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꽃 / 오세영
아름다움이 애인의 것이라면 안식은
아내의 것
무더운 여름날
아내의 무릎에 누워
그녀의 시원한 부채질 바람으로 낮잠을
자 본 자는 알리라
여자는 향그러운 꽃그늘이라는 것을
꽃의 아름다움 보다는
그늘의 안식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형체가 흐려
꽃보다 그늘이 더 넉넉한 꽃
신(神)은
이 지상의 간난(艱難)을 위해서 누구에게나
한 여자를 예비해 두셨다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글
배롱꽃/오세영
공수경
추천 0
조회 24
25.07.23 07:00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신이 주신 선물을 잘 보듬지 못한 것은
그늘 가진 못한 슬픔이겠지요.
선언적이기는 하지만,
극소수가 행복을 누리겠지요.