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앤 더 시티','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의 인기 미국 드라마는 유료 케이블채널인 HBO에서 만든 작품이다. 이들 드라마의 인기는 미국에서 전체 케이블TV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만큼 대단했다. 최근 국내 케이블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자체제작물인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 것은 이들 작품의 성공에 자극받았기 때문. "케이블TV가 지상파 방송을 위협한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주목받았던 이들 드라마는 그러나 실제로는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민종,윤다훈,오만석,소이현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았던 tvN의 '하이에나'는 평균 시청률 0.55%(AGB닐슨)에 머물러 있다. 방송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을 정도로 선정적인 내용을 내보낸 수퍼액션의 '다세포 소녀' 역시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 평균 0.65%(TNS미디어)의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이서진,박한별,손태영 주연으로 국내 드라마로는 드물게 100% 사전제작됐던 채널CGV의 5부작 드라마 '프리즈'는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주목받았지만 시청률은 0.6%(AGB닐슨)와 0.46%(TNS미디어)로 조사됐다. 배두나,김민준을 내세운 '썸데이' 역시 초반 1,2회 시청률이 평균 0.5%(AGB닐슨)에 그쳤다.
케이블TV가 선보이는 자체제작 드라마는 화면이나 스토리 구성에서 지상파 방송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 그러나 지상파 방송의 주요 드라마가 전파를 타는 시간대에 편성해 맞불을 놓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지상파에서는 드라마 시청률이 3%대로 떨어져도 '엽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케이블에서는 아직도 1%선을 넘기가 힘든 실정.
그러나 온미디어와 CJ미디어 등은 앞으로도 신규 드라마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온미디어 측은 "자체제작 드라마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현재 방송되고 있는 작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가 좋은 만큼 향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과 스포츠에서 확실한 전문채널로 자리잡은 케이블TV가 드라마에서 지상파의 아성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