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콘서트(The Last Concert 76년)
스텔라를 위한연주...
라스트 콘서트
원제 : Dedicato a una Stella
영어제목 : The Last Concert
1976년 이탈리아 일본 합작
감독 : 루이지 코지
출연 : 파멜라 빌로레시, 리처드 존슨, 마리아 안토니에타 벨루치
라스트 콘서트, 이 제목은 70,80년대에 국내에 개봉된 외화 중에서 관객들의 심금을 가장 크게 울린 최고의 '신파극'으로 자리 잡은 영화입니다. 그러한 배경에는 영화의 내용이 워낙 간결하면서도 애절한 내용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영화 내내 끊임없이 계속 흐르던 테마음악의 덕분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단 두 세줄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합니다. 그리고 대사 역시 별로 많지 않습니다. 이 영화 번역을 담당했던 분이 꽤 편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 만큼 대사보다는 음악과 분위기로 흐르던 전형적인 '감성형 영화'입니다.
간단한 내용의 영화답게 영화의 포스터 역시 굉장히 간단했습니다. 크게 클로즈업한 여주인공의 '감동적인 얼굴'이 전부였습니다.
이 영화가 개봉된 70년대 후반에는 우리나라 영화 역시 질질 짜는 '신파극 시대'였습니다. 호스테스 영화 붐이 일어나던 시기, '별들의 고향'이 히트하고 신파의 전성기가 되던 시기....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양산되던 신파와 라스트 콘서트는 무엇이 다를까요?
두 가지가 기본적으로 다릅니다. 라스트 콘서트는 '질질짜는 신파'가 아닙니다. 굉장히 슬픈 영화지만 대성통곡을 하거나 껴안고 울거나 하는 장면은 없습니다. 가볍게 눈물을 흘리거나 슬픔을 억제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죠. 그리고 영화를 주도하는 감미로운 두 가지의 테마음악이 꾸준히 흘러나옵니다. (한국 70년대 신파의 전형적인 처지는 음악과는 다르죠)
병원에서 약간 엉뚱하게 첫 만남을 갖는 두 주인공.
이 찰거머리처럼 따라오는 소녀를 어찌한다?
'걸작영화'는 책에 기록되지만 라스트 콘서트 같이 통속적이고 감성적인 영화의 '대표급'이 되는 영화는 관객들의 '기억'속에 회자됩니다. 교과서적인 걸작영화들 보다 오히려 더 기억되고 사랑받는 작품이죠. '명곡'보다는 '국민가요'가 사랑받듯.
'러브스토리'로 시작된 '신파영화'는 라스트 콘서트에서 절정을 이루고 '챔프'에서 마무리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세 편의 영화가 국내에 끼친 영향은 높습니다. 라스트 콘서트의 후반부 테마인 '스텔라를 위한 연주'는 80년대 내내 '러브 스토리' '로미오와 줄리엣' '끝없는 사랑'과 함께 가장 사랑받은 '4대 영화음악'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세의 발랄하고 천방지축의 소녀 스텔라, 40대의 무뚝뚝한 인상파 중년 리처드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인물은 병원에서 우연히 만나서 사랑에 빠집니다.
백혈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소녀와 중년의 남자, 좋게 말하면 '예술가' 나쁘게 말하면 '무일푼 백수 중늙은이'인 리처드는 스텔라의 격려에 힘입어 포기하지 않고 음악을 하게 되어 결국 '스텔라에게 바치는 노래'를 작곡하여 파리 교향악단과 협연하게 됩니다.
리처드와 재회하는 장면에서 기뻐하는 스텔라
20세 소녀와 40대 중년의 사랑이지만, 짧고 행복하고 진실한
사랑을 보여준 두 주인공
'불치병'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소재이고, 특히 한국 신파극에는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인데, 잘 나가던 이야기의 결말부분에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영화 처음부터 '시한부 인생'이란 것을 설정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라스트 콘서트에서의 불치병은 어느 정도 관대해 질 수 있었습니다.
'영화음악'의 힘을 가장 절실하게 보여준 영화, 발랄 경쾌한 오프닝 테마와
잔잔하고 감미로운 스텔라에게 바치는 연주곡 테마, 이 두 가지의 음악이 깔리며 영화는 감성을 절정으로 치닫게 합니다. 영웅본색, 러브스토리, 시네마 천국 등 심금을 울린 영화들이 이런 식으로 영화음악의 효과를 톡톡히 본 케이스입니다.
이영애, 이정재가 주연한 국내영화 '선물'의 후반부 장면도 라스트 콘서트와 꽤 유사했다는 느낌입니다. 남자의 공연을 보면서 웃음 지으며 죽어가는 여주인공의 모습...
라스트 콘서트에서 스텔라의 모습은 언제나 긍정적이고 밝고 명랑하고 쾌활하며 활달합니다. 그러한 스텔라의 티 없는 모습 때문에 더욱 영화가 슬프고 뇌리에 남는 작품이 된 것이죠. 사실 슬픈 스토리의 신파극에서 너무 질질 짜기만 하면 보다가 짜증이 나게 돼버리죠.
아직 스텔라가 백혈병으로 투병중이라는 것을 모르는 리처드에게 별모양을 한 악세사리를 손에 쥐어주며 '내가 없더라도 이것을 꼭 간직해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 참으로 뭉클한 부분이었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깔끔하고 필요한 대사만 간단하게 나오고 거의 음악으로 때우는 영화 라스트 콘서트는 그래서 '걸작'은 아닐지언정 '대중'과 함께 오래 간직되는 '감성만점'의 영화가 되었습니다.
관객들에겐 '걸작'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통속물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나 연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극장'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감성지수'를 높이는 영화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행복한 표정으로 연주를 지켜보는 스텔라
이 친구 정말 인상파네요.
중학교 2학년 때(1978년), 시험 마치고 단체로 영화 관람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며 얼마나 흐느꼈는 지, 여기저기 울쩍이던 학우들의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선연합니다.
좋은 영화는 한 사람의 일생동안 잊혀지지 않고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선율과 함께 웃으며 조용히 숨을 거두는 스텔라 모습을 다시금 떠 올리며........
인동(옥산)장씨 대표카페 Cafe.Daum.Net/JangGround
우리 인동(옥산)장문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전 종인이 힘을 모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