관에게) 아바마마께오서 납시었는가?
대전내관 : 예, 저하.
세자 : (엄상궁에게) 고하여주시게.
엄상궁 : 예. (방문쪽에다) 중전마마, 세자저하 내외분 드시었사옵니다.
윤비(E) : (방안에서) 어서 뫼시어라!
엄상궁 : 예. (세자에게) 드시지요.
세자 : (세자빈에게) 드십시다.
세자빈 : 예..
세자와 세자빈, 방문앞으로 다가선다.
s#65. 동 중궁전 방 안
방문이 열리면 세자와 세자빈, 방안으로 들어선다.
중종과 윤비, 다정하게 앉아있다가 세자내외를 반갑게 맞는다.
윤비의 배가 만삭이다.
중종 : 오 어서들 오너라.
윤비 : 어서 오세요, 세자. 세자빈.
세자 : 아바마마, 어마마마 문후드리옵니다!
세자,세자빈 : (큰 절을 올린다)
중종,윤비 : (자애롭게 보는)...
세자 : 어마마마, 소자, 이번엔 반드시 대군아우를 보고 싶사옵니다.
윤비 : ..세자, 세자빈이 있는데 민망하구려.
중종 : 과인도 이번엔 반드시 중전께서 대군을 생산하여주시리라 믿소.
윤비 : (갑자기 배를 감싸 쥐며 인상을 쓰는)..!
세자 : 어마마마! 괜찮으시옵니까?
중종 : (윤비를 보며) 중전, 어찌 그러시오?
윤비 : ..아기가 나올 듯 하옵니다. 산실청 상궁들을 불러주시옵소서.
중종 : (방쪽을 보며) 엄상궁! 산실청 상궁들을 부르라!
엄상궁(E) : (방밖에서) 예.
윤비 :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에서)...
s#66. 대궐 일각
경빈, 어디론가 급하게 가고 있다.
맞은 편에서 복성군과 윤씨(*복성군처), 손에 패물함을 들고 걸어오고 있다.
경빈 : (인상이 환하게 펴지며) 복성군!
복성군 : (반갑게) 어마마마!
경빈 : (급하게 달려와 복성군의 손을 쥐며) 복성군, 어서 오세요.
윤씨 : 그간 강녕하시었사옵니까?
경빈 : 그래요, 힘든 걸음 하였습니다.
복성군 : 일기가 차온데 처소에서 기다리시지 않구요?!
경빈 : 일각이라도 빨리 복성군을 뵙고 싶어 기다릴수가 있어야지요. 헌데 손에 드신 것은 무엇이요?
복성군 : 어마마마의 생신을 경하드리는 하례물이옵니다.
경빈 : 고맙소..자 어서 처소로 드십시다.
복성군 : 예.
경빈, 복성군내외와 함께 어디론가 가는데
금이(*상궁복장과 머리), 경빈쪽으로 급하게 달려온다.
금이 : 경빈마마!
경빈 : (돌아보며) 장상궁, 왜 또 호들갑을 떠는겐가?
금이 : 주,중전마마께오서 지금 해산을 하신다고 하옵니다!
경빈 : 뭬야?! 중전이 해산을?! (어딘가를 날카롭게 휙-돌아본다)
s#67. 중궁전 방 안
윤비, 삼줄을 움켜쥐고 안간 힘을 쓰는 얼굴위로.
윤비(E) : 내 이번엔 반드시 대군을 생산할 것이야! 대군을!
s#68. 어느 산사 석불 앞
난정, 석불앞에서 간절한 표정으로 발원중이다. (*모린, 쪽진 머리로 한편에 서있다)
난정 : 부처님, 이번엔 반드시 대군아기씨옵니다! 대군아기씨! 대군아기씨!
난정, 석불을 보며 간절하게 발원 드리는 얼굴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